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이아스가 지난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친선전에서 자신이 시도한 사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귀포 | 황민국 기자
독일 최고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2년 만에 방한해 제주 SK를 2-1로 꺾은 지난 4일. 그라운드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정작 패배한 제주의 브라질 출신 골잡이 아이아스였다. 올 여름 제주 유니폼을 입은 그가 관중의 함성을 자아내는 진기명기를 뽐낸 덕분이다.
아이아스는 0-1로 끌려가던 전반 16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김민재와 이토 히로키 사이에서 발 뒤꿈치로 공을 끌어 올린 뒤 이창민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하면서 동점골을 도왔다.
사포 혹은 솜브레로, 레인보우 플릭이라는 기술이다. 볼을 다루는 감각적인 재주와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는 민첩성을 동시에 요구해 실전에선 보기 힘들다. 브라질 간판스타였던 네이마르가 실전에서 종종 시도해 찬사와 논란을 동시에 받았는데, 동향인 아이아스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수비수들 사이에서 성공시켰다.
아이아스는 경기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사실 이 기술을 쓰는 게 나에게 대단한 일은 아니다. 좁은 공간에선 이 기술을 습관적으로 쓰게되는데, 쓸 때마다 잘 먹히더라”고 말했다.
아이아스는 사포가 결코 쇼맨십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전에서 마지막으로 사포를 성공한 무대도 유럽 축구대항전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제주에 입단하기 전 아르메니아의 노아에서 뛰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에 참가했다. 아이아스는 “내 기억이 맞다면 컨퍼런스리그에서 이 기술을 마지막으로 썼다. 그 때도 잘 통했다”고 웃었다.
아이아스가 지난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친선전에서 김민재를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제주 SK 제공
오히려 아이아스는 자신이 이 기술을 써먹은 상대에 의미를 부여하는 눈치다.
아이아스는 “김민재와 이토라는 대단한 선수들 앞에서 성공할 수 있어서 기쁘다.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이미 부모님과 형제 등에게서 연락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아스의 눈부신 활약은 제주를 설레게 만든다. 제주는 올 여름 기티스가 전북 현대로 임대를 떠나면서 고민 끝에 아이아스를 영입했다.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키(176㎝)가 작은 아이아스가 타깃형 골잡이인 기티스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 우려했지만, 빠르게 적응을 마쳤다. 아이아스는 제주에서 공식 데뷔전이었던 지난 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선 골 맛을 봤고, 이어진 뮌헨전에서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정조국 제주 수석코치는 “타고난 스트라이커”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감독도 아이아스의 활약에 대한 기대치가 큰 것은 똑같다.
코스타 감독은 “아이아스는 내가 원하는 유형의 스트라이커”라면서 “연계 플레이도 뛰어나고, 페널티지역 안팎의 플레이도 좋다. 골 감각이나 기술 모두 훌륭하다. 이제 막 합류했기에 한 단계씩 밟아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아스는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8일 전북 현대전을 벼르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이자 K리그1 2위를 달리는 강호이지만,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싶다. 아이아스는 “뮌헨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며 “이 자신감을 원동력으로 전북전에서 승점 3점을 가져가고 싶다. 골도, 도움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다. 내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 승리를 이끌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