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전 6이닝 1안타·7K 무실점
최고 152㎞에 다양한 구종까지
강렬한 데뷔로 선발진 고민 삭제
삼성 새 외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18일 롯데전에서 KBO리그 데뷔 첫승을 거둔 뒤 홈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을 구하러 온 유쾌한 ‘카우보이’가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삼성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은 지난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페덱의 호투로 삼성은 5-0으로 승리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날은 페덱의 KBO리그 첫 등판이었다. 삼성은 지난 11일 페덱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치고 후반기에도 정상의 자리를 위해 달려가려던 삼성의 승부수였다.
삼성은 올 시즌 유독 외국인 투수 구성에 애를 먹었다. 비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1라운더 출신 맷 매닝을 영입해 기존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하지만 매닝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부상으로 낙마했고, 부상 대체 외인 투수로 호주 대표팀 출신 잭 오러클린으로 이 자리를 메워왔다.
오러클린은 제 역할을 했지만 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호주 리그를 소화하고 온 데다, 3월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참가했고 KBO리그에까지 온 것이었다. 걱정했던 만큼 오러클린은 시즌을 치를수록 페이스가 떨어졌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결국 삼성은 결단을 내렸다.
페덱은 메이저리그 통산 132경기의 이력을 자랑하는 투수다. 이 중 119경기의 선발 등판 경험이 있다. 다양한 구종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9이닝당 탈삼진 8.02개, 9이닝당 볼넷 2.04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관건은 적응이었다. 내로라하는 경력을 가진 메이저리거들이 KBO리그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제 몫을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입단 사진을 찍은 삼성 크리스 페덱. 삼성 라이온즈 제공
하지만 페덱은 우려를 모두 지웠다. 첫 경기에서부터 거의 1선발급의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1회 2사 후 빅터 레이예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을 뿐 6회까지 롯데 타자들에게 더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 6회에는 2사 1루에서 고승민을 7구째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한 뒤에는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기도 했다.
6이닝 동안 85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를 찍었다. 커터(20개), 커브(19개), 체인지업(17개), 투십패스트볼(14개), 포크볼(2개) 등의 다양한 구종도 선보였다.
타선에서도 페덱을 환영했다. 1회 구자욱의 2점 홈런이 터진 후 3회에는 김성윤의 솔로 홈런으로 3-0으로 달아난 뒤 5회에는 르윈 디아즈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4득점을 지원했다.
삼성은 1선발인 후라도가 어깨 부상으로 자리를 비워 이에 대한 부상 대체 외인 투수를 구하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페덱이 호투로 선발진에 생길뻔한 불안함을 잠재웠다.
텍사스 출신의 페덱은 삼성과 계악을 할 때에도 카우보이 모자를 썼고, 첫 등판을 앞두고도 제대로 복장을 갖춘 채 야구장을 찾았다. 자신만의 마운드를 향한 예의까지 갖춘 페덱은 삼성이 찾던 적임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