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I KIA타이거즈 제공
통산 300홈런 신호탄…뜨거워진 방망이
김도영 활약에 카스트로까지 폭발, 중심타선 퍼즐이 딱
“시즌 끝까지 잘 해서 시즌 초 약팀 평가 뒤집고 싶다”
나성범(37·KIA)은 지난 17일 인천 SSG전에서 시즌 18호 홈런을 쳤다. 2-3으로 뒤지던 3회초 무사 2·3루에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려 역전시켰고 KIA가 6-3으로 승리, 결승 홈런이 됐다.
나성범의 통산 300호 홈런이었다. KBO리그에서 300홈런을 때린 타자는 나성범을 포함해 16명밖에 없다. 역대 레전드 타자들이 넘어선 이 300홈런은 ‘홈런 타자’라고 부를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 된다. 현역 중에는 최정(SSG·538개), 최형우(삼성·431개), 강민호(삼성·356개) 그리고 나성범뿐이다.
KIA는 늘 거포가 필요했던 팀이다. 21세기 KIA가 된 뒤 우승 시즌에는 항상 4번 타자를 맡길 홈런 타자를 우승 시즌에 영입했다. 2009년의 김상현, 2017년의 최형우가 그랬다. 2022년 KIA는 또 한 번 홈런 타자를 영입했다. 나성범을 6년 최대 150억원에 영입했다. 그런데 전년도까지 2년 연속 30홈런을 쳤던 나성범은 그해 21홈런을 쳤다. 2013년 NC에서 1군 데뷔한 나성범은 2021년까지 8년 간 212홈런을 쳤지만, 최전성기인 30대 초중반 KIA로 이적한 뒤로는 지난해까지 4년 동안 70홈런에 그쳤다. NC에서 8년 간 나성범은 건강했고, KIA에 온 뒤 나성범은 부상이 잦았다. 이적 첫해인 2022년을 제외하고는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지금, 2026년의 나성범은 건강하다. 여름 들어 폭발하고 있다. 개막 이후 한 번도 자리를 비우지 않은 나성범은 5월까지 0.262였던 타율을 20일 현재 0.296으로 끌어올렸다. 6월 이후에만 0.341을 쳤다.
홈런 타자의 가치는 해결사일 때 가장 의미 있다. KIA가 나성범에게 원하는 역할이다. 나성범은 7월 이후 11경기에서 17타점을 올렸다. 이 기간 리그 2위다. 그 사이 홈런 4개를 쳤다. 솔로홈런이 없다. 2점 2개, 3점 2개다. 홈런으로만 10타점을 올렸다. 7월 득점권에서 나성범의 타율은 0.615(13타수 8안타)나 된다. 8안타 중 홈런이 3개, 2루타가 2개다.
나성범은 19일 SSG전에서도 홈런을 쳤다. 1-1로 맞선 3회초 무사 1·3루에서 3점 홈런을 때렸다. 시즌 19호, 통산 301호 홈런이다. KIA에 온 뒤 한 시즌 최다 홈런이 21개(2022·2024년)였던 나성범은 이제 2년 만에 20홈런을 눈앞에 두고 KIA에서 가장 많은 홈런 시즌을 예고한다.
KIA는 2009년 김상현(36개)-최희섭(33개)-나지완(23개), 2017년에는 나지완-버나디나(이상 27개)-최형우(26개)-이범호(25개)-안치홍(21개)의 장타 라인으로 우승했다. 2024년에는 김도영이 38홈런·40도루의 슈퍼스타로 등극하면서 소크라테스(26개)-최형우(22개)와 타선을 끌었다. 부상 뒤 부진했던 나성범도 그해에는 21홈런을 때렸다.
좋은 성적을 낼 때는 해결해주는 홈런 타자가 반드시 여러 명 있다. 올해 KIA는 홈런 1위(105개)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타점은 3위(458개)로 팀 홈런 5위인 삼성(79홈런·478타점)에 뒤진다. 중심타선의 타점 능력에 아쉬움이 있었다. 김도영(27개)이 홈런왕과 득점왕을 다투며 타점 4위를 달리는 올해 KIA에서 20홈런에 근접한 타자는 나성범밖에 없다. 이제 나성범은 뜨거운 날씨에 발동을 걸고 있다. 17일 5타점, 18일 2타점, 19일 3타점으로 후반기 첫 4연전에서 10타점을 쓸어담아 3승을 이끌었다. 나성범이 터지면 KIA는 쉽게 승리한다. 오랜부상에서 돌아온 카스트로까지 폭발하니 중심타선 퍼즐이 비로소 맞춰졌다. 후반기 KIA의 비상을 위해서는 ‘중심’이 꾸준히 달려야 한다.
전반기 최종전이었던 9일 롯데전에서 쐐기 2점 홈런으로 승리를 지휘한 나성범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약팀이라는 평가를 받아 그걸 뒤집고 싶었다. 후반기에 무조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것이다. 더위와의 싸움에서, 나를 포함한 모두가 지치지 않고 시즌 끝까지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나성범은 그 다짐을 몸소 보여주며 후반기를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