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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파묘’는 어떻게 대세가 되었나

영화 ‘파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파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의 흥행세가 무섭다. 티모시 샬라메와 젠 데이아가 내한까지 하며 힘을 실었던 ‘듄: 파트2’(감독 드니 빌뇌브)의 출격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으며 봄 극장가의 ‘대세’임을 입증했다. 매니아 장르로 여겨지던 오컬트물 ‘파묘’는 어떻게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 ‘파묘’는 전날 83만2283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지난달 22일 개봉 이후 11일째 정상 수성으로, 누적관객수 538만1152명이다.

영화 ‘파묘’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파묘’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파묘’의 흥행 속도는 괄목할 만하다. 개봉 3일째 100만, 4일째 200만, 7일째 300만, 9일째 400만에 이어 10일째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범상치 않은 흥행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2022년 최고 흥행작 ‘범죄도시2’와 유사한 속도이자 14일째 500만 관객을 돌파한 2023년 최고 흥행작 ‘서울의 봄’보다 4일 빠른 속도다.

개봉 2주차임에도 주말 관객수 역시 줄지 않고 오히려 조금씩 늘어나는 것도 특이하다. 같은 요일인 지난달 24일 77만981명이 들었던 것에 비해 2주차 토요일엔 6만여명이 더 들어 장기 흥행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또한 지난 금요일(85만1,604명) 관객수는 전주 금요일(37만4494명) 대비 2배나 훌쩍 뛴 수치를 기록하며 ‘파묘’ 흥행에 제대로 불이 붙었음을 입증했다.

영화 ‘파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파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그렇다면 왜 이렇게들 ‘파묘’에 열광하는 것일까. 매니악한 오컬트물에 한단계 더 대중적으로 만든 장재현 감독의 수가 통한 것으로 보인다.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악령, 영혼과의 교신, 점, 사후세계 등을 다루는 기존 오컬트물과 달리 ‘땅’과 ‘항일’이라는 키워드를 더해 보다 더 넓은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일명 ‘묘벤져스’로 나선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의 환상의 연기 컬래버레이션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충족한다. 풍수사와 장의사, MZ 무속인이라는 다소 낯설 수 직업군을 네 사람만의 캐릭터 해석과 소화력으로 200% 구현해내며 한층 가깝게 느끼게 한다. 또한 누구 하나 튀지도 가리지도 않는 네 명의 앙상블은 ‘파묘’만의 ‘보는 재미’를 더 끌어올린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 내 ‘파묘’ 팬덤에서는 네 캐릭터에 숨겨진 전사를 추리하거나 장 감독이 심어놓은 장치들을 찾아내 토론을 벌이는 등 2차 이슈들을 자연스럽게 생성해내고 있다. 또한 무대인사 등지에서 배우들의 재밌는 에피소드들을 공유하거나 더욱 더 적극적으로 N차 관람을 뛰는 이들이 직접 인증을 하는 등 ‘파묘’ 관람 자체가 일종의 재밌는 문화처럼 자리잡고 있다.

쇼박스 관계자는 이날 ‘스포츠경향’에 “‘검은사제들’ ‘사바하’를 거치며 그간 한국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소재와 이야기를 풀어온 장재현 감독에 대한 관객들의 높은 기대감이 초반 많은 관객들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리고 그 관객들이 ‘파묘’의 새로움, 극장에서 보는 영화적인 재미나 가치를 높게 쳐준 것 같다”고 흥행 이유를 짚었다.

이어 “여러 세대 관객을 아우르며 각각 캐릭터의 무게 중심을 잡아준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의 호연과 디테일하게 쌓아올린 인물들의 모습을 많은 관객들이 인상깊게 본 점, 또 캐릭터 간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영화에 대한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길 수 있었다”며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숨어있는 트리비아들 덕에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온 후에도 계속 재미있게 ‘파묘’라는 영화를 즐겨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극장 영화로서 질 좋은 음향 등 기술적인 부분 역시 좋게 봐주는 이들이 많아서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만 하는 이유를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