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메 모리야스 감독이 지난 2일 인터뷰하며 밝게 웃고 있다.AP
일본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무대에 오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57)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만 지휘봉을 잡으리라 예상된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아시안컵 성적과 관계없이 계약을 끝낸다는 점이다. 우승해도 결별한다는 것이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는 9일 “일본축구협회(JFA)가 내년 1월 7일부터 2월 5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7 AFC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계속 지휘해 달라고 모리야스 감독에게 공식 요청했다”며 “매우 이례적인 6개월 연장 계약이지만 모리야스 감독이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복수의 협회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JFA는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더라도 모리야스 감독과 계약을 다시 연장하지 않고 내년 3월 A매치부터 새로운 감독 체제로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왜 우승해도 결별하는 것일까.
JFA가 아직 공식적인 이유를 밝힌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언론의 후임 감독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단순히 모리야스 감독의 성적을 문제 삼은 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연파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네덜란드, 스웨덴, 튀니지와 묶인 F조에서 1승 2무를 기록하며 무패로 32강에 진출했다. 32강에서는 월드컵 최다 우승국 브라질을 상대로 선제골까지 넣었다. 그러나 결국 1-2로 역전패했다. 일본은 다시 한번 월드컵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멈췄다.
일본은 모리야스 감독 아래 세계적인 강호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일본 축구가 장기 목표로 내건 월드컵 8강 이상의 성과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두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토너먼트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일본이 모리야스 감독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다음 체제를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방식으로도 월드컵 16강권 경쟁은 가능하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8강과 4강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다른 경험과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일본 언론에서는 차기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외국인 지도자 영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 매체 Football Tribe는 최근 모리야스 감독의 후임 후보로 오이와 고 전 일본 U-23 대표팀 감독이 부상했다고 전하면서도, JFA 내부에서 외국인 감독 초빙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선임 방향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이미 유럽 주요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대표팀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선수단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유럽 최상위 무대의 전술과 토너먼트 운영, 세계적인 스타 선수 관리 경험을 가진 외국인 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6개월 연장은 현실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지금 새 감독을 선임하면 불과 반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결과를 요구해야 한다. 선수 파악과 전술 구축 시간이 부족하다. 아시안컵이 끝나는 2027년 2월에는 새로운 감독에게 2030 월드컵까지 약 3년의 준비 기간을 줄 수 있다. 오히려 모리야스 체제에서 이룬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그 체제로 넘지 못한 월드컵 토너먼트의 벽을 깨기 위해 다른 카드를 찾으려는 움직임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