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바둑 AI를 상대로 거둔 신진서의 ‘2승’, 인간 자유의지의 위대함을 보인 횃불이었다

입력 : 2026.07.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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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카타고와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3국에서 승리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 9단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카타고와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3국에서 승리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세계 최강의 바둑기사가 거둔 것은 그저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이세돌이 알파고를 상대로 거둔 ‘1승’이 인간에게 인공지능(AI)도 100% 완벽하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면, 신진서 9단이 카타고(KataGo)를 상대로 거둔 ‘2승’은 인간의 ‘자유의지’가 AI의 ‘완벽함’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희망의 횃불이었다.

신진서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3국에서 현존 최고 사양 바둑 AI 카타고(KataGo)에 221수 만에 11집 반 승리를 거뒀다.

1국에서 허무하게 완패했던 신진서는 2국에서 초반 대형정석에 이어 중반 전투를 이겨내고 값진 첫 승을 따낸데 이어, 이날은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단 한 번도 승률이 99%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압도하며 3번기를 2승1패로 마무리했다. 신진서는 대국료를 포함해 상금 2억5000만원과 승리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을 받는다.

신진서는 대국 후 “오늘은 좀 새로운 길로 가고 싶어서 내가 시작부터 먼저 비틀었다”며 “그래서 카타고는 알고 있었겠지만 나는 모르는 길로 흘러갔는데, 보니까 포석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카타고는 첫 수로 좌상귀 소목을 뒀는데, 신진서는 늘 하던대로 우하귀에 소목을 뒀으나, 정석과는 다른 위치의 소목으로 대응했다. ‘정석 대응’은 평소 연습 때 승률이 너무 좋아 뻔한 승부가 나올까 생각한 신진서가 스스로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신진서가 이날 첫 수를 두기까지 2분25초나 걸린 이유였다.

신진서 9단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카타고와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3국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 9단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카타고와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3국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의 선택은 곧 인간의 자유의지였다. AI와의 연습을 통해 찾아낸 ‘정답’이 아닌 다른 길을 개척하고 싶다는 신진서의 의지는 결국 신진서가 그토록 강조했던, ‘전투를 최대한 하지 않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바둑’을 만들어냈다.

신진서는 이 자유의지를 설명하면서 한국 바둑의 두 전설인 이창호 9단과 이세돌을 언급했다. 신진서는 “AI로 두 분의 바둑을 비교하면 당연히 이창호 사범님의 실수가 훨씬 적다. 판이 짜이면 인간도 실수가 거의 없다는 걸 오늘 내가 보여준 것처럼, 무난하게 흘러가면 전투적인 이세돌 사범님의 바둑보다 실수가 적은 이창호 사범님의 바둑이 유리하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이어 “그런데 이창호 사범님과 이세돌 사범님이 실제로 대국을 했을 때 결과는 늘 5대5였다. 이유는 바둑은 사람이 두는 것이고, 이세돌 사범님의 바둑은 인간의 실수를 유도하는 승부수와 묘수가 많았다. 그래서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바둑은 늘 똑같지 않고, 이게 AI의 완벽함을 공략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신진서는 “오늘은 내가 (이창호 사범님처럼) 지켜서 이렇게 이겼지만, 만약 AI와 2점 접바둑이 아닌 호선으로 붙을 경우 지켜서 이기기는 쉽지 않다. 다시 전투적인 내 스타일대로 둬서 변수를 만들 수 밖에 없다”며 “AI의 완벽함은 거꾸로 약점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 미리 어려운 부분을 피하고 쉽게 가려는 경향이 종종 있는데, 그렇게 되면 내가 스타일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이번 대결에서 원했던 큰 전투 없이 이기는 경우가 나오곤 한다”고 말했다.

신진서 9단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카타고와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3국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 9단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카타고와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3국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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