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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호박엿’은 원래 ‘후박엿’?

개척 주민 후박나무 진액·열매로 만들어…타지서 발음 혼동 퍼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울릉 사동 흑비둘기 서식지’에서 자라고 있는 후박나무. 이 나무는 과거 후박엿을 만드는 진액을 얻으려는 사람들에 의해 고초를 겪었으나 지금은 각별한 보호 속에 흑비둘기에게만 열매를 내주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울릉 사동 흑비둘기 서식지’에서 자라고 있는 후박나무. 이 나무는 과거 후박엿을 만드는 진액을 얻으려는 사람들에 의해 고초를 겪었으나 지금은 각별한 보호 속에 흑비둘기에게만 열매를 내주고 있다.

울릉도 ‘호박엿’은 ‘후박엿’이었다?

한국인의 전통 간식거리인 엿 중에서 그 이름이 쟁쟁한 ‘울릉도 호박엿’은 원래 호박으로 만드는 게 아니었다.

독도·울릉도 전문 여행사인 두레고속관광의 백기열 대리에 따르면 19세기 초 울릉도 개척 당시 이주민들이 만들어 먹은 것은 ‘호박엿’이 아니라 ‘후박엿’이었다. 섬에 자생하는 후박나무의 진액이나 열매를 이용해 엿을 만들었던 것.

녹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활엽수인 후박나무는 우리나라 남부 해안과 섬 등에 자생하는데, 나무껍질인 ‘후박피’는 위장병이나 천식을 치료하는 한약재로 애용돼 왔다. 초기 이주민들이 ‘후박엿’을 만들어 먹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것을 후박나무를 잘 모르는 타 지역 사람들이 후박엿과 발음이 비슷한 호박엿으로 부르면서 ‘호박엿’이 퍼지게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후박나무를 보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데다 호박은 값이 싸고 구하기도 쉽다는 경제적 측면에서 아예 호박만을 이용해 울릉도 특산 엿을 만들고 있다.

이런 사실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천연기념물 237호로 지정된 ‘울릉 사동 흑비둘기 서식지’의 후박나무다. 이 나무는 예전엔 마을 사람들에게 ‘후박엿’ 원료를 제공하느라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지만, 지금은 흑비둘기에게만 열매를 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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