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민재가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직 | 김하진 기자
롯데 전민재.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유격수 하면 바로 떠오르는 선수는 단연 전민재(27)다.
전민재는 21일 현재 자신이 소화한 86경기 중 2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전민재는 아직은 자신이 ‘주전 유격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21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전민재는 “나는 절대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기회를 먼저 받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한다. 아직도, 몇 년은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풀타임으로 세 시즌은 뛰어서 성적을 내야 주전이라고 조금 생각이 들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2018년 두산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전민재는 2024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당시 트레이드의 메인은 투수 정철원과 외야수 김민석이었다. 정철원과 함께 롯데로 팀을 옮길 당시만해도 전민재는 내야 뎁스 보강을 위한 카드였다.
하지만 전민재는 2025년 101경기에서 타율 0.287 5홈런 34타점 등을 기록하며 데뷔 후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롯데 유격수 자리를 꿰찼고 이제 롯데에서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19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팀의 후반기 첫 승리를 이끄는 결승타를 치기도 했다. 리그 유격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타점(46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전민재는 아직도 자신을 낮추고 있다.
대신 자신의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민재는 “100%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 나도 아직 성장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경기를 마친 후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전민재는 “경기 내용이 안 좋았으면 빨리 떨쳐버리고 다음 날 준비해야 되는데 지난해에는 그러지 못했다. 자책을 많이 하는 게 많았다”면서 “올해는 경기가 끝나는 순간 잘하든, 못하든 머리를 비우고 바로 내일을 생각하는 게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책하는 시간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전민재는 “채찍질을 많이 해봤자 나만 힘들고 어차피 시간이 다 해결을 해주더라”며 “올 시즌 초반에도 힘들었을 때 괜찮은 척하면서 하다 보니까 다음날 결과가 좋아지고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유격수로서 시야도 달라졌다. 전민재는 “시야가 조금 넓어진 느낌이 있다. 지난해에는 나 할 거 하기 바빠서 옆에 있는 동료들을 챙겨서 가는 걸 못 했다”며 “올해는 주변에 동료들도 보고, 외야수들도 같이 체크하는 게 잘 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대개 풀타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은 여름철 더위로 인한 체력 관리를 어려워한다. 하지만 전민재는 체력 관리에 대한 요령도 나름 생겼다. 그는 “잘 먹고 잘 자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며 “아무리 좋은 영양제를 챙겨 먹더라도, 일단 잠을 잘 자는 게 최우선이고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한다. 그래야 버틸 수 있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는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가 8월 들어서 12연패에 빠지는 등 선수단 전체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빠지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를 떠올린 전민재는 “그때는 심적으로 많이 불안했던 것 같다. 그때야말로 전날 경기 내용을 다음날까지 가져왔던 시기”라고 전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남은 기간 동안 5강 진출을 위해서 고삐를 바짝 조일 예정이다. 롯데의 순위는 8위로 5위 두산과의 격차는 6경기이지만 6~7위 NC, 한화와의 차이는 1.5경기로 순위를 점차 높여갈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있다.
전민재는 “내가 할 역할은 수비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뛰고, 팀에 필요한 작전을 잘하는 것이다. 타격은 나보다 더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나는 수비만 집중해서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선수단 전체 분위기도 좋다. 전민재는 “경기마다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반기는 8위로 끝났지만 아직 가능성은 있지 않나. 그 가능성을 최대한 살려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게 남은 후반기 동안의 목표”라고 마음을 다졌다.
롯데 전민재.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