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못 믿으니 자기들도 못 믿더라”…강철매직의 깨달음, 1위 KT 불펜은 어떻게 정상화 됐나

입력 : 2026.08.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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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이 승리 뒤 투수 스기모토와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 이강철 감독이 승리 뒤 투수 스기모토와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KT 위즈 제공

이강철 KT 감독은 전반기 한때 투수들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KT 불펜 투수들이 부진했을 때다.

6월까지 KT의 불펜 평균자책은 5.21로 리그 8위였다. 이 기간 76경기에서 271이닝을 던진 KT 불펜 투수들은 리그에서 두번째로 많은 13번의 블론세이브를 남겼다. 불펜 투수들이 돌아가며 서로 흔들렸다. 시즌 초반부터 몰라보게 달라진 공격력으로 타격전을 펼쳤지만 접전이 많았다. 필승조 투입은 물론이고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도 중간에서 차곡차곡 실점해 결국 접전이 되는 경기가 여럿 나왔다. 기대했던 아시아쿼터 투수 스기모토 코우키에 대해서는 답답한 나머지 이강철 감독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인 적도 있다.

창단 이후 최하위권에 머물던 KT가 2021년 통합우승을 하고 상위권 팀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강철 감독의 마운드 운용에 있었다. KT 구단은 창단 이래 FA 등 외부 영입으로 타자들을 꽤 영입했지만 불펜 투수 보강은 한 적이 거의 없다. 2차 드래프트나 FA 보상선수 영입 등 소소한 변화 속에 기존 불펜 투수들을 매년 투수별 컨디션에 따라 자리와 투입 방식을 바꿔가며 활용해 운영해왔다. 그 한계가 올시즌 전반기에 결국 드러나는 듯 보였다. 뻔한 투수 자원에 연투와 멀티이닝 소화를 피할 수 없었다. 투수들은 지쳐갔고, KT 선수단의 오랜 장점이었던 감독과 선수 간 믿음의 두께도 전같지 않아 보였다.

KT 스기모토. KT 위즈 제공

KT 스기모토. KT 위즈 제공

그런데 지금 KT 불펜은 전혀 다른 불펜이다. 전반기와 똑같은 투수들이 전반기와는 완전히 다른 투구를 하고 있다.

7월 이후, 최근 21경기에서 75이닝을 던진 KT 불펜의 평균자책은 2.76으로 리그에서 가장 좋다. 마무리 박영현은 물론 손동현, 스기모토, 우규민까지 모두 안정적이다. 손동현, 이상동, 우규민, 주권, 전용주가 중간을 막아주면 8회에 스기모토, 9회에 박영현이 등판해 승리를 지킨다. 불펜이 정상화 되자 선발까지 더 강해졌다. 21경기에서 KT는 16승1무4패를 기록했다. 불펜에서 4승을 책임졌고 패전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스기모토는 14경기에 등판해 14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 1.29로 1승 9홀드를 올렸다. 6월까지 36경기에서 8홀드 1패 평균자책 6.15였던 것과 완전히 다른 투수다.

이강철 감독은 “믿었던 애들이 처음에 망가져버리니까 6~7회에 누굴 써야 하나 고민이 너무 컸다. 이기고 있으면 그 걱정부터 되는 기간이 있었는데 전반기 막판부터 그냥 순리대로 믿고 쓰기로 했다. 내가 못 믿으니까 선수들도 스스로 자기들을 못 믿더라”라고 했다.

KT 손동현. KT 위즈 제공

KT 손동현. KT 위즈 제공

시즌 초반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예상밖에 1위로 출발한 KT는 불펜 부진 속에 하락세를 탄 끝에 3위로 떨어졌었다. 그러나 다시 기운차린 불펜을 앞세워 강력한 선발 야구까지 살아나면서 후반기에만 12승1무1패, 9할이 넘는 승률로 초강세를 보이며 1위를 탈환했다.

결국 순리대로, 선수들을 믿고 기용해야 한다는 그동안의 진리를 이강철 감독도 오랜만에 다시 확인했다. 이강철 감독은 “순리대로 믿고 쓰니 투수들도 준비가 되기 시작했고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뒤 선발까지 안정됐다. 고영표가 정말 자리를 잘 잡아줬다”라며 어려웠던 기간을 잘 이겨내준 불펜 투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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