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후반기 상승세 주역 힐리어드
KT 샘 힐리어드. KT 위즈 제공
가장 넓은 구장인데 홈런 6개나 날려
KBO 데뷔전 치른 곳이라 맘 편하고
다른 경기장보다 유독 공이 잘 보여
카우보이 모자 쓰고 출근한 페덱처럼
나 역시 텍사스 출신 자부심 느껴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개장한 잠실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야구장이다. 홈에서 좌우 펜스까지 거리가 100m, 중간 펜스까지는 125m로 투수 친화적이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에서는 홈런을 많이 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홈에서만큼 잠실에서도 장타를 잘 날리는 외국인 타자가 있다. 바로 KT 샘 힐리어드다.
힐리어드는 20일 현재 87경기에서 2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LG 오스틴 딘(28개), KIA 김도영(27개)에 이어 한화 강백호와 함께 리그 홈런 부문 3위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3개의 홈런 중 잠실구장에서 쏘아올린 홈런이 6개나 된다.
오스틴이 12홈런, LG 송찬의가 7홈런, 그리고 두산 박준순이 6개의 홈런을 잠실에서 쳤다. 3명의 선수들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지만, 힐리어드는 원정 경기임에도 잠실이 편하다. 이런 힐리어드를 보며 이강철 KT 감독은 “서울팀을 와야할 것 같다”며 웃는다.
힐리어드는 “잠실구장에라서 그렇다기보다는 경기장마다 큰 차이는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파워가 좋다보니까 장타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하면서도 “잠실에서는 다른 경기장보다는 조금 더 공이 잘 보이는 것 같다. 그게 아마 차이점이지 않을까”라고 비결을 살짝 전했다.
사실 힐리어드에게는 잠실구장에 대한 첫 인상부터 좋았다. KT는 올 시즌 개막전을 잠실구장에서 치렀다. 3월 28일 LG전에서 힐리어드는 7회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당시를 떠올린 힐리어드는 “아무래도 좋은 결과가 있는 곳에서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가다보니까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잠실구장은 올 시즌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잠실구장을 대체할 새 돔구장이 지어지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들은 힐리어드는 “만약에 내가 계속 머물게 된다면 야구장 공사를 몇년만 더 뒤로 미뤄주면 좋을텐데 좀 아쉽다”며 웃었다.
잠실구장 활약에 대해서만 국한했지만 힐리어드는 팀의 후반기 상승세를 이끈 선수들 중 하나였다. 후반기 4경기에서 타율 0.316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고 KT는 LG와의 4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2위에 등극했다.
힐리어드는 휴식기 동안 잘 쉰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그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에 가족들과 박물관이라던지 어린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을 다니면서 휴식을 최대한 많이 취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든만큼 이제는 체력 관리도 중요하다. 힐리어드는 “내가 텍사스 출신이다보니까 더위에는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맞는 여름의 더위는 또 결이 다르더라”며 “경기 중이라던지 후라던지 수분 섭취에 신경을 쓰고 음식도 좋은 것 위주로 양을 충분히 가져가서 먹는다. 휴식도 충분히 취하는 방향으로 해서 최대한 회복에 많이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텍사스 출신의 삼성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출근해서 화제가 됐다. 힐리어드는 그런 페덱이 이해가 됐다. 그는 “카우보이 모자가 텍사스 출신에게는 상징적이다. 나도 포트워스라고 카우보이들이 많은 지역의 출신이라서 그런 부분에는 동감한다. 나도 텍사스 출신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그런 부분에서 (페덱에게) 동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쓸 일이 없다. 그는 “텍사스 집에는 카우보이 모자도 많고 잘 쓰고 다니는데 한국에는 가지고 오지는 않았다”며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