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개막 이후 98홈런을 쳤다. 8일 현재 리그 최다 홈런 팀이다. 그런데 홈런이 터진 지 일주일 됐다. 지난 2일 광주 SSG전에서 김도영, 한준수, 나성범이 한꺼번에 쏟아내고는 8일 롯데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이 끊겼다.
KIA는 이 4경기를 모두 졌다. 홈런 없었던 4경기에서 KIA는 타율 0.242(132타수 32안타)로 12득점에 그쳤다. ‘해결사’가 없었다. 홈런은 단순한 득점 루트만이 아니다. 경기가 꼬일 때 풀어주는 수단이며 한 번에 상대를 제압하거나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지난 4경기에서 KIA는 그런 한 방이 절실했지만 한 개도 치지 못했다.
7~8일 이틀 동안 사직구장에서 경기 초반 수비가 와르르 무너질 때도 반전의 한 방이 나왔다면 흐름은 달라졌을 수 있다. 홈런 1위 팀이 연패 기간 홈런을 1개도 못 친 것은 올시즌 KIA가 반복하고 있는 희한한 집단 슬럼프에 다시 빠져 있다는 증거다. 주전 생활을 오래 한 베테랑들조차도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현재 KIA에는 타선의 리더가 없다.
KIA의 4연패 중 최근 2패는 처참하다. 이틀간 실책 5개를 쏟아냈다. 기록된 게 5개다. 7일 롯데전에서는 기록되지 않은 수비 실수들이 쏟아져 대패했다. 이범호 감독이 3연전을 시작하며 “전반기의 마지막”이라 강조하고 총력전을 치르겠다고 했지만 집중하지 못한 선수들은 이튿날인 8일에도 수비 붕괴로 전날과 똑같은 졸전을 펼쳤다. 사직에서 이 이틀 사이에도 주장 중심으로 소집된 선수단의 자체 미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KIA 타이거즈 제공
최소한 현실을 같이 인지하고 잘 해보자 다짐하는 선수단 미팅은 형식적으로라도 꼭 필요할 때가 있다. KIA는 지난 6월20일 수원 KT전에서 9회말 6실점 역전패 충격 뒤에는 선수단 최고참인 투수 양현종이 이례적으로 나서 미팅을 소집했다. 정신차린 선수들은 이튿날 대역전승으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최고참이자 투수인 양현종이 매번 나설 수 없다. 현재는 야수들의 부진이 심각하다. ‘군기반장’으로 통하는 포수 김태군도 부상으로 빠져 있고 김선빈은 슬럼프 중이다. KIA 선수단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닝 교대 시간에 주장 중심으로 모여 ‘파이팅’ 하는 모습조차 중계화면에서 보이지 않는다. 현재 KIA에는 더그아웃 리더도 없다.
2024년 우승 당시 KIA는 9개 구단이 전부 무서워하는 팀이었다. 지금 KIA 선수단은 무섭지 않다. 잘 달리다가도 집단으로 슬럼프에 빠지면 한동안 회복하지 못하는 현상을 이미 몇 차례나 반복 중이다. 떨어질 때 낙폭이 워낙 심해 7~8일 롯데전 같은 수준 이하 경기까지 보여준다. 잘 달리다가도 하루아침에 갑자기 가장 이기기 쉬운 상대가 돼버린다. 최소한 ‘총력전을 하자’는 감독의 요구를, 지더라도 몸으로는 보여주는 선수단이어야 상대가 어려워 한다.
지금의 KIA는 2년 전과 선수단 구성 자체가 다르다. 주전 라인업은 완전히 바뀌었다. 올시즌 개막 전 대부분이 KIA를 5강 전망에서 제외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KIA는 4위로 전반기를 마친다. 잘 치른 전반기의 성과를 최소한 지켜야 하는 것이 후반기의 과제다. 전반기 마지막의 KIA는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집단 슬럼프는 후반기에도 KIA를 괴롭힐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선수단을 그때는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