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대구 LG전 승리 뒤 기뻐하는 삼성 선수들.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 삼성의 자연 친화적 응원가 중 하나는 매미 소리였다. 여름만 되면 경기장 주변에서도 매미 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승률 가속페달을 밟아 선두를 굳혀가는 시즌이 많았기 때문이다.
삼성은 그즈음 ‘여름 삼성’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도 얻었다. 페넌트레이스 승부처인 여름의 강자로 공인받는 타이틀과도 같았다.
삼성이 그 시절 그때의 여름 스토리를 되찾아가고 있다. 삼성은 지난 7일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로 LG와 벌인 선두싸움 첫판을 9-2로 승리한 가운데 여름 시즌이 고개를 든 지난달 중순(6월16일 기준) 이후 19경기에서 승률 0.778(14승4패)를 기록했다.
최근 시즌의 삼성은 여름이 돼도 명성에 걸맞은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7~8월 2개월간 승률 0.533(24승1무21패)로 시즌 승률(0.521)과 큰 차이 없는 레이스를 했다.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2024시즌에도 7~8월을 보내며 승률 0.568(25승19패)로 나쁘지 않았지만 시즌 승률(0.549)에 비해 도드라질 정도는 아니었다.
‘여름 삼성’이 제대로 이름값을 한 최근 시즌은 삼성이 정규시즌 마지막 우승 이력을 남긴 2015년이다. 그해 삼성은 그해 승률 0.611(88승56패)로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는데 7~8월을 보내면서는 승률 0.644(29승16패)로 독주 흐름을 탔다.
삼성 후라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이 여름에 강세를 보인 동력을 두고는 대구 특유의 더위도 거론되지만 실제 요인은 여름을 버텨내는 뎁스였다. 그해 여름에도 주축 선발 5명에 지원군 2명이 가세해 체력 부담을 나눈 가운데 불펜에서는 선명한 승리 공식을 쥐고 갔다.
올해 삼성은 전반기 중반 이후 6선발 체제로 시즌을 치르면서 7월 이후 진짜 여름 승부를 대비하는 팀운영을 했다. 후반기 개막과 함께 복귀가 가능한 신인 선발 자원 장찬희 그리고 퓨처스리그에서 올라온 김백산의 활약 등으로 선발진의 스태미너가 달라졌다.
외인 에이스 후라도가 17경기에 등판해 107이닝을 던졌지만, 지난해 전반기에만 117.1이닝을 소화한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적게 던졌다. 국내파 선발 가운데는 최원태가 76.2이닝만으로 최다 이닝을 기록했을 만큼 대부분 이닝수가 적었다.
야수진 또한 뎁스 변화가 뚜렷했다. 특히 구자욱 김지찬 김성윤 박승규 김현준 이성규 등 외야수들은 두 팀을 꾸려도 될 만큼 층이 두꺼워 여러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구성을 만들어놨다.
승리 하이파이브 하는 삼성 선수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시즌 삼성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팀컬러에 살짝 변화가 보인다. 지난해에는 팀홈런 1위(161개)에 오르는 등 타선을 앞세운 폭발적인 야구를 했다. 육상선수에 비유하자면 추진력이 돋보이는 스프린터 같았다. 그러나 올해는 7일 현재 팀홈런 73개로 전체 6위까지 내려앉아 있다. 다만 파괴력을 줄어든 대신 큰 오르내림 없이 달릴 수 있는 지구력을 갖췄다. 마라토너와 같은 레이스를 하고 있다. 여름 시즌 성패와 함께 정규시즌 최종 순위를 가를 올해 삼성의 승부수가 바로 그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