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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내 말 귀담아 듣지마” 이효리 ‘힙’한 축사에 후배들 눈물 ‘광광’

가수 이효리가 14일 서울 국민대학교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이효리가 14일 서울 국민대학교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한 말 귀담아 듣지 마요, 노래나 한 곡 할게요.”

가수 이효리가 14일 모교 졸업식에 참석해 ‘이효리 다운’ 축사로 학교를 뒤집어 놓았다.

국민대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98학번인 이씨는 이날 오전 국민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를 시작하며 “제가 좋아하지 않는 것이 누가 자신의 주장을 저에게 말하는 거다. 특히 길게 말하는 걸 싫어한다”고 운을 떼 장내를 웃게 만들었다.

그는 “‘너는 너고 나는 나인데, 내가 왜 네 일장 연설을 들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오히려 얘기를 들어주시는 분들, 삶의 모습으로 보여주는 분들이 더 큰 울림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연설을 늘어놓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효리는 “조금 유명하다고 와서 떠드는 데 (내 말을)들을 이유가 있느냐. 마음 가는 대로 살아라. 여러분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더 귀담아들어야 하는 말은 자신의 마음의 소리”라고 말했다.

가수 이효리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이효리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나보다 뭔가 나아 보이는 누군가가 멋진 말로 깨달음을 주길, 그래서 내 삶이 조금은 더 수월해지길 바라는 마음 자체를 버리라. 남들이 날 이끌어 주기를 바라지 말고, 그런 무리의 먹잇감이 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효리는 “‘나는 나약해, 바보 같아. 더 잘할 수 없는 사람이야’ 같은 부정적인 소리너머에 ‘넌 잘하고 있어, 넌 사랑 받을 자격이 있어’ 목청 터져라 얘기하는 내가 있다. 믿음을 갖고 계속 들어주면 점점 커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 주는 내 안의 친구와 손잡고 그대로 쭉 나아가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이래라 저래라 위하는 척하면서 이용하려는 잡다한 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웬만하면 아무도 믿지 마라”면서 “‘우리는 가족이다 하며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 더 조심하라. 누구에게 기대고 위안 받으려 하지 말고 그냥 ‘인생 독고다이(혼자 행동한다는 뜻의 일본말)’라고 생각하고 쭉 가시면 좋을 것 같다. 그러다보면 가끔 좋은 인연을 만나는데 위안 받고 미련 없이 다시 갈길 가라”고 거침없는 조언을 날렸다.

이 씨는 “살면서 몸소 체득한 것만이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다. 많이 부딪히고 다치고 많이 체득하라. 그래서 진짜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라”며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라고 했다.

가수 이효리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이효리가 14일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어젯밤, 이 연설문을 다시 읽어보니 지금 저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저도 모르게 썼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러니까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귀담아듣지 말아라. 이미 여러분들은 잘 알고 있고, 잘 하리라는 것 알고 있다”고 격려했다.

전례 없는 연설을 마친 이효리는 “그만 떠들고 신나게 노래나 한 곡 하고 가겠다. 음악 달라”고 말한 뒤 학사모를 벗어 던지고 자신의 히트곡 ‘치티치티 뱅뱅’을 라이브로 열창했다.

‘너의 말이 그냥 나는 웃긴다’ ‘그 누구도 내게 간섭마’ ‘쉬지 않고 난 계속 달려가’ ‘겁내지 말고 나를 따라와’ ‘난 나를 믿는 것···’ 등 노랫말이 이효리의 이날 연설 내용과 일맥상통하며 큰 울림을 안겼다. 노래를 이어가던 이효리는 무대 아래로 내려가 객석과 호흡하고 마지막엔 졸업 가운도 벗어 던졌다. 음이탈에도 아랑곳 없이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후배들의 앞 날을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이효리의 무대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센세이션했지만, 이번 무대야말로 이효리의 매력을 가장 드러낸 무대 였다.

가수들이 이처럼 음향이나 마이크 시설, 의상, 조명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그는 가창력으로 승부 보아 온 본 가수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노래를 부르는 영상 아래는 “이효리 최고의 무대였다”는 수많은 댓글이 이어졌다.

MBC NEWS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그의 축사 영상은 업로드한지 단 5시간 만에 78만회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이날 많은 누리꾼들은 “하버드 유명 연설보다 더 멋지다” “국내 대학에서 이런 축사를 처음 보는 것 같다” “순식간에 미국 대학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갓효리” “말이 아니라 몸으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어른. 이런 어른이 되고 싶다” “삶이 녹아있는 연설이다.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고” “십대부터 지금까지 고민한 문제를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하는 말 인 것 같아 위로 받는 것 같아 눈물이 맺히네요” “그래, 믿을 놈 하나 없는 대한민국” “웃으며 연설 듣는데 왜 갑자기 울컥하지?” “누가 써준 게 아닌 자기가 진짜 쓴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전주 나올 때 빵 터지면서 소름이 같이 돋네요, 순간 미국 대학 축사 듣는 줄” “이효리가 또 이효리 했네요” “이효리 “그래, 난 잘하고 있어, 눈물이 광광 납니다”등의 글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