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엘링 홀란이 6일 북중미 월드컵 16강 브라질전에서 승리한 뒤 관중 앞에서 북채를 들고 ‘노젓기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진격의 ‘바이킹 군단’이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월드컵 사상 첫 8강 신화를 쓴 노르웨이가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고민하고 있다. 선수단 곳곳에서 감기 증상과 피로 누적 증상이 나타나면서 잉글랜드와의 8강전을 앞두고 체력 관리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노르웨이는 12일 오전 6시 미국 마이애미에서 잉글랜드와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전을 치른다. 엘링 홀란의 괴물같은 활약을 앞세워 브라질을 2-1로 꺾고 사상 처음 월드컵 8강에 오르며 돌풍의 주인공이 됐지만, 대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선수단 피로가 한계에 이르고 있다.
8일 프랑스 RMC스포르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스탈레 솔바켄 노르웨이 감독은 8강전을 앞두고 “선수단 일부가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특정 바이러스가 퍼졌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장거리 이동과 에어컨 환경, 그리고 계속된 경기 일정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격수 요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은 발열 증세를 겪었고, 수비수 마르쿠스 홀름그렌 페데르센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브라질과 16강전에 결장했다.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 일부도 기침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솔바켄 감독은 이번 대회 강행군이 선수들의 몸과 정신을 동시에 소진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르웨이 홀란이 6일 북중미 월드컵 16강 브라질전에서 골을 넣은 뒤 담담한 표정으로 관중을 바라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그는 “50명 가까운 인원이 함께 생활하면 이런 일은 충분히 생길 수 있다”면서 “끊임없는 비행과 훈련, 경기, 긴장감이 선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페데르센의 경우 몸 상태도 있었지만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무대가 정신적으로도 큰 부담이 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는 이번 대회에서 미국 전역을 오가며 가장 많은 이동거리를 기록한 팀 가운데 하나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에서 조별리그를 시작한 뒤 여러 도시를 거쳐 뉴저지에서 브라질과 16강전을 치렀고, 다시 마이애미로 이동해 잉글랜드전을 준비하고 있다. 장거리 이동이 반복되면서 선수들의 회복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노르웨이는 이번 대회 내내 고강도 승부를 이어왔다. 프랑스, 세네갈과의 조별리그부터 브라질과의 16강까지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브라질전에서는 후반 막판 홀란의 연속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체력 소모도 컸다. 대회가 길어질수록 경험이 풍부한 강호보다 선수층이 얇은 다크호스 팀이 체력 부담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솔바켄 감독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회복하고 있다”며 “이 정도는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잉글랜드전을 앞두고 최대한 좋은 컨디션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스탈레 솔바켄 감독이 6일 북중미 월드컵 16강 브라질전 승리 후 관중 앞에서 포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