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수가 “내 야구인생 최고의 장면”이라니…버나디나보다 더 놀란 네일, 10년 지나도 변함없는 ‘호령존’

입력 : 2026.07.1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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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호령이 18일 인천 SSG전에서 5회말 명품 수비로 이닝을 끝낸 뒤 외야수들과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호령이 18일 인천 SSG전에서 5회말 명품 수비로 이닝을 끝낸 뒤 외야수들과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팬이 아닌데 과거부터 김호령(34·KIA)의 이름을 알고 있었던 야구 팬이 있다면 십중팔구 수비 때문이다. 김호령은 신인 시절부터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앞세운 빼어난 외야 수비력으로 많은 타자들의 안타를 앗아갔다.

2016년 KIA가 LG와 붙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상징적인 경기다. 대졸 2년 차로 1군에서 거의 주전으로 뛰고 있던 김호령은 당시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0-0이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김용의의 타구가 외야 깊숙하게 떴고, 전진 수비하던 김호령이 힘을 다해 달려가 타구를 잡아냈다. 잡은 것 자체가 놀라웠던 이 ‘캐치’ 뒤 김호령은 끝내기를 직감한 잠실 관중 함성 속에서도 침착하게 홈으로 있는 힘껏 송구했다. 결국 끝내기 희생플라이가 됐지만 1점 주면 끝인 경기에서 어떤 변수든 생길 수 있다며 끝까지 집중한 김호령의 이 모습은 큰 찬사를 받았다.

김호령은 지난 18일 인천 SSG전에서 또 한 번 그런 수비를 보여줬다. 5-2로 앞서던 5회말 1사 1루 우중간 거의 펜스 앞에 떨어진 박성한의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그 뒤 일어나 내야를 본 김호령은 주자가 없는 1루로 곧바로 원바운드 송구, 2루로 달리다 1루로 미처 귀루하지 못한 주자 정준재까지 잡아내 병살로 이닝을 끝내버렸다. 도저히 닿지 않을 것 같던 타구를 향해 손을 뻗으며 미끄러져 잡아낸 모습을 두고 경기를 중계한 이대형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잡아야 되는데 잡을 수 없는 타구를 잡아낸다. 올시즌 최고의 수비”라고 감탄에 또 감탄 했다.

KIA 제임스 네일이 18일 SSG전에서 김호령이 호수비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하고 있다. SPOTV 중계 화면 캡처

KIA 제임스 네일이 18일 SSG전에서 김호령이 호수비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하고 있다. SPOTV 중계 화면 캡처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소리질렀다. 놀랍다며 연신 고개를 가로저은 네일은 더그아웃에서 김호령을 끌어안으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경기 뒤 네일은 “내 선수 인생을 통틀어 최고의 수비 장면이었다”고 감탄했다.

김호령의 이 수비는 이날 경기를 결정지었다. 바로 힘을 얻은 KIA는 6회초 2점을 보태 7-2로 달아났다. 선두타자 김호령이 안타로 출루해 도루까지 한 뒤 직접 득점했다. 김호령 덕분에 공 9개로 5회를 끝낸 네일은 이날 91개를 던지며 7회까지 2실점으로 막아 올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9년 전에도 김호령을 극찬한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2017년 KIA에 입단한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는 김호령의 수비를 “세계 최고”라고 했다.

그해 KIA가 타격을 강화하기 위해 외야수 최형우와 버나디나를 영입하면서 3년 차 김호령은 대수비·대주자로 출전하는 경기가 늘었다. 그래도 출전할 때는 중견수로 나갔다. 외야에서도 가장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 출신이며 최고의 외야 수비력을 자랑했던 버나디나가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가도 경기 중간 김호령이 투입되면 우익수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 대해 버나디나는 “김호령의 수비는 세계 최고다. 내가 옮길 수밖에 없다”고 흔쾌히 인정했었다.

KIA 김호령이 18일 SSG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호령이 18일 SSG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미국에서 야구하다 온 선수들이 감탄하는 김호령의 수비는 10년이 지나도 그대로다. 대신 2026년의 김호령은 2017년의 김호령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됐다. 2017년 시즌 뒤 김호령은 입대했고 그 뒤 백업 생활을 하며 많은 실패도 경험했으나 2026년에 김호령은 완전한 주전 외야수로 자리잡았다. 시즌 절반을 치른 지금, 김호령 없는 KIA 외야는 상상불가다. 9년이 지나는 동안 피땀 속에 실패를 거듭했던 김호령은 타격까지 일취월장했다. 18일 SSG전에서 김호령은 6타수 3안타 3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올시즌 35경기에서 멀티 안타를 뽑아내며 타율 0.284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나갈 때마다 늘 하던 수비지만 타격까지 겸비한 올해는 더더욱, 수비를 보여줄 때마다 주가가 높아진다. 그래도 언제나 차분한 김호령은 “나는 외야수니까, 그냥 감각인 것 같다. 매일 외야 수비하다 보면 타구가 어디쯤 올지 알게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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