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PK 실축 아픔 메시, 대역전극 후 눈물 펑펑
전날 패배 눈물 호날두와 ‘GOAT 대전’서 판정승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8일 북중미 월드컵 16강 이집트전에서 후반 막판 동점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
20년 세월 동안 전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며 위대한 역사를 써 내려온 두 명의 ‘GOAT(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알 나스르)와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가 월드컵 16강전을 마치고 똑같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한쪽은 한 시대의 비극적인 막을 내리는 허탈함의 눈물이었고, 다른 한쪽은 벼랑 끝에서 조국을 구출해 낸 안도의 눈물이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을 기점으로, 두 거장의 마지막 월드컵 운명은 잔혹하리만치 극명하게 갈렸다.
■ 호날두 ‘눈물과 함께 퇴장’…스페인 벽 앞에서 멈춰 선 황제
포르투갈 ‘캡틴’ 호날두는 7일 열린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 0-1로 패하며 자신의 6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 여정을 완전히 마감했다. 경기 전날 “내일이 내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갈망했던 호날두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분전했으나 결국 골을 넣지 못하고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8강 진출 후 울고 있는 메시와 16강전에서 패배 후 눈물 흘리는 호날두. AP연합뉴스
스페인의 견고한 수비벽에 갇힌 호날두는 이날 3차례 슈팅에 그쳤고, 결정적인 발리슛마저 우나이 시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을 얻어맞고 탈락이 확정되자 호날두는 붉어진 눈시울로 팬들에게 짧은 인사를 건넨 뒤 허탈하게 라커룸으로 향했다. 월드컵 통산 11골을 기록한 황제의 위대한 도전이 우승 트로피 없이 쓸쓸하게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 메시의 ‘눈물 어린 구원’…0-2를 3-2로 뒤집은 신의 원맨쇼
하루 뒤인 8일, 이번에는 메시가 피치 위에서 진한 눈물을 흘렸다. 아르헨티나는 이집트와의 16강전에서 전반전 메시의 페널티킥 실축과 수비 불안이 겹치며 후반 중반까지 0-2로 끌려갔다.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메시 역시 호날두와 마찬가지로 가혹한 라스트 댄스로 월드컵과 작별할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짊어진 순간, ‘축구의 신’이 마지막 괴력을 발휘했다. 메시는 후반 34분 자로 잰 듯한 정교한 크로스로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만회골을 완벽하게 도우며 추격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불과 4분 뒤인 후반 38분,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2-2 동점골을 꽂아 넣었다. 메시가 지핀 불씨는 후반 추가시간 엔소 페르난데스의 역전 극장 헤더골로 이어지며 3-2 대역전 드라마로 완성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메시는 피치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냈다. 메시는 인터뷰에서 “그 눈물은 해방이자 안도감의 표현이었다. 0-2의 순간은 정말 끔찍했고 오늘이 끝이 되길 원치 않았다”고 고백했다.
■ 기록으로 드러난 두 전설…메시의 판정승으로 기운 GOAT 대전
이번 대회 두 레전드가 남긴 기록과 영향력을 비교하면, 오랫동안 이어온 ‘GOAT 대전’이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 명확히 드러난다.
호날두는 조별리그에서 6회 연속 출전 및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분전했으나, 토너먼트의 높은 압박 속에서 끝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회 최종 개인 성적은 5경기 3골.
반면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무려 8골 1도움을 쓸어 담으며 득점왕(골든부트)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특히 팀이 무너질 뻔한 순간 직접 해결사로 나서 판도를 바꿨다. 경기 지배력 면에서 메시의 압도적인 우위가 다시 한번 증명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으로 이미 호날두와의 경쟁에서 앞섰던 메시는 이번 대회 엄청난 기록과 영향력으로 팀을 8강으로 이끌며 존재감을 다시 뽐냈다.
축구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라이벌 관계는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눈물 속에 퇴장한 호날두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탈락의 공포를 극복한 메시의 영웅적인 ‘라스트 댄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메시의 시대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