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영화 ‘호프’에서 ‘양배’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배우 음문석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다채로운 인생 스토리를 털어놓았다.
5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최근 충무로와 안방극장을 모두 사로잡은 대세 배우 음문석이 출연했다. 최근 봉준호 감독은 음문석에 대해 “그분 어떻게 캐스팅하신 거냐. 구강과 이 하관의 움직임 자체가 너무 기묘하고 놀랍다”고 극찬했고, 황동혁 감독 역시 “음문석 씨가 등장해서 이상한 귀기 같은 느껴지고 긴장감을 만들어낸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이처럼 거장 감독들의 샤라웃을 받는 소감에 대해 음문석은 “솔직히 무섭다. 너무 과대평가 되어 있다. 내가 그렇게 잘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오늘 ‘유퀴즈’ 나온다고 하니 가족들이 ‘가문의 영광이다, 이제 젠슨 음이다’라며 좋아해 주셨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오늘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음문석의 삶은 치열한 생존의 연속이었다. 원래 꿈이 댄서였던 그는 16살에 홀로 서울로 상경해 친구 집을 전전하며 얹혀살았다. 하루 5천 원으로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365일 중 320~330일은 라면과 시골에서 보내준 김치만 먹었다. 입가에 버짐이 피고 손발이 떨릴 정도였다”며 눈물겨운 상경 초기 시절을 회상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MC 유재석이 “고향으로 돌아갈까 생각한 적 없냐”고 묻자, 음문석은 가슴 찡한 일화를 꺼내놓았다. 하루는 아버지가 서울에 오신다는 연락을 받았고, 터미널에서 만난 아버지는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지폐들을 꺼내 쥐여주었다고.
만 원짜리와 천 원짜리가 섞인 그 돈은 아버지가 가진 전 재산이나 다름없었다. 음문석은 “그 뒷모습을 보고 ‘더 독해져야지, 남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야지’ 다짐하며 버텼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이후 24살에 활동명 ‘SIC’으로 가수 데뷔를 했으나 생활고는 이어졌고, 30살에는 Mnet ‘댄싱9’에 출연해 크럼프 댄스로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양쪽 어깨 염좌로 종영 후 3년 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날 녹화 현장에서도 그는 여전한 열정의 춤 실력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춤에 젊음을 바쳤던 그가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의외였다. 무대 위 춤추는 자신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재미를 느껴 영화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결국 영화 ‘공조’의 부대원4 역할로 36살에 뒤늦게 배우로 데뷔했다. 그러나 여전히 배역이 잘 풀리지 않자 사비로 단편 영화를 직접 제작했고, 이 작품이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는 기적을 만들기도 했다.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는 드라마 ‘열혈사제’의 ‘장룡’ 캐릭터였다. 캐릭터를 사수하기 위해 직접 단발머리 가발을 사고 연기 영상까지 찍어 감독에게 어필했던 그는 마침내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특히 음문석은 연기대상 신인상을 받았을 당시 폐암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자신을 보러 왔던 일화를 전해 깊은 감동을 안겼다. 아버지는 아들의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고, 이후 누나에게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해 뭉클함을 더 했다. 이후 그는 ‘열혈사제’로 번 돈으로 아버지와 함께 평생소원이었던 첫 해외여행으로 사이판을 다녀왔다며 훈훈한 마무리를 지었다.
시련과 가난을 딛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개성 파이터이자 대체 불가한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은 음문석의 진솔한 고백은 안방극장에 진한 여운과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