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 어디서부터 꼬였나…폭염에 이리 흔들 저리 흔들, KBO의 우왕좌왕 행보

입력 : 2026.08.05 15:45
  • 글자크기 설정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 어디서부터 꼬였나…폭염에 이리 흔들 저리 흔들, KBO의 우왕좌왕 행보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더위 때문에 잠정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폭염 예고에도 특별한 대책이 없었던 KBO는 현장의 아우성에 이어 관중이 쓰러지기까지 하자 우왕좌왕 하고 있다.

KBO는 5일 낮 “폭염 관련 긴급실행위원회를 6일 연다”며 “종합대책이 수립될 때까지 5~6일 이틀 간 열릴 예정이던 KBO리그와 퓨처스리그 모든 경기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폭염 단계별 경기 운영 기준을 새로 발표한 지 딱 하루 만이다.

이 사태가 시작된 것은 지난 7월31일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부산의 사직구장에서 롯데 선수들이 경기 중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이면서다. 찜통 더위에도 경기 취소 여부는 고려조차 않던 KBO는 김태형 감독 중심으로 롯데 구단이 거세게 불만을 드러내 언론 보도가 쏟아지자 곧바로 8월1일 사직과 창원, 2일에는 창원 경기를 폭염으로 취소했다. 급하게 취소부터 시킨 뒤 ‘기준’은 그 뒤 정했다.

4일 오전 발표한 새 규정에 따르면 ‘폭염 중대 경보’ 시에는 오후 1시 전까지 경기를 취소할 수 있게 했다. 폭염경보 때는 취소 없이 최대 1시간 지연 시작이다. 기상청은 하루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폭염주의보, 35도 이상은 폭염경보, 체감온도 38도 또는 하루 최고기온 39도 이상 예상되면 폭염중대경보를 각각 발효한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가 위치한 광주 동부에는 3일, 서울에는 4일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돼 있었다. KBO는 새 규정 발표 후 한 시간 만인 4일 낮 12시45분에 잠실 두산-NC전과 광주 KIA-KT전을 취소했다.

지난 4일 두산-NC전이 폭염 취소된 뒤 잠실구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일 두산-NC전이 폭염 취소된 뒤 잠실구장의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폭염중대경보 이틀째였던 광주에서는 정작 경기 시간 기온은 30도 아래로 내려간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중대경보가 해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찍 취소해버린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반대로 SSG-LG전이 열린 인천은 낮 최고기온이 37도, 경기 시간에도 35도로 높았으나 ‘폭염경보’라 취소 없이 1시간 지연 시작됐다. 여기서 사고가 났다. 밤 10시가 지난 시각에 관중이 쓰러져 구급차로 이송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5일 오전 관련 규정을 손보겠다는 입장이었던 KBO는 몇 시간 뒤 결국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한여름 폭염이 대한민국에 찾아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더위를 놓고 경기 취소 기준을 잡기는 쉽지가 않다. 37도나 39도나 참기 어려울 만큼 덥기는 마찬가지다. 체감하는 더위도 사람마다 다르다. 경기 취소는 리그의 공정성과도 연결돼 그 기준이 투명하고 명확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명확한 방향성 없이, 현장의 아우성과 벌어지는 상황에 사후 반응만 하며 즉흥적으로 대응하던 KBO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 리그를 중단까지 하기 이르렀다.

확실한 대책을 고민하고자 했다면 실행위원회는 월요일이었던 3일에 열었어야 한다. 충분히 논의하고 모두의 의견을 반영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놓고 발표했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폭염중대경보’만 기준으로 놓고 현실성 떨어지는 대책을 급히 내놨던 KBO는 단 하루 만에 리그를 중단하고 뒤늦게 논의에 들어갔다. 실행위원회를 연다고 뾰족한 수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리그 중단은 일단 6일까지 이틀이라고 했지만 금요일인 7일에도 잠실구장 최고기온 39도 등 폭염은 예보돼 있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