“제보에 공익성 인정”…진실성도 거론
크레아스튜디오 대표 서혜진(왼쪽)이 고소한 옛 측근 PD A씨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크레아스튜디오 수장이자 방송 제작자 서혜진이 MBN 오디션 프로그램 ‘무명전설’을 연출한 PD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죄가 안 된다”며 불송치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A씨의 제보를 ‘직장 내 괴롭힘 문제 제기’ 성격으로 보고 공익성을 인정했다. A씨는 과거 서혜진의 측근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지난 10일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A씨에 대해 불송치(죄가 안 됨) 판단을 결정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서혜진은 A씨가 2022년 7월 근로계약을 맺고 근무했던 인물로 법적 분쟁 과정에서 자신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거나 비난 여론을 형성할 목적으로 언론사에 허위사실을 제보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고소했다.
특히 A씨가 언론에 2017년 7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출연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촬영 때 자신이 A씨에게 전화로 욕설을 해 돌잔치에 있던 A씨가 촬영장으로 결국 복귀했다고 한 내용을 포함해, 2017년 12월경 한 여성 연예인이 비키니 착용을 거부하자 당시에도 폭언을 해 촬영이 중단된 사실이 있다고 허위사실을 제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A씨의 제보는 개별 에피소드 및 제보 취지 전반에 관해 서혜진이 지적하는 일부 세부 다툼이 존재하더라도 제출 자료로 중요한 부분의 진실성이 뒷받침되는 것으로 판단되고, 허위 인식을 인정할 자료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혜진이 연출한 ‘동상이몽’ 예능에 출연한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부부. SBS 방송 화면
또한 경찰은 제보의 성격도 짚으며 “직장 내 괴롭힘 문제 제기라는 성격상 공익성이 인정될 여지가 크고, 제출 자료에 비춰 공익 목적에 비롯된 것으로 평가 가능하다”고 봤다. 형법 제310조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라도 진실한 사실로 공익에 관한 것이면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또한 경찰은 “A씨의 제보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고, 나아가 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진실성 및 공익 목적이 인정돼 죄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A씨는 서혜진과 SBS, TV조선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서혜진은 지난해 9월 A씨를 상대로 “월급을 돌려달라”는 취지로 4억여원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A씨의 소송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법무법인 존재)는 “피해자의 입을 막기 위해 민·형사 소송을 남발하는 행위는 사법 절차를 악용하여 대한민국을 오염시키는 적폐”이라며 “이번 사건이 방송가 내에 만연한 인권침해 실태에 엄중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이러한 소송 남발 행태에 책임을 묻기 위해 향후 무고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