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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학의 힐링카페] 선장의 첫 번째 덕목은 무엇일까요?

“태풍이 오면 선원은 파도가 아니라 선장을 본다.”

어느 강연장에서 인상 깊게 들은 말이다.

선장(船長)은 배를 이끌고 가는 캡틴이다. 선장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면 배는 오도 가도 못하고 표류하게 된다. 망망대해에서 등대도 없이 갈 길을 잃게 되는 것이다. 폭풍이 몰아칠 때 선장의 표정에서 자신감과 담담함이 보이면 선장의 지시를 잘 따라가지만 선장이 불안해하면 동요는 더 커진다.

이윤선의 남도인문학에 나오는 ‘현정 스님 표류기’를 보면 폭풍이 몰아칠 때 선장과 선원의 상태를 여실히 볼 수 있다. 폭풍을 만났다. 진눈개비가 섞인 바람은 돛폭을 찢을 듯 포효했다. 시시각각 집채 같은 파도가 뱃전을 뒤덮었다. 한낮인데도 천지는 깜깜했고 배가 어디로 나아가는지 알 수 없었다.

이제학 힐링산업협회장

이제학 힐링산업협회장

사공(선장)이 소리쳤다. 배에 있는 물건을 모두 내버려라! 외치는 소리가 바람에 실려 허공으로 달아났다. 선원들은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이물돛대까지 나아가다가는 그대로 바다에 내동댕이쳐질 지경이었다. 선원들은 간신히 무거운 짐들부터 바다에 내던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갈 것인가 정박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선장의 몫이다. 풍랑이 일고 파도가 커질수록 혹은 크고 작은 장애물이 나타날수록 선장의 판단력과 역할은 더 커진다. 선장의 판단 여하에 따라 배에 탄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이 좌우되는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에게 너무나도 큰 상처를 남긴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9년이 흘렀다. 그동안 이 사건은 어떻게 일어났는지, 책임은 누구에게 있으며, 이러한 국가적 재앙을 장차 어떻게 수습하고 복구해 나갈 것인지에 관해 광범위한 쟁론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짚어야 할 대목중 하나가 의당 선장의 역할과 책임이었다. 당시 세월호의 선장 이준석은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을 해놓고는 정작 본인은 팬티 바람으로 도망쳤다. 너무나도 무책임한 행동에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어쩌면 이와 똑같을 수 있을까? 1950년 6월28일 새벽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 대통령은 서울을 몰래 빠져 나갔다. 북한군의 남하를 막는다며 한강철교를 폭파해 800여명의 민간인을 폭사시켰다. 그때도 이승만 정부는 ‘가만히 있으라.’고 국민들에게 안내 방송을 해댔다. 잘못된 지도자의 모습은 이렇게 따라하게 된다.

우리역사를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선장 이준석 다운 지도자’는 더 발견할 수 있다. 1592년 4월 선조는 일본군이 파죽지세로 상륙하자 야밤에 몰래 창덕궁을 빠져나와 단숨에 의주까지 도망쳤다. 아울러 1636년 12월 인조는 병자호란이 발발하자 추운 겨울인데도 신발도 신지 못한 채 강화도로 도망치다 길이 막히자 남한산성에 들어가 치욕의 피란생활을 했다.

프랑스는 역사의 길목에서 민족반역자를 단두대로 목을 치고 나치에 부역한 사람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엄벌에 처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지 않다. 세월호 참사와 더불어 전 세계를 어리둥절하게 만든 이태원 참사에도 어느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믿음은 깨지고 구구한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다.

“스승님, 정치란 무엇입니까?” 자공이 공자를 향해 물었다. “백성이 먹을 식량을 풍족히 하고, 백성을 지키는 군대를 충분히 하고,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로다.” “그 중 무엇이 가장 중한지요?” 그러자 공자가 대답했다.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 가장 중하느니라. 믿음이 없으면 식량도, 군대도, 나라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논어에 나오는 얘기다.

믿음과 좌표를 잃으면 우리는 방향을 잃고 표류한다. 사람으로 태어나 그냥저냥 살다가 떠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좌표와 목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최소한 지금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그것만이라도 살펴봐야 한다. 결국 선장은 이 배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야할지 좌표를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배에 타고 있는 선원들은 믿음을 갖고 선장을 따른다. 여러분에게 진정한 선장은 있으며 누구인가요?

<사단법인 힐링산업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