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성장했구나 느낍니다” 20-20? 3·4·5? NC 김주원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따로 있다

입력 : 2026.07.1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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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주원. NC 다이노스 제공

NC 김주원. NC 다이노스 제공

국가대표 유격수 NC 김주원(24)은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지난해보다도 올해 더 나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체력 부담이 큰 유격수로 나가면서 딱 1경기만 빠졌다. 타율 0.306-출루율 0.384-장타율 0.475에 13홈런 20도루로 전반기를 마쳤다. 엘리트 타자의 상징과도 같은 ‘3-4-5(타율 0.300, 출루율 0.400, 장타율 0.500 이상)’을 노려볼 만한 숫자다. 홈런은 지난해 기록한 커리어하이 15홈런에 2개만 남기고 있고,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20홈런-20도루도 가능하다. 유격수 ‘20-20’은 이종범, 강정호, 김하성, 오지환 등 불과 4명만 달성했다.

정작 본인은 그런 기록에 아주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김주원은 “20-20도 해보고 싶고, 3-4-5도 해보고는 싶다. 좋은 타자라는 걸 보여주는 수치적인 증거니까. 하지만 야구가 늘 바람대로 가는 게 아니니까, 그냥 계속 꾸준히 준비하고 매일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그라운드 안으로도 집어 넣지 못했는데, 이젠 홈런이 나온다

김주원이 전반기를 돌아보며 가장 만족해하는 건 사실 따로 있다. 높은 코스 공략이다. 프로 입단 후 꽤 오랫동안 김주원은 높은 쪽으로 들어오는 공에 애를 먹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 이후 투수에게도 타자에게도 높은 코스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어려움은 더 커졌다. 몸쪽 낮은 공만큼은 기막히게 때려내면서도 정작 높은 공은 제대로 스윙을 하지 못했다.

올 시즌 많이 달라졌다. 높은 코스 몸쪽을 잡아당겨 이미 몇 차례 담장을 넘겼다. 김주원은 “한 2년 전까지만 해도 높은 공이 많이 불편했다. 압박감이 너무 커서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했다”고 했다.

김주원은 “고민도 많이 하고 노력도 많이 했는데, 작년부터 높은 공에 인플레이 타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좋은 타구는 물론 만들지 못했지만 어쨌든 그라운드 안으로 공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그 뒤로도 계속 고민을 해왔는데 이제는 높은 공에도 좋은 타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제가 가장 불편해했던 하이 패스트볼도 몇 개를 홈런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김주원은 “전민수 코치님하고 계속 고민하고 연습을 해왔는데, 코치님께서도 올해는 정말 좋아졌다고 하시더라”고 했다. ‘3-4-5’나 ‘20-20’ 같은 기록을 묻는 말에 담담하던 김주원의 목소리에 한껏 뿌듯함이 묻어났다. 그만큼 고민이 컸고, 올해의 성과가 그만큼 의미가 크다는 뜻이다.

전민수 NC 타격 코치는 올해 김주원의 높은 공 대응 능력에 대해 “주원이가 이전에는 좀 안 맞기 시작하면 어떻게든 공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맞히려는 생각 때문인지 자기도 모르게 몸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높은 공에 더 애를 먹었다. 올해는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고 했다. 김주원은 “제가 왜 폼이 응크러지고 자세가 숙어지는지 저도 알고 민수 코치님도 잘 아신다. 지금도 계속 체크하면서, 폼이 한 번씩 어긋나면 코치님이 짚어 주신다”고 했다.

김주원에게 높은 공 공략은 오랜 숙제였다. 약점을 지나치게 신경 쓰면 강점마저 무너진다며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선수 본인은 그 약점을 꼭 보완하고 싶었다. 김주원은 “높은 공도 잘 치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아직 많이 멀었지만, 조금씩 성과가 나오는 걸 보면서 그래도 전보다 성장하기는 했구나 느낀다”고 했다.

NC 김주원. NC 다이노스 제공

NC 김주원. NC 다이노스 제공

■ 9월, 다시 AG… 갚을 빚이 있다

하나씩 도전 과제를 깨나가며 성장 중인 김주원이 오는 9월은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3년 전 항저우 대회 때만 해도 대표팀 막내급에 속했는데, 이제는 와일드카드 선배들을 제외하면 최고참에 가까워졌다. 선배로서, 그리고 항저우 금메달로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입장에서 부담이 작지 않다.

같은 팀 선배 김형준은 최근 항저우 대회 당시를 돌아보며 “군 복무 다 끝낸 상태로 대회에 나갔는데 후배들이 걸려 있으니까 오히려 그게 부담이 훨씬 더 크더라”고 했다. 김주원은 “(김)형준이 형이 그렇게 얘기할 때 사실 속으로는 ‘더 편한 것 아닌가’ 생각도 했는데 막상 제가 그 상황이 되니까 정말 부담이 있긴 하다”고 웃었다.

아시안게임 5연패를 노리는 이번 야구 대표팀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역시 대만이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만 마운드를 이끌었던 구위 강한 투수들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여럿 포함됐다.

요주의 대상은 WBC 한국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던 구린루이양이다. 원투펀치의 또다른 한축인 쉬러시가 손가락 수술이 확정되면서 구린루이양이 한국전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김주원은 구린루이양과 얽힌 기억이 많다. 대만전 당시 김주원은 구린루이양을 상대로 대표팀 첫 안타를 때리고 나갔다. 그리고 곧장 투수 견제에 걸려 아웃을 당했다. 2루를 향해 스타트를 끊었는데, 바로 견제에 걸렸다. 안타를 친 것도, 허무하게 아웃을 당한 것도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김주원은 “구위가 워낙 좋아서 벤치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마침 커브가 딱 들어오길래 안타를 만들었던 게 기억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1루에서 계속 타이밍을 살피고 있었는데, 던지는 폼이 일정하더라. (박)동원 선배님이 번트를 준비하고 있어서, 투수도 번트에 더 신경을 쓸 거 같아서 계속 보고 있던 그 타이밍에 뛰었는데, 딱 그때 투수가 한 타이밍을 더 늦게 가져가더라”고 했다. 이미 한 차례 상대해 본 만큼 더 잘 칠 자신이 있다. 갚을 빚도 있다.

여전히 5강 진출을 노리는 팀을 위해서도, 대회 5연패를 노리는 대표팀을 위해서도, 그리고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도 남은 시즌 김주원의 할 일이 여전히 많다. 김주원은 “이제 무더위가 기다리고 있는데 체력 관리 잘해서 처지지 않고 계속해서 더 좋은 성적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팀적으로도 저희가 충분히 5강 갈 수 있는 전력이다. 선수들 모두 똘똘 뭉쳐서 한번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NC 김주원.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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