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4강 대진표 완성
케인 등 잉글랜드, 메시 등 아르헨티나, 야말 등 스페인, 음바페 등 프랑스 선수들(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이 8강전에서 승리해 4강에 진출한 후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연장 혈투 끝 스위스 꺾은 아르헨
‘앙숙’ 잉글랜드와 24년 만에 대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두 나라
프랑스와 스페인도 외나무 승부
하늘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이번에도 버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가 연장 혈투 끝에 스위스를 꺾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막바지를 향해 가는 북중미 월드컵 4강 대진도 모두 완성됐다.
아르헨티나는 12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 대회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1로 이겼다. ‘디펜딩 챔피언’인 아르헨티나는 이로써 월드컵 2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0분 만에 메시의 코너킥을 알렉시스 맥알리스터(리버풀)가 헤더골로 연결하며 일찍 기선을 제압했다. 메시의 이번 대회 10번째 공격포인트이자, 월드컵 통산 10번째 도움이었다.
이후 계속해서 스위스의 골문을 두들겼으나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무리한 아르헨티나는 후반 22분 단 은도이(노팅엄 포리스트)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후반 24분 브렐 엠볼로(스타드 렌)가 레안드로 파레데스(보카 주니어스)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시뮬레이션 액션을 했다는 판정이 내려지며 경고를 받았다. 전반에 한 차례 경고가 있었던 엠볼로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고, 아르헨티는 수적 우세를 등에 업었다.
이후 잔뜩 웅크린 스위스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결국 1-1로 후반전을 마무리한 아르헨티나는 연장 들어 쉴새없이 스위스의 골문을 두들겼다. 그리고 연장 후반 7분, 드디어 균형을 허물었다. 훌리안 알바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페널티박스 바깥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이 스위스의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에 꽂혔다.
리드를 내준 스위스는 이후 라인을 올려 반격에 나섰으나, 되려 연장 후반 추가시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잉글랜드는 주드 벨링엄의 멀티골을 앞세워 노르웨이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같은 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노르웨이를 2-1로 물리쳤다.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에 4강에 오른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 대회 이후 60년 만의 두 번째 월드컵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반면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복귀해 사상 처음 8강까지 오른 노르웨이는 돌풍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번 대회 7골을 기록 중이던 엘링 홀란도 무득점에 그치며 득점왕 경쟁에서 사실상 밀려났다.
균형은 노르웨이가 먼저 깼다.
전반 36분 패트릭 베르그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케인의 공을 가로챘고, 안드레아스 셸데루프에게 연결했다. 셸데루프는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노르웨이는 첫 유효슈팅을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하며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잉글랜드는 전반 추가시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앤서니 고든의 패스를 받은 벨링엄은 수비수 사이를 파고든 뒤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자신의 첫 슈팅을 골로 연결한 벨링엄은 이번 대회 5호골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노르웨이는 후반 10분 코너킥 혼전에서 토르뵈른 헤겜이 골을 넣었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직전 상황에서 홀란이 엘리엇 앤더슨을 밀친 반칙이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다.
잉글랜드도 후반 추가시간 케인이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로빙슛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연장 전반에는 제드 스펜스가 얻어낸 페널티킥도 VAR 판독 끝에 취소되는 등 좀처럼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결국 해결사는 다시 벨링엄이었다.
연장 전반 3분 모건 로저스의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 외르얀 닐란이 쳐내자 벨링엄이 재빨리 쇄도해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벨링엄은 이날 멀티골로 대회 6호골을 기록하며 케인과 함께 득점 공동 3위로 올라섰다.
비록 4강 문턱에서 멈췄지만 노르웨이는 이번 대회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28년 만의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8강에 진출했고, 브라질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는 등 유럽의 새로운 강호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로써 4강 대진은 프랑스-스페인, 잉글랜드-아르헨티나로 결정됐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오는 15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갖는다. 그리고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은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4강에 유럽 세 팀이 이름을 올린 것은 4강이 전부 유럽팀으로 구성됐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대회 4강은 두 경기 모두 빅매치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현재 유럽 축구를 호령하는 강호들로,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들로 꼽혀왔다. 특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치열한 승부를 벌이는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와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이 월드컵에서도 맞대결을 펼치게 돼 관심이 높다. 여기에 포클랜드 전쟁, 마라도나의 ‘신의 손’ 득점 등 화제거리가 많았던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 이후 24년 만에 월드컵에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