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출루율 전체 1위 변신
LG는 팀 홈런 갯수 크게 향상
타선 색채 맞바꾼 듯한 흐름
삼성 최형우(왼쪽)와 LG 오스틴. 연합뉴스·구단 제공
전반기 마지막 대구 3연전에서 가장 부각된 장면은 병살타로 경기가 끝난 3차전 9회였다. 삼성은 6-5로 어렵게 승리를 지키며 2승1패 LG전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LG와 게임차 없는 선두로도 올라섰다.
엔딩 장면의 잔상이 남은 시리즈가 됐지만, 두 팀 벤치에서 후반기까지 쥐고 가는 기억은 다른 곳에 있을지 모른다. 서로가 서로의 타선을 보는 시선이다.
두 팀은 3차례 맞대결에서 엇비슷한 타선의 힘을 보였다. 삼성은 3연전에서 팀타율 0.310에 장타율 0.450, 출루율 375, OPS 0.825를 기록했고 LG는 팀타율 0.299에 장타율 0.449, 출루율 0.372, OPS 0.821을 찍었다. 삼성은 3연전에서 31안타(3홈런)를 때렸고, LG는 32안타(2홈런)를 쳐냈다.
두 팀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팀타선 컬러의 차별성이 선명한 팀이었다. 삼성은 장타율 1위(0.427)였고, LG는 출루율 1위(0.361)였다. 그런데 올시즌에는, 특히 최근에는 두팀 타선이 서로를 닮아가고 있다. 때때로 타선 색채를 맞바꾼 듯한 흐름도 보인다.
그간 대부분 팀 배터리들은 LG 타선을 만나 고전하는 이유로 집요함을 꼽았다. 콘택트율이 대체로 높은 LG 타자들과 상대할 때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놓고도 승부를 결정짓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투구수만 늘어나며 오히려 주도권을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올해 삼성 타선에서는 ‘LG’가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압도적 팀홈런 1위(161개)였지만 올해는 전반기를 마치며 LG와 팀홈런 공동 5위(75개)로 내려앉아 있다. 그런데 삼성은 약화된 홈런 지표를 다른 것으로 메우고 있다. 출루율 0.369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타석당 삼진율도 17%로 10개구단 중 가장 낮다. 반대로 타석당 볼넷 비율은 12%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까지 LG가 독점했던 지표들을 챙겨가고 있다.
구성과 방향성의 변화가 혼재된 결과로 보인다. 외국인타자 디아즈의 홈런 생산력이 떨어진 가운데 김영웅이 햄스트링으로 긴 시간 뛰지 못했다. 그 자리를 최형우가 높은 출루율(0.425)이 동반된 타법으로 대체하면서 중심타선 흐름이 바뀌었다. 주전 또는 주전급으로 출루율 4할 이상 기록한 선수는 구자욱(0.422), 김지찬(0.409), 박승규(0.401) 등 4명에 이른다.
LG는 최근 흐름만 보자면 지난해 삼성 못지않은 화력을 뿜어냈다. 지난 5월23일 이후 최근 40경기에서 팀홈런 46개로 SSG(48개)에 이어 전체 2위였다. 이 기간에는 KIA(45개), 한화(44개)보다 팀홈런이 더 많았다.
외인타자 오스틴이 시즌 홈런 27개로 KIA 김도영과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40경기에서만 홈런 16개를 때렸다. 여기에 간판타자들이 본인 평균 타격지표를 찾는 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송찬의 문정빈 등 우타 거포형 유망주들의 지분이 넓어지면서 팀 타선을 특징하는 지표들도 달라졌다. LG가 독점하던 타석당 삼진율은 19%, 볼넷 비율은 10%로 리그 평균과 같아졌다.
후반기에도 두 팀 타선이 색깔을 바꾼 듯한 숫자를 써나갈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두 팀은 우승 경쟁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대비해야 하는 ‘예민한 주제’가 될 수도 있다. 삼성이 LG 같고, LG가 삼성 같은 싸움은 언제까지 이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