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158㎞ 사구, 넋 나간 듯 흔들렸던 ‘한국계’ 오브라이언…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정말 끔찍했지만, 그래도 다행”

입력 : 2026.07.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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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 오브라이언이 15일 올스타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라일리 오브라이언이 15일 올스타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5일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축제 분위기가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내셔널리그 대표로 마운드에 오른 ‘한국계’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가 던진 시속 158㎞ 싱커가 아메리칸리그 강타자 주니오르 카미네로(탬파베이)의 왼손을 강타하면서다. 누구도 부상을 원하지 않는다. 올스타전에 나갔다가 부상을 당하는 건 더 끔찍한 상황이다.

왼쪽 새끼손가락을 다친 카미네로는 곧장 교체돼 나갔다. 대체선수로 생애 첫 올스타에 선발돼 한껏 들떴던 오브라이언은 넋 나간 표정으로 그런 카미네로를 바라봤다. 걱정과 불안이 오브라이언의 얼굴 위로 계속해서 교차했다.

다행히 카미네로는 경기 중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 현장에서 실시한 X-레이 진단 결과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후반기 첫 경기도 정상출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브라이언은 경기 후 상대 클럽하우스로 찾아가 카미네로의 상태를 확인하고 사과했다. 오브라이언은 “정말 끔찍한 기분이었다. 올스타전에서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다면 상대 타자를 맞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타자가 다치거나 하는 건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직접 찾아가서 카미네로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었다. 카미네로는 저를 충분히 이해해줬고, 품위 있게 대해줬다”고 했다.

카미네로는 “오브라이언이 와줘서 정말 고마웠다. 오브라이언이 사과를 하길래 ‘야구를 하다 보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오브라이언이 저를 정말 많이 걱정했는데, 저는 ‘우리 모두 오늘을 즐기러 왔고 이런 일도 경기의 일부’라고 했다”고 전했다.

올스타전에서 라일리 오브라이언의 투구에 왼손을 맞은 주니오르 카미네로가 쓰러진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스타전에서 라일리 오브라이언의 투구에 왼손을 맞은 주니오르 카미네로가 쓰러진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브라이언은 오랜 무명 생활 끝에 지난해 빅리그 주전을 자리 잡으며 꽃을 피웠다. 풀타임 2년 차인 올 시즌도 평균자책 3.43에 24세이브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올스타로 뽑혔다. 2017년 드래프트 8라운드로 지명받은 이후 딱 10년째가 되는 올 시즌 인생 최대의 감격을 맛봤다.

그러나 그 영광스러운 순간이 생애 최악의 기억으로 남을 뻔했다. 오브라이언은 “공이 너무 몸쪽으로 빠졌다. 애초에 몸쪽으로 던지려 했던 공도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더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던 걸 생각하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숨 쉬었다.

카미네로는 “맞는 순간은 정말 무서웠다. 그럴 때는 누구나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니까. 솔직히 골절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좀 옥신거리기만 하고 괜찮다”고 했다.

오브라이언은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한국 대표팀으로 대회 참가 직전까지 갔지만 부상 여파로 불발됐다. 오브라이언은 올스타전을 앞두고 WBC에 나가지 못한 아쉬움을 올스타전으로 달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했다.

오브라이언은 메이슨 밀러(샌디에이고·25세이브)에 이어 내셔널리그 세이브 공동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시즌 첫 13경기에서 단 한 점도 주지 않고 쾌조의 출발을 했지만, 이후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오브라이언은 “그래도 회복할 수 있어서 좋았다. 부진할 때도 그 어려움이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스타전 최악의 결과를 피한 오브라이언이 다시 후반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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