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가 16일 잉글랜드를 꺾은 뒤 관중석을 향해 윙크하고 있다. AP
리오넬 메시(39·아르헨티나)가 또 하나의 축구 역사에 도전한다.
아르헨티나는 20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에서 스페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2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스페인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6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정상에 도전한다.
결승전의 모든 시선은 메시에게 향한다.
39세의 메시는 여전히 세계 최고다. 준결승 잉글랜드전에서는 경기 막판 7분 사이 도움 두 개를 기록하며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후반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긴 뒤 엔소 페르난데스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골을 모두 만들어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 대회에서 메시는 8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고 도움 부문에서도 상위권이다. 결승에서도 공격포인트를 추가하면 골든부트와 대회 최다 도움 기록을 노려볼 수 있다.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도 평가받는다. 메시는 이미 2014년 브라질 대회와 2022년 카타르 대회에서 골든볼을 받은 유일한 선수다.
월드컵 역사도 사실상 메시의 이름으로 새로 쓰이고 있다.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월드컵 통산 33경기에 출전해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고, 23승으로 최다승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통산 21골과 12도움 역시 FIFA 집계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여기에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7경기 연속 골 또는 도움을 기록하며 월드컵 단일 대회 최장 연속 공격포인트 기록도 세웠다.
메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 당시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뜻을 밝혔지만 4년 뒤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개인 통산 세 번째 월드컵 결승 무대에 섰다. 브라질의 카푸에 이어 월드컵 결승에 세 차례 출전하는 두 번째 선수다.
리오넬 메시. AFP
이번 우승이 갖는 의미도 남다르다.
아르헨티나가 정상에 오르면 이탈리아와 브라질에 이어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한 세 번째 국가가 된다. 1958년과 196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 이후 64년 만의 대기록이다. 동시에 디에고 마라도나도 이루지 못했던 월드컵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하게 된다.
상대는 메시에게 가장 익숙한 나라다. 메시는 10대 시절 바르셀로나에 입단해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고 선수 생활 대부분을 스페인 무대에서 보냈다. 자신의 축구 인생을 만든 나라를 상대로 마지막 우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스페인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유로 2024 우승에 이어 월드컵까지 제패하며 세계 축구의 새로운 중심에 서겠다는 목표다. 이번 대회에서도 7경기 동안 13골을 넣고 단 1골만 내주는 공수 균형을 보여줬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위기에 강했다. 16강 이집트전과 준결승 잉글랜드전 모두 선제골을 내주고도 승부를 뒤집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경기의 흐름을 바꾼 선수는 언제나 메시였다.
메시는 잉글랜드전을 마친 뒤 “이번 승리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정말 원했던 승리였다”며 “경기 시작 전 국가를 부를 때부터 특별한 감정을 느꼈고 선수단 모두 그 감정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승 상대인 스페인에 대해서는 “대단한 팀이다.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번 결승은 단순히 우승팀을 가리는 한 경기가 아니다. 월드컵의 거의 모든 주요 개인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메시가 자신의 축구 인생을 완성할 수 있을지, 아니면 스페인이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으로 떠오를지를 결정할 9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