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등번호 10번)가 파라과이와의 2026 FIFA 월드컵 16강전 상대 선수에게 한 마디 하는 장면. SNS 캡처
셀레스테 아마리야 파라과이 상원의원. AFP연합뉴스
셀레스테 아마리야 파라과이 상원의원이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에게 인종차별 발언 논란을 해명했지만, 사과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파라과이 진보급진당 소속 셀레스테 아마리야 상원의원을 대리하는 기예르모 두아르테 카카벨로스 변호사는 9일,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그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며 사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는 아마리야 의원의 발언은 “표현의 자유”라며 다만 “정치인이 아니라 한 명의 시민이자 축구 팬으로서 발언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이어 “인종차별적인 것이 아니다. 무례한 행동에 대한 반응이며 특정 개인을 겨냥한 것이지 그의 피부색이나 출신을 지칭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 프랑스 대 파라과이의 경기, 프랑스의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가 페널티킥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한 장면. ESPN
최근 프랑스 축구대표팀 간판 공격수 음바페와 아마리야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신경전을 펼쳤다.
그 시작은 월드컵이었다. 음바페가 있는 프랑스 대표팀은 지난 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 있는 링컨 파이낸셩 필드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 파라과이를 만나 1-0으로 승리했다.
프랑스는 이번 결과로 북중미 월드컵 8강 진출에 성공했고 모로코와 4강 진출권을 두고 격돌한다. 파라과이는 16강을 마지막으로 북중미 여정을 마무리했다.
파라과이를 격파한 건 음바페다. 후반 20분 프랑스의 공격수 데지레 두에가 박스 안에서 구스타보 고메스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직접 비디오 판독(VAR) 장면을 확인 후 프랑스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음바페가 키커로 나왔다. 오른쪽 아래 구석으로 깔끔하게 차 성공시켰다. 프랑스가 1-0 리드를 잡았다. 경기 종료까지 이 점수를 끝까지 지킨 프랑스가 1-0으로 파라과이에 승리했다.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가 5일 북중미 월드컵 16강 파라과이전에서 상대 수비수들 틈에서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기 후 파라과이의 경기력이 큰 비판을 받았다.
파라과이 선수들은 프랑스 선수들을 매우 거칠게 수비했다. 유니폼을 잡아 당기고 위험한 태클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교묘하게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행동까지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JTBC 북중미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이번 프랑스-파라과이전 생중계 해설자로 참여했던 김동완 위원도 파라과이 선수들의 비매너와 이를 적극 제지하지 않은 심판진을 비판했다.
파라과이의 비매너 축구에 음바페가 제대로 화났다. 레알 마드리드 관련 소식을 전하는 ‘마드리드 존’은 음바페가 경기 도중 파라과이 선수에게 “네 엄마 XX(Your mother‘s pxxx)”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상대의 어머니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공격적인 욕설 중 하나다.
경기 종료 뒤에도 신경전은 끝나지 않았다. 파라과이 골키퍼 올란도 힐이 악수를 청했지만 음바페는 그대로 지나쳤고, 힐은 공을 음바페 쪽으로 던지며 불만을 표시했다.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가 5일 북중미 월드컵 16강 파라과이전에서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음바페는 경기 후 파라과이를 다시 언급했다.
그는 “어떤 경기가 될지 알고 있었다”며 “상대는 우리가 턱시도나 차려입고 화려한 플레이만 하러 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도 손에 흙을 묻힐 줄 안다. 더러운 축구도 할 줄 안다. 오늘 우리는 그렇게 싸웠고, 그 부분에서도 상대보다 더 잘했다”고 말했다.
음바페는 “우리는 공격 축구만 하는 팀이 아니다. 필요하다면 거칠게 싸울 수도 있다”며 “상대는 그런 방식으로 우리를 흔들려고 했지만 오히려 우리가 그 싸움에서도 이겼다. 중요한 것은 승리뿐”이라고 강조했다.
파라과이가 프랑스에 패배 후 아마리야 의원이 SNS로 음바페를 겨냥해 “프랑스인 행세를 하려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식민지 출신 카메룬인”, “글도 못 배운 야만인”이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남겼다. 음바페는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는 비열한 여성”이라고 맞받아쳤다.
프랑스 축구대표팀 주장 킬리안 음바페. ESPN
파라과이 의원의 발언에 프랑스 전체가 분노했다.
마리나 페라리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은 아마리야 의원의 발언을 두고 “분노했다”며 “그 의원이 음바페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우리 팀 주장이 보여주는 모든 가치와 프랑스가 옹호하는 자유·평등·박애를 공격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축구협회 역시 “완전히 혐오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프랑스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질 모습을 보이자 파라과이 정부도 즉각 사태 수습에 나섰다. 파라과이 정부는 아마리야 의원의 발언이 파라과이 정부와 국민들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로운 공존, 그리고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가치와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밝혔다.
결국 아마리야 의원도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음바페에게 사과는 하지 않았고 발언을 취소할 생각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