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수민. 와이원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첫 작품부터 최고 시청률 27.1%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2007년생 배우 서수민은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에서 소지섭의 딸 김민지 역을 맡아 극한의 감정 연기와 액션을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30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 사옥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난 서수민은 ‘김부장’ 촬영 비하인드부터 배우로서의 꿈까지 솔직하게 들려줬다. 인터뷰가 아직은 낯선 서수민은 “말랑이 만져도 될까요?”라고 수줍게 묻더니, 흰색 말랑이를 손에서 놓지 않은 채 긴장된 마음을 달래면서도 질문 하나하나에 또렷한 목소리로 답했다.
서수민이 꼽은 민지의 가장 큰 매력은 ‘강인함’이었다. 감독의 조언으로 영화 ‘레옹’ 속 마틸다를 참고하며 캐릭터를 준비했지만, 동시에 영화 ‘존 윅’의 주인공과 민지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모두 김부장을 보면 존 윅이 떠오른다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민지도 존 윅 같다고 생각해요. 강인한 아빠의 피를 받은 딸이잖아요. 보통 또래 친구들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무너질 수도 있는데 민지는 끝까지 살아남고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는 인물인게 좋아요”
배우 서수민. 와이원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로 촬영장에서 소지섭을 ‘아빠’라고 부를만큼 많이 의지했다는 서수민은 함께 부녀 연기 합을 맞춘 소지섭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전했다.
“촬영장에 처음 갔을 때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긴장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소지섭 선배님이 뒤에서 저를 지켜보고 계시다가 핫팩이랑 딸기 사탕을 주시면서 ‘민지야 너무 떨지 말고 첫 촬영 열심히 해보자’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때부터 긴장이 풀려서 제가 선배님을 정말 많이 괴롭혔어요. 하하. 찾아보면 되는 것도 일부러 많이 질문하면서 말을 많이 걸고요. 종방 후엔 제가 ‘아빠와 딸로 함께해서 행복했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선배님이 ‘우리 딸 너무 수고했다. 다음에 또 보자’고 답장을 보내주셨어요. 처음에는 ‘선배님’이라고 불렀는데 마지막에는 정말 ‘아빠’가 돼 있는게,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첫 작품을 성공적으로 끝낸 서수민은 종영 이후에도 한동안 ‘민지’를 떠나보내지 못했다. 그는 약 일주일간 작품의 후유증에 시달려 가족들의 걱정을 샀다고 밝혔다.
“매 촬영마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어요. 집에 오면 아무것도 못 하고 그대로 잠들 정도였죠. 특히 7화에서 아빠와 재회한 뒤 마지막으로 밥을 먹는 장면은 감정 소모가 가장 컸어요. 그때는 정말 제가 민지가 된 것 같았어요. 종영 후에도 일주일 정도 방에서 못 나왔는데, 부모님께서 혹시 우울증으로 이어질까 걱정하실 정도였어요. 많은 말씀 대신 방 문 앞에 먹을 것을 두고 가시며 묵묵히 응원해주시더라고요”
배우 서수민. 와이원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수민은 연기 학원도 제대로 다닌 적 없는 신인이었지만, 데뷔 전 유튜브 영상으로 이미 300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온라인 상으로 얼굴을 먼저 알렸다. 스타성을 눈여겨 본 SM, YG, 하이브 등 대형 기획사에서 DM과 전화, 길거리 캐스팅 등 수차례 러브콜을 받았지만 배우 데뷔를 위해 전부 고사했다고.
“사실 유튜브 영상은 소속사 몰래 고등학생 추억 기록 겸 유튜브를 올린 거였는데, 조회수가 점점 늘어나더라고요. 그래서 무서워서 회사에 실토하고 혼났어요. 하하. 유튜브 영상 때문에 ‘김부장’에 캐스팅 됐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실 ‘김부장’ 촬영장에서 대다수가 제가 유튜브를 했다는 걸 모르셨어요. 종방연에서야 ‘너 유튜브 했었어?’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김부장’은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인간 서수민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드라마 촬영을 마친 뒤에도 타코야키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등학교 졸업여행을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는 평범한 20살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 몸 쓰는걸 좋아해서 알바하는 것 자체가 재밌어요. 친구들도 ‘축하한다’라는 말 말고는 평소랑 똑같아서 연예인이 됐다는 게 실감이 안되더라고요. 밖에서도 걷다 보면 종종 시선이 느껴지긴 하는데 직접 와서 말을 거는 분도 없어요. 아, 어제 알바 중에 저에게 ‘민지!’라고 말했던 분은 계셨어요. 하하. 촬영하느라 친구들이랑 졸업 여행 못 간건 아쉬운데 8월 포상 휴가로 대신한다고 생각하려구요. 벌써 음식이 기대돼요”
배우 서수민. 와이원엔터테인먼트 제공.
20살인 만큼 하고 싶은 것도, 꿈도 많다는 서수민은 이제 더 넓은 연기의 세계를 꿈꾸고 있다.
“김고은 배우님이 롤모델이에요. 작품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모습이 정말 멋지고 존경스러워요. 또 이혜영 배우님도 정말 좋아해요. 목소리도, 연기도 너무 좋아서 언젠가 꼭 함께 연기해보고 싶습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액션 연기에 대한 욕심도 생겼어요. 원래 ‘존 윅’ 같은 액션 영화를 정말 좋아했는데 선배님들의 액션을 가까이에서 보니까 언젠가는 저도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