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 AP
39세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41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득점력을 과시하면서 정상급 공격수의 선수 수명에 대한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30대 중반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철저한 몸 관리와 역할 변화를 통해 40세 전후까지 경쟁력을 유지하는 선수가 늘고 있다.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에마 헤이스 감독은 9일 영국 가디언 기고문에서 “세계적인 현대 공격수에게 필요한 능력을 고려하면 앞으로 40대까지 뛰는 선수가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이스 감독이 주목한 것은 공격수에게 필요한 능력의 변화다. 정상급 골잡이에게 순간적인 폭발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더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위치 선정과 본능, 타이밍, 공의 이동 경로를 읽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페널티지역은 공간이 좁고 수비수가 밀집한다. 많은 거리를 빠르게 뛰는 능력보다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언제 움직여야 하는지, 공이 어디로 떨어질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헤이스 감독은 이를 두고 공격수에게 필요한 많은 요소가 “엔진보다 머리에 있다”고 표현했다.
메시는 대표적인 사례다. 20대 시절 메시는 오른쪽 측면에서 폭발적인 드리블과 가속력으로 수비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39세가 된 지금은 움직임의 양보다 위치와 타이밍으로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메시는 빌드업 초기 단계에서 중앙 지역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공이 한쪽으로 움직일 때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따라가지 않는다. 반대편 공간에서 기다리다가 공이 다시 돌아오는 순간 움직이거나, 수비가 앞쪽으로 쏠린 뒤 늦게 침투한다. 팀 내 활동량은 적은 편이지만 결정적인 장면에 등장하는 빈도는 여전히 높다.
역할도 단순한 득점자에 머물지 않는다. 상대 압박을 자신에게 끌어들인 뒤 빈 공간의 동료에게 패스를 연결한다. 직접 수비수를 제치기도 하지만, 수비의 움직임을 이용해 다른 선수의 공간을 만드는 비중이 커졌다. 헤이스 감독은 메시가 “득점자이면서 창조자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티나우 호날두. 로이터
호날두의 변화는 다르다. 젊은 시절 측면에서 드리블과 스피드를 앞세웠던 호날두는 나이가 들면서 페널티지역 중심의 9번 공격수로 이동했다. 공중볼과 위치 선정, 문전 결정력에 집중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41세의 나이로 3골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있다. 신체 능력의 하락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바꿨다는 점이다. 메시는 경기 전체를 읽고 결정적인 순간에 개입하는 쪽으로 변했고, 호날두는 문전에서 득점을 마무리하는 능력을 극대화했다.
철저한 자기관리도 선수 수명을 늘리는 핵심 요인이다. 메시는 39세, 호날두는 41세다. 이번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도 37세에 정상급 공격수로 뛰고 있다. 브라질 여자축구의 전설 마르타는 40세에도 현역으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헤이스 감독은 현대의 정상급 선수들이 식단과 회복, 웨이트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음주를 자제하고 일상 전체를 프로 선수의 경기력 유지에 맞춘다. 스포츠과학과 회복 기술의 발전도 과거보다 긴 전성기를 가능하게 하는 배경이다.
32세 해리 케인(잉글랜드)도 같은 흐름에 있다. 케인은 폭발적인 스피드에 의존하는 공격수가 아니다. 위치 선정과 슈팅, 연계 플레이가 강점이다. 헤이스 감독은 케인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높게 평가하면서, 엘링 홀란(노르웨이) 같은 다음 세대에서도 몸 관리의 중요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공격수에게 필요한 능력 가운데 경험과 판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몸 관리와 회복 기술이 발전하면서 선수 수명 자체가 길어지고 있다”며 “현대 축구에서는 얼마나 많이 뛰느냐보다 어디에 있고, 언제 움직이느냐가 베테랑 골잡이의 수명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