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구장 담장보다 빈공간 주목
잠실구장 시즌 타율로 넘버2
OPS는 송찬의 오스틴 다음
두산 김민석. 두산 베어스 제공
지난 4월 마지막주 잠실구장 두산 더그아웃. 훈련을 마치고 잠시 들어와 있던 두산 김민석은 트레이드 이후 2번째 시즌을 시작한 뒤 익숙해진 홈구장 관련 질문에 “그런데 전 잠실구장이 좋아요”라는 말부터 꺼냈다.
김민석은 대부분 타자들이 꺼리는 잠실구장을 ‘해피존’으로 여겼다. 직관적으로도 멀게 느겨지는 외야 담장부터 바라보는 다른 타자들과 달리 김민석은 타구장보다 넓은 그라운드 공간이 보인다고 했다. “안타가 될 빈 곳이 더 많이 보인다. 그래서 더 좋다”고 말했다.
시즌 초였다. 그래서 어차피 이겨야 내야 하는 환경에서 도약을 꿈꾸는 젊은 타자의 다짐으로도 들렸다. 그러나 잠실구장에 대한 김민석의 그날 반응은 느낌이 아닌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두산 김민석. 두산 베어스 제공
김민석은 지난 30일 현재 7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225타수 69안타) 4홈런 OPS 0.818을 기록 중인데 잠실구장 성적으로는 훨씬 더 높은 계단에 올라가 있다. 30일 잠실 롯데전에서 3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한 것을 포함해 올시즌 잠실에서 열린 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5(121타수 43안타)에 2홈런 OPS 0.922를 올렸다.
잠실 경기이 표본이 적은 방문 구단 몇몇 선수를 제외한 두산과 LG 선수 가운데 잠실구장 지표는 최상위권까지 진입해 있다. 김민석은 올시즌 잠실 시리즈에서 137타석에 들어섰다. 잠실에서 100타석 이상을 소화한 두 팀 선수 가운데 잠실구장 타율로는 LG 오스틴(0.358)에 이어 근소하게 2위까지 올라가 있다. 잠실구장에서 남긴 OPS로는 잠실에서 113타석을 기록한 LG 송찬의(1.075)와 오스틴(1.050)에 이어 전체 3위에 랭크돼 있다.
두산 선수 가운데 잠실구장 성적이 가장 좋았다. 김민석에 이어서는 박준순이 잠실경기 타율 0.324에 OPS 0.893으로 뒤를 잇는다.
김민석은 올시즌 출발선에서만 하더라도 주전에 가까운 선수였지만 100% 자리를 확보한 위치에 있지는 못했다. 그러나 시즌 반환점을 돌기까지 우상향 성적표를 만들며 김원형 두산 감독으로부터도 신임을 받고 있다.
두린이날, 양재훈과 사인을 들고 있는 김민석(왼쪽)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이 지난 주말 외인타자 카메론을 보내면서 새 외인타자로 1루수 자원을 찾기로 한 것도 김민석을 포함한 코너 외야진에 대한 계산이 선 덕분이었다. 두산은 주전으로 자리 잡은 좌익수 김민석과 1군 선수로 능력을 입증하고 있는 우익수 류승민의 최근 흐름을 보고 외인타자가 차지하고 있던 코너 외야 한 자리의 전환을 선택했다.
김민석은 올시즌 잠실구장에서 2루타를 9개나 기록하기도 했다. 잠실 최다 2루타를 기록한 송찬의(10개)와 1개차. 안타 만들 공간이 많아 보인다는 생각이 현실로 입증된 숫자 중 하나다. 김민석이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시간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