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레안드로 파데레스(가운데)가 20일 미국 뉴저지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0-1로 패배한 뒤 스페인 가비를 밀치고 있다. AP연합
아름다운 패자는 없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빛낸 주역이었던 아르헨티나가 0-1로 석패한 결승전에서 실망만 남긴 채 퇴장했다. 2회 연속 월드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것보다 폭력 행위로 불명예스러운 뒷 모습을 남긴 게 아쉬웠다.
아르헨티나는 20일 미국 뉴저지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스페인에 0-1로 졌다.
승부의 세계에선 승리도, 패배도 있을 수 있지만, 폭력은 아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믿기지 않는 장면을 연출했다.
아르헨티나 수비수 나우엘 몰리나가 스페인의 ‘캡틴’ 로드리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몰리나는 항의하는 로드리에게 달려들어 가슴을 들이받았다.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레안드로 파드레스는 스페인의 에릭 가르시아에게 달려들어 목을 찔렀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이 선수들을 말렸지만, 파데레스는 또 다른 스페인 선수인 가비를 넘어뜨린 뒤 얼굴을 밀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파데레스의 퇴장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의 관계자들이 흥분한 선수들을 떼어놓느라 명승부의 마지막에 오점을 남겼다.
이번 월드컵에서 감정적인 역전극을 반복하면서 결승에 올랐던 아르헨티나의 씁쓸한 결말이었다.
스페인의 ‘마르카’는 두 팀이 충돌한 마지막 순간 선수들의 입 모양을 분석해 가비가 아르헨티나 벤치를 향해 도발성 발언을 꺼냈고, 패배에 흥분한 페데레스가 달려들면서 난투극이 시작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의 감정적인 대응은 용서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의 살아있는 전설인 앨런 시어러는 영국방송 ‘BBC’를 통해 “파데레스는 누군가의 얼굴에 2~3번의 주먹질을 했다. 상대를 노린 것”이라며 “패배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지만, 아르헨티나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보여준 모습은 끔찍하다”고 꼬집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스페인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순간에도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다. 준우승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먼저 메달을 받은 뒤 우승컵 세리머니로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스페인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대신 골대 뒤쪽에 있는 팬들을 바라보면서 등을 돌렸다.
아르헨티나 선수에선 메시가 패자의 품격을 보여줬을 따름이다. 메시는 경기 직후 우승한 스페인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축하했고,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에 남아있다가 떠났다. 메시는 준우승 메달을 받은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39살인 메시는 아직 자신의 구체적인 행보를 밝히지 않았으나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생활은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하면서 왜 자신이 여전히 최고의 선수인지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