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이 31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고 김새론씨와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수빈 기자
배우 김수현을 향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유튜버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의 구속 기소를 기점으로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법원이 조작된 가짜뉴스로 촉발된 이번 사안에 대해 소속사와 광고주 모두를 ‘피해자’로 규정하며 원만한 합의를 제안한 가운데, 총 100억 원대에 달하는 전체 줄소송의 향방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타뉴스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5민사부는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가 김수현과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2차 변론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방의 핵심은 원고 측의 청구 취지 대폭 축소였다. 애초 브랜드 가치 훼손 등을 이유로 약 25억 원을 요구했던 아이더 측은, 위약금 성격의 손해배상 주장을 거두고 미지급 잔여 모델료 반환 명목인 4억 원 수준으로 청구액을 낮췄다. “미성년자 여배우과 교제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 유포자가 구속됨에 따라 김수현 측의 귀책사유를 묻기 어려워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변경된 청구 내용에 대해서도 “법리적으로 인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나아가 재판부는 이번 사안의 본질을 김세의 대표가 쏘아 올린 허위 의혹에서 비롯된 공동 피해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아이더 측에 남은 광고 계약을 유지하는 선에서 소송을 취하하고, 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형태의 분쟁 종결을 적극적으로 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 대표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김수현과 미성년자였던 고(故) 김새론의 교제설을 주장하며, 고인의 사망 원인이 김수현에게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족 대리인과 함께 내놓은 육성 녹음 파일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은 파장을 키웠고, 그 여파로 김수현 주연의 신작 ‘넉오프’ 공개가 잠정 보류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 했다.
고(故) 김새론의 사망 원인이 배우 김수현의 채무 압박 때문이라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지난 5월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수사 당국의 포렌식 결과, 김 대표가 핵심 증거로 제시했던 자료들은 모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조작물로 판명났다. 경찰은 명예훼손, 스토킹처벌법 위반, 협박 등의 혐의를 묶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 역시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를 인정해 지난달 23일 김 대표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엔터테인먼트 및 법조계는 아이더 재판부의 이번 화해 권고가 현재 진행 중인 타 기업들과의 분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고있다. 현재 김수현 측은 프롬바이오, 클래시스, 쿠쿠전자, 트렌드메이커 등 다수의 브랜드가 얽힌 100억 원대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재판 이후 남은 소송 역시 원고 측의 소 취하 혹은 원만한 합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해보인다.
아이더와 김수현 측의 3차 변론 기일은 오는 8월 26일에 열린다. 이날 도출될 최종 합의 결과가 ‘가짜뉴스’가 빚어낸 100억 대 손해배상 정국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