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림프슬러지 개념 기반 ‘DECOBEL’ 통합치료 전략 제시
“압박요법만으로 한계 … 섬유화·염증 함께 관리하는 통합 접근 중요”
림프부종을 단순히 림프액이 고여 발생하는 부종으로만 접근해서는 치료 효과에 한계가 있으며, 조직의 섬유화와 만성 염증까지 함께 관리하는 통합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림프부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멈추는 질환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점차 악화되는 진행성 만성질환”이라며 “부종 자체보다 조직 변화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림프부종은 림프관이 손상되거나 기능이 저하되면서 림프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해 팔이나 다리가 붓는 질환이다. 유방암이나 자궁암, 전립선암 수술 후 림프절 절제나 방사선 치료에 의해 발생하는 2차성 림프부종이 가장 흔하며, 선천성 림프부종과 감염에 의한 림프부종도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심 원장은 “많은 환자가 림프부종을 단순히 물이 차는 병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오래된 환자를 진찰해 보면 피부와 피하조직이 점차 단단해지고 섬유화가 진행되며 봉와직염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목표도 단순히 부기를 빼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림프부종이 진행되는 신호로는 △부종 증가 △피부 경화 △눌러도 잘 들어가지 않는 부종 △반복되는 봉와직염 △피부 색 변화 △관절 운동범위 감소 △무거움과 피로감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조직 변성과 섬유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시그널이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4000명 이상의 림프부종 환자를 진료한 경험을 토대로 기존 치료법의 한계도 지적했다. 현재 표준치료인 압박붕대, 압박스타킹, 림프배액 마사지, 운동요법, 피부관리 등은 림프부종 관리의 기본이지만 상당수 환자가 치료 직후에는 호전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종이 반복되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최근 시행되는 림프정맥문합술(LVA)과 림프절 이식술(VLNT)에 대해서도 일부 환자에서는 삶의 질 향상과 부종 감소 효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오래된 림프부종이나 조직 섬유화가 심한 환자에서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사례를 임상 현장에서 흔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VA는 림프관과 정맥을 연결하여 림프액이 정맥으로 우회 배출되도록 하는 수술이다. VLNT은 건강한 림프절을 이식해 새로운 림프 순환을 유도하는 수술이다. 전자의 경우 넘쳐나는 림프액을 좁다란 정맥으로 유출시키는 게 쉽지 않으며 정맥의 압이 림프관의 압보다 높아 이론상으로도 기전이 박약하다는 게 심 원장의 설명이다. 후자의 경우 10여 년간 관찰할 결과 새로운 림프관 생성이 기대에 못 미치며 그 효과가 지속적이거나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게 그의 견해다.
최근 일부 의료기관에서 생체재료를 활용한 Biomaterial Wick Operation(일명 생체물질심지이식)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임상 근거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치료는 인체 내에 생체재료를 삽입하여 마치 양초의 심지처럼 림프액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다는 개념이다.
심 원장은 이처럼 다양한 수술적 치료가 실패하는 요인에는 ‘림프슬러지’(Lymph Sludge)라는 장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오래된 림프부종 조직에서는 단순한 림프액 저류뿐 아니라 단백질 침착, 만성 염증, 섬유화, 지방조직 증식 등이 복합적으로 진행된다”며 “이처럼 조직 내에 농축된 단백질과 염증물질, 대사 노폐물, 면역세포 찌꺼기 등이 축적되는 게 림프슬러지라는 새로운 임상적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림프슬러지는 아직 국제적으로 확립된 공식 의학용어는 아니지만 장기간 환자를 진료하며 관찰한 조직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라며 “림프부종이 돌처럼 단단하고 쉽게 풀어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심 원장은 ‘DECOBEL’(데코벨) 통합 림프부종 관리 전략을 제안했다. DECOBEL은 림프 해독(Detox), 고전압 미세전류 치료(ELCURE Therapy), 압박요법(Compression), 다층 압박붕대(Bandage), 운동과 림프배액(Exercise & Lymph Drainage)을 아우르는 통합관리 프로그램이다.
림프해독은 림프액 내에 축적된 노폐물과 염증성 물질의 배출을 돕고, 림프순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온열요법, 물리요법, 쑥찜(훈연), 항산화요법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엘큐어리젠요법(고전압 미세전류 전기자극요법)은 심 원장이 개발한 특수한 전압 및 전류의 세기를 설정한 전기자극요법으로 딱딱해진 조직을 부드럽게 하고, 림프슬러지 감소와 미세순환 개선을 목표로 시행되고 있다. 엘큐어요법은 이온분해를 통해 끈적한 림프슬러지를 물리적으로 잘게 쪼개는 효과가 있고, 그 결과 조직 내 섬유화와 림프슬러지 침착을 역전시키는 효과를 낸다고 심 원장은 설명했다.
압박요법은 림프부종 치료의 핵심이다. 압박붕대와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부종의 재축적을 줄이고, 림프액이 정상 림프관을 통해 이동하도록 돕는다.
여기서 더 진화한 다층 압박붕대요법은 환자의 부종 정도, 피부 상태, 섬유화 상태에 맞게 붕대의 재질과 압박 강도, 감는 위치를 달리하는 것으로 초기 집중 치료단계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운동은 근육펌프 작용을 통해 림프순환을 촉진한다. 림프배액 마사지는 정체된 림프액의 이동을 돕고, 부종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압박요법과 림프마사지, 전기자극요법, 운동요법이 병행될 때 더 좋은 림프액 배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심 원장은 “림프부종 치료는 림프액을 빼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데코벨 통합관리를 중심으로 림프슬러지를 줄이고, 림프순환 환경을 개선하며, 이후 압박요법과 운동으로 부종 재축적을 막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원장은 ”림프부종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라며 ”수술 한번으로 끝낼 수 있다는 기대를 걸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림프순환을 개선‧유지하고 조직 건강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압박요법과 운동, 림프배액, 피부관리 등을 기본으로 한 지속적인 관리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