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냐. Reproducao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엄청난 선방쇼로 이름을 알린 카보베르데의 수문장 보지냐의 이름을 딴 바다달팽이 종이 생겼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1일(한국시간) 스페인의 생물학자인 헤수스 오르테아 교수가 카리브해에서 발견한 바다달팽이의 종명을 보지냐의 이름을 따 ‘알디사 보지냐’(Aldisa vozinha)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오르테아는 “카보베르데가 스페인을 상대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를 때 보지냐가 했던 빼어난 역할을 기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바다달팽이의 색깔을 언급하며 “‘라 로하’(La Roja)를 상대로 이룬 보지냐의 성취에 대한 헌사”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말하는 ‘라 로하는’ 빨강을 의미한다. 스페인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색깔이자 애칭이다.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 Getty Images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돌풍의 팀을 하나 뽑으라면 많은 축구 팬이 카보베르데를 언급할 것이다. 보지냐는 이번 월드컵에서 카보베르데 돌풍의 상징이었다.
카보베르데, 인구수 약 53만 명의 대서양 섬나라가 월드컵에 참가했을 때 이름조차 생소한 사람들이 많았다.
포르투갈 식민지로 500여년간 지내다 1975년 독립한 카보베르데는 1986년 FIFA에 가입한 뒤 2000년대 들어서 월드컵 문을 꾸준히 두드린 끝에 이번에 처음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월드컵 첫 출전 자체가 기적이었다.
카보베르데는 월드겁 본선에 진출 후 조별리그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과 0-0으로 비겼고, 우루과이와도 승점을 나눴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막아내며 3전 3무, 무패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작은 나라 가운데 하나가 첫 출전에서 32강까지 오른 것이다. 40세 골키퍼 보지냐는 엄청난 선방쇼로 세계 축구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일약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가 22일 북중미 월드컵 우루과이전에서 무승부를 거둔 뒤 동료들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토너먼트 진출 후 아르헨티나전에서도 잇따른 선방으로 경기를 접전으로 끌고 갔다. 40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활약이었다. FIFA도 대회 기간 보지냐의 특별한 이력과 카보베르데 대표팀에서의 존재감을 집중 조명했다.
보지냐는 월드컵 직전까지 SNS 팔로어가 5만명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500만명을 넘어섰다. 월드컵 첫 출전국의 무명 40세 골키퍼가 세계 챔피언을 끝까지 괴롭혔고, ‘축구의 신’ 메시에게 인정받았다. 보지냐의 2026년 월드컵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르테아 교수는 카보베르데 제도 주변 해역에서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2023년에는 카보베르데로부터 공로 훈장을 받았다.
오르테아 교수가 해양 생물에 축구 선수 이름을 반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코스타리카 국가대표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등의 골키퍼였던 케일러 나바스, 그리고 1970∼80년대 스페인 대표팀과 바르셀로나, 스포르팅 히혼의 공격수였던 키니의 이름을 따 해양생물 종명을 지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