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케일럽 더빈이 21일 홈에서 열린 볼티모어전 8회말 결승 1점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월 보스턴은 알렉스 코라 감독을 전격 해임했다. 코치 4명도 함께 경질했다. 27경기를 치른 당시 시점에서 보스턴은 10승 17패를 기록 중이었다. 선수들은 충격적이라고 했다. 베테랑 내야수 트레버 스토리는 구단이 어디로 가려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보스턴의 시즌은 그렇게 끝나는 것으로 보였다.
대반전이다. 보스턴은 21일 펜웨이파크 홈 경기에서 볼티모어를 6-5로 꺾고 14연승을 달렸다. 1946년 달성한 15연승 구단 기록까지 단 한 걸음만 남았다. 비시즌 트레이드로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진을 거듭하며 눈총을 받았던 3루수 케일럽 더빈이 8회 결승 홈런을 때렸다. 지난 5월25일 기준 더빈은 타율 0.163에 1홈런을 때렸다. 이후 이날까지 더빈은 타율 0.304에 9홈런 OPS 0.894를 기록 중이다.
더빈이 전혀 다른 선수가 된 것처럼 보스턴도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이날 승리를 포함해 보스턴은 시즌 51승 48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뉴욕 양키스를 4.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지구 선두 탬파베이와는 6경기 차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최근 기세가 워낙 뜨겁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3위 자리로 올라섰다. USA투데이는 “보스턴은 6월20일 이후 22승 5패를 달리고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 세웠던 27경기 구간 팀 최고 성적과 같은 기록”이라고 전했다.
보스턴 아롤디스 채프먼이 21일 볼티모어전 9회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보스턴 요시다 마사타카가 21일 볼티모어전 2회말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연승 행진의 최대 동력은 마운드다. 보스턴은 지난 4일 LA 에인절스전부터 이날까지 14경기를 내리 따내는 동안 불과 27점만 내줬다. 경기당 실점을 1.93점으로 틀어막고 있다. 해당 구간 보스턴보다 점수를 덜 내준 팀은 리그 전체에서 디트로이트 하나 뿐이다. 에이스 개럿 크로셰가 지난달 부상 이탈했지만, 남은 투수들이 더 힘을 냈다. 연승 기간 소니 그레이가 1점대, 제이크 베넷이 0점대 평균자책으로 선발진을 이끌었다. 38세 나이로 평균 시속 156㎞ 직구를 던지는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은 연승 기간 7차례 등판해 불과 1실점만 하며 세이브 6개를 따냈다. 채프먼은 이날도 6-5로 앞선 9회초 등판해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접전 상황을 이겨내는 힘도 강해졌다. 연승 기간 3차례 1점 차 승리를 거웠다. 지난 19일에는 지구 선두 탬파베이를 상대로 3-6으로 끌려갔지만 7회말에만 4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최근 맹타를 휘두르며 살아나기 시작한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의 땅볼로 추격점을 냈고, 2사 이후 2루타와 홈런을 연달아 때려내며 3점을 더 냈다.
보스턴 올스타 1루수 윌슨 콘트레라스는 최근 “우리 팀이 정말 자랑스럽다. 우리 팬들이 얼마나 이 팀을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 다시는 팬들한테서 ‘팀을 팔아라’는 말이 안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경기 후반만 되면 ‘팀을 팔아라(sell the team)’이라는 보스턴 팬들의 분노 어린 구호가 펜웨이파크를 가득 메웠다. 이제는 흥분 섞인 환호만 터져 나온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 주축 선수들을 줄줄이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던 전망이 쑥 들어갔다. 가을 야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 보스턴은 이제 전력 보강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