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페드로 아빌라. SSG랜더스 제공
SSG가 앤서니 베니지아노와 결별하고 영입한 새 외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29)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으며 이름을 알렸다.
아빌라는 자신의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16일 인천 NC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안았다. 팀은 6-0으로 승리했다.
앞서 SSG는 전반기 막바지 광주에서 KIA를 만나 1무2패를 당했다. 연장 11회 혈투 끝에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던 지난 1일 경기 상대가 KIA였다. 휴식기를 지나 KIA를 상대로, KBO리그가 처음인 외국인 선발 투수를 내보낸 4연전의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아빌라의 선발승은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한 경기 승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올해 용병 농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까지 치달았던 SSG는 전반기를 9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으로 마쳤다. 아빌라가 달성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팀 선발진 전체가 합작한 올 시즌 11번째 QS였다. 용병 투수가 달성한 QS는 6월18일 타케다 쇼타 이후 무려 한 달 만이다.
전반기 팀 용병 선발이 합작한 QS는 6번, 그마저도 초반 부상으로 이탈한 미치 화이트가 3번을 달성했을 뿐이다. 1선발이었던 베니지아노는 단 1번, 외국인 투수 중 시즌 초부터 유일하게 구단과 동행하고 있는 아시아쿼터 타케다는 2번을 달성했다. 용병 투수가 시즌 첫 등판에서 QS를 달성한 건 당연히 처음이다.
팀 선발진이 따낸 승리도 전반기 총 14번뿐이었다. 토종 선발 김건우(6승), 신인 김민준(2승), 최민준(1승)을 제외하면 용병 투수가 거둔 선발승은 전반기를 통틀어 5번에 그쳤다. 용병 투수의 선발승은 토마스 해치의 6월20일 NC전 등판 후 한 달 만이다.
모처럼 선발 투수가 이닝을 길고 안정적으로 소화하니까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집중력 저하로 수비 실책을 거듭하던 야수진은 16일 중요한 순간마다 호수비로 마운드를 도왔고, 전반기 놀라울 정도로 부진했던 불펜진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SSG가 올 시즌 상대 팀에 한 점도 주지 않고 승리한 경기는 4월15일 두산전 이후 처음이자 올 시즌 역대 두 번째다.
아빌라는 경기 중 야수들의 호수비가 나올 때마다 큰 제스처로 고마움을 전했고 이닝을 끝내고 더그아웃으로 내려갈 때마다 스스로 만족해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였다. 6이닝 투구를 마친 뒤에는 더그아웃에서, 관중석의 가족들을 향해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도 중계 화면에 잡혔다. 연패 기간 더그아웃 분위기가 같이 처지곤 했던 게 올 시즌 SSG의 큰 단점 중 하나였는데, 새로 온 외인 선수가 적어도 첫 경기에서는 이를 깨는 데 일조했다.
물론 아빌라가 KBO리그에 완전하게 적응을 하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 데뷔전의 호투가 정말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두 미지수다. 다른 용병 투수 해치는 아직 헤매고 있고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부상으로 들어오는 새 외인 타자의 활약도 큰 변수다. 그래도 후반기의 첫 단추는 잘 끼웠고, 새 용병 영입과 함께 후반기 분위기 반등을 노리던 사령탑의 계획이 일말의 희망감을 안겼다는 것 자체가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 SSG는 이날 김민준을 선발로 내세워 2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