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6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2026 아프리카 여자 네이션스컵 말라위-잠비아전을 관전한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날 FIFA 긴급 경영이사회에서 월드컵 투자 계획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회장직은 유지하게 됐다. AP연합뉴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월드컵 상업권 민간 투자 유치 계획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회장직은 유지하게 됐다.
BBC는 6일 FIFA가 모로코 라바트에서 긴급 경영이사회를 열고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회의 직후 FIFA는 성명을 통해 경영이사회가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인판티노 회장과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사무총장은 FIFA 부회장과 평의회, 211개 회원협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며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FIFA가 월드컵과 여자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상업권을 신설 자회사인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로 이전한 뒤 외부 투자자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인판티노 회장은 회원협회들에 계획 지지의 대가로 최대 4000만 달러의 지원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성명에서 “FFE 추진 과정에서 회원협회와 FIFA 평의회가 배제됐다고 느끼게 한 점은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다”며 절차상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또 관련 계획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FIFA는 “모든 절차는 FIFA 규정에 따라 진행됐다”며 “FIFA의 명예와 거버넌스를 훼손하는 공격에 대해서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모로코가 2030년 월드컵 결승전 개최를 지지하는 대가로 FIFA의 지원을 약속했다는 영국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FIFA는 결승전 개최지는 추후 결정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과에도 인판티노 회장을 둘러싼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지난 주말 FFE 계획을 “불투명한 밀실 거래”라고 규정하며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발표했다. 법적 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신뢰를 철회한다고 밝혔고, 포르투갈의 축구 스타 출신 루이스 피구는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피구는 “인판티노는 자신이 높이겠다고 약속했던 FIFA 회장의 권위를 스스로 훼손했다”며 “품위는 이미 늦었지만 축구는 아직 구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2027년 3월 모로코에서 열리는 FIFA 총회에서 4선에 도전할 예정이다. 후보 등록 마감은 오는 11월 18일이며, 당선에는 211개 회원협회 가운데 과반인 106표가 필요하다. 다만 유럽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견고하다. 이집트, 모로코, 니제르, 모리타니, 콩고민주공화국, 필리핀 등은 최근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들 국가는 FIFA 포워드 프로그램을 통해 3년마다 최대 800만 달러 규모의 개발 지원을 받아왔다. 반면 웨일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 회원협회는 인판티노 회장의 재선 지지를 철회했으며, 잉글랜드축구협회도 같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UEFA는 다른 대륙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단독으로 인판티노 체제를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