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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측, ‘송민순 문건’ 강경 대응 방침…“오히려 송민순이 주장” 증언도 나와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을 둘러싼 논란 속에 제기된 이른바 ‘송민순 문건’ 파문이 대선정국의 주요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당시 ‘노무현 정부가 북한과 사전에 협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불거진 사건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은 이에대해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투표를 앞두고 노무현 정부가 북한과 사전 협의했다는 의혹과 관련, 반박 자료를 공개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로 출근하고 있다. 송민순 전 장관은 2007년 참여정부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과정을 담을 자신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 당시 정부가 사전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문건을 21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로 출근하고 있다. 송민순 전 장관은 2007년 참여정부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과정을 담을 자신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 당시 정부가 사전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문건을 21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김경수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데 대응하기 위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관련 자료와 기록을 밝힌다”며 2007년 11월 16일 당시 청와대 회의 기록 일부를 공개했다.

김경수 대변인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가 부담이 되더라도 모험이 안 되게 갑시다”라며 “이번에는 기권하는 것으로 하자”고 말했다.

앞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자신의 저서 ‘빙하는 움직인다’ 등에서 북한의 입장문이 온 20일 이후, 즉 북한과 사전 협의한 뒤 기권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으며 언론을 통해 관련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 측이 회의 기록 일부를 공개한 것은 이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송민순 전 장관의 주장과 달리 2007년 11월 16일 회의에서 기권이 결정됐으며 북한에 사후 통보했음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김경수 대변인은 2007년 11월 18일 청와대 서별관에서 개최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처리 문제 관련 외교안보간담회 배석자의 기록도 공개했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는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후보와 송민순 전 장관,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윤병세 외교수석 등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북한에 보낼 통지문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김경수 대변인은 “인권결의안 관련 회의를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주도하지 않았고, 북한에 보낸 통지문은 우리 정부의 인권결의안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알려주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지문에는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에 상정된 과정과 인권결의안 내용을 완화시키기 위해 외교부가 노력한 점, 10.4 남북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등 외교부의 역할을 설명하고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하든 10.4 남북정상선언을 비롯한 남북 간 합의사항을 적극 실천해 나간다는 의지는 분명하며 남북 간 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김경수 대변인은 전했다.

김경수 대변인은 “논란의 핵심 쟁점이었던 문재인 후보가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을 결정했다는 허위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열한 색깔론 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당시 표결 전 북한의 의사를 확인하고 결정하자고 말한 사람은 오히려 송민순 전 장관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2007년 11월 18일 서별관회의 당시 참석한 참여정부 핵심인사 ㄱ씨는 “‘표결 전 북한에 의사를 타진해보자’고 제안해놓고 이를 문재인 후보가 제안했다고 잘못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내가 그 회의에 참석했고 그와 관련한 메모도 있다”면서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북한의 의사를 표결 전에 확인하자고 제안했다는) 회고록 내용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ㄱ씨는 “문재인 실장은 양해나 통보는 정무적으로 부담이 되니 하지 않는게 좋다고 말했다”며 “문재인 실장은 그날 회의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하자는 쪽이었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실제 ㄱ씨가 당시 작성한 메모에 이같은 내용이 적혀 있음을 직접 확인했다고 전했다.

ㄱ씨는 “처음에 북한에 보낼 통지문을 작성한 것은 외교부”라며 “외교부에서 작성한 통지문이 북한을 자극하는 워딩들이라서 다시 작성해서 국정원에서 보냈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또 “내용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남북관계에는 변화가 없다’는 내용이었다”며 “(찬성인지 기권인지 등)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ㄱ씨는 사전 문의 논란이 처음 벌어졌던 2016년 10월 왜 반박하지 못했느냐는 물음에 “(송 전 장관의 회고록이 나온) 당시에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면서 “(2007년 11월 18일 서별관 회의) 메모도 뒤늦게 찾았다”라고 말했다.

ㄱ씨는 메모를 찾은 뒤에는 이미 늦은 때였고, 다시 끄집어내는 것이 적절한지는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메모에 대해 “저쪽(송 전 장관)에서 이를 ‘조작’이라고 주장해주면 고맙겠다. (11월 18일 회의) 메모만 있는 게 아니다, (관련 메모가 적힌 수첩에는 참여정부 당시 회의 등의) 다른 메모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