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이 스페인에게 패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AFP
우승 후보 프랑스와 60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꿈꿨던 잉글랜드가 결승이 아닌 3·4위 결정전에서 맞붙는다.
두 팀은 19일 오전 6시(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4위 결정전을 치른다. 프랑스는 준결승에서 스페인에 0-2로 완패했고,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에 1-2로 역전패했다.
프랑스가 받은 충격은 예상보다 컸다. 우승 후보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준결승에서는 스페인을 상대로 경기 주도권을 한 번도 가져오지 못했다. 패스와 기술, 압박 등 모든 면에서 밀렸고 킬리안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 마이클 올리세로 이어지는 공격진도 힘을 쓰지 못했다.
프랑스 언론도 냉정했다. 레키프는 대표팀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평가했고, 르몽드는 이번 패배를 특정 선수의 문제가 아닌 집단적 실패로 규정했다. 선수들 역시 심판 판정이나 불운을 탓하지 않았다. 음바페는 준비했던 경기 운영을 실행하지 못했다고 인정했고, 라얀 셰르키도 경기력 자체가 부족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프랑스에는 이번 경기가 디디에 데샹 감독과 함께하는 마지막 대표팀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2년부터 대표팀을 이끈 데샹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패배로 마무리할지,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둘지가 관심사다.
음바페의 골든부트 경쟁도 남아 있다. 음바페는 메시와 함께 8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월드컵 득점왕은 득점, 도움, 출전 시간 순으로 결정되는 만큼 결승전을 남겨둔 메시보다 먼저 치르는 이번 경기에서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이 아르헨티나에 패한 뒤 괴로워하고 있다. AFP
잉글랜드는 다른 의미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스스로 놓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반 앤서니 고든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이후 공격을 포기하듯 수비에만 매달렸고, 아르헨티나에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준 끝에 막판 두 골을 허용했다.
영국 언론의 시선은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향했다. 수비수를 추가 투입하며 파이브백으로 전환한 선택이 오히려 아르헨티나에 공간과 주도권을 내줬다는 지적이다. 일부 언론은 “아르헨티나는 의지를 보였고 투헬은 두려움을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투헬 감독은 “결과가 좋지 않으면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면서도 수비 전환 결정 자체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장 해리 케인은 “1-0으로 앞선 뒤 승리를 지키려고만 했다. 이 수준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에는 최소한 분명한 동기부여가 있다. 프랑스를 꺾으면 1966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월드컵 최고 성적인 3위를 기록한다. 1990년과 2018년에는 모두 4위에 머물렀다. 준결승에서 드러난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3·4위전은 우승 실패를 만회해주는 무대는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마저 패하면 비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는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허상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하고, 잉글랜드는 스스로 무너졌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야 한다.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두 팀 모두 마지막 90분을 허투루 치를 수는 없다. 이번 3·4위전은 메달의 색깔보다 패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리라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