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8일 북중미 월드컵 16강 이집트전에서 후반 막판 동점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절체절명의 탈락 위기 순간, 아르헨티나를 구한 것은 역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였다. 전반전 페널티킥 실축으로 자칫 월드컵 마지막 경기가 될 뻔했던 비극의 문턱에서, 메시는 믿을 수 없는 영웅적 활약으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메시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는 8일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이집트에 3-2 대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경기 종료 11분을 남겨둘 때까지 0-2로 뒤지며 ‘디펜딩 챔피언’의 16강 탈락이라는 대참사 직전까지 몰렸으나, 후반 막판 폭발한 메시의 원맨쇼가 경기 판도를 완벽하게 뒤바꿨다.
출발은 가혹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전 메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실축한 데 이어, 이집트의 거센 반격에 내리 두 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이번 패배가 곧 국가대표 은퇴 무대가 될 수도 있었던 만큼, 메시가 짊어진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아르헨티나 메시가 8일 북중미 월드컵 16강 이집트전에서 전반 페널티킥을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메시는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34분 정교한 크로스로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헤더 만회골을 도우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더니, 불과 4분 뒤인 후반 38분 이집트의 골망을 강하게 흔드는 동점골을 직접 터뜨렸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하늘색과 흰색 물결의 아르헨티나 팬들이 일제히 열광했고, 아르헨티나는 후반 추가시간 엔소 페르난데스의 극적인 역전 헤더골로 기적 같은 3-2 뒤집기를 완성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메시는 피치 위에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메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눈물은 모두에게 일종의 해방이자 안도감의 표현이었다. 0-2로 뒤진 순간은 정말 끔찍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어 “이번 월드컵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어떤 팀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0-2를 뒤집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라며 “그저 순수한 행복이자 안도감이었다. 우리는 대회에 계속 남아있고 싶었고, 오늘이 끝이 되기를 원치 않았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동점골로 메시는 이번 대회 8호 골을 기록,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엘링 홀란(노르웨이·이상 7골)을 제치고 월드컵 득점왕(골든부트) 레이스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8일 북중미 월드컵 16강 이집트전 승리 후 리오넬 메시를 헹가래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동시에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 당시부터 이어온 ‘월드컵 본선 9경기 연속 골’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했다. 메시는 이 9경기 동안 무려 13골을 몰아치는 경이로운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동료들은 역전승이 확정된 후 메시를 헹가래 치며 월드컵 통산 21번째 골을 터뜨린 주장의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벼랑 끝에서 팀을 구원한 대선배의 영웅적인 활약에 아르헨티나 동료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공격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는 “레오(메시)가 매일 자신을 채찍질하며 달리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다. 그에게 당신은 이 승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라며 “그는 우리의 귀감이자 가이드이며, 언제나 우리를 돕는 존재”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훌리안 알바레스 역시 “레오가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주고 있는 활약은 솔직히 말로 다 표현하기 불가능하다. 그가 우리를 위해 해주는 모든 것과 그의 인품에 감사할 뿐”이라며 “그는 전설이며,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GOAT)”라고 경외감을 표했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8일 북중미 월드컵 16강 이집트전 승리 후 감격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2일 오전 10시 스위스와 8강전을 치른다. 탈락의 공포를 투혼으로 씻어낸 메시의 위대한 마지막 여정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축구의 신’의 발끝으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