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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지금껏 담을 수 없었던 세계’, 종방 ‘선업튀’가 남긴 것

tvN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 포스터. 사진 tvN

tvN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 포스터. 사진 tvN

전국의 ‘선친자’ ‘선치광이’들이 바라지 않던 시간이 다가왔다. tvN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가 막을 내렸다. 지난달 8일 막을 연 드라마는 28일 16회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을 마무리했다.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선재에게 미친자’인 ‘선친자’, 거기서 더 나아간 ‘선재 미치광이’인 ‘선치광이’ 또는 임솔(김혜윤), 류선재(변우석) 커플의 준말인 ‘솔선’의 추종자 ‘(솔선)수범’이들을 양산했다.

지금 드라마 시장에서는 흔한 소재인 타임슬립을 도입하고 청춘물의 청량감과 스릴러의 긴장감을 주는 복합장르의 구성은 이제는 진부한 소재지만 ‘선업튀’의 위력에서는 달랐다. 그리고 지금까지 드라마의 가치를 재단하는 기준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시대의 화두도 남겼다.

tvN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 포스터. 사진 tvN

tvN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 포스터. 사진 tvN

■ 서사를 뚫고 나온 캐릭터

사실 ‘선업튀’는 그 형식이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기존의 시선으로는 ‘새로운 것이 없는 이야기’였다. 이미 웹소설로 김빵 작가의 ‘내일의 으뜸’이 존재했고 이 이야기는 ‘시간을 오간다’는 판타지 설정의 ‘타임리프’와 청춘물 그리고 학원 로맨스, 살인범이 등장하는 스릴러 코드의 혼재였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20대의 주인공들이 6년 전으로 돌아가 고등학생이 되지만, 드라마에서는 30대 중반의 주인공들이 15년 전으로 돌아가 2008년으로 간다. 그러면서 2008년 당시의 문물, ‘09학번’으로 불리는 새로운 세대가 회상의 코드로 발굴됐다.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한 장면. 사진 tvN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한 장면. 사진 tvN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는 ‘덕질문화’를 경험한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태생의 20대 말, 30대 초반의 세대가 보면 빠질 수밖에 없는 여러요소가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보다는 밑 세대의 감각을 건드린 부분이 있다”며 “최근 회귀물, 즉 인생을 재설계하는 서사보다는 훨씬 시간이동이 자유로운 ‘타임리프’ 서사를 썼다는 부분도 젊은 층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임솔과 류선재라는 쌍방의 구원서사가 적중했다는 지적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이 작품은 무엇보다 류선재라는 캐릭터가 살면 모든 게 해결되는 작품인데, 실제 류선재의 캐릭터가 살아났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임솔과 류선재의 로맨스와 서사가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며 “팬덤시대를 겪은 이들의 대리경험에 강력한 첫사랑 서사가 붙으면서 시너지를 냈다”고 분석했다.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한 장면. 사진 tvN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한 장면. 사진 tvN

■ ‘발굴’된 변우석과 ‘발견’된 김혜윤

주인공 서사의 매력은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낸 주인공 변우석과 김혜윤의 존재가 컸다. 초반 캐스팅이 지체돼 많은 배우들에게 시나리오가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변우석의 ‘발굴’은 드라마 가장 큰 ‘신의 한수’가 됐다.

드라마평론가인 충남대 윤석진 교수는 “지금까지 드라마들은 10대와 20대의 감성에서 다소 멀어진 연령대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작품은 젊은 감각에 맞는 배우들을 찾아냈다”며 “류선재 역의 변우석이 드라마 자체보다 더 많이 거론되는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한 장면. 사진 tvN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한 장면. 사진 tvN

여기에 류선재의 매력을 온전히 드러내 준 임솔 역 김혜윤의 역할도 컸다. 정덕현 평론가는 “김혜윤의 경우 항상 가능성을 갖고 있는 배우로 여겨졌지만, 이 작품을 통해 폭넓은 감정을 소화할 수 있는 ‘발견’을 보여줬다”며 “우상이었던 류선재를 향한 임솔의 리액션이 김혜윤을 통해 최적화돼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실제 두 배우는 각각 10년 가까운 시간을 조·단역(김혜윤)과 모델 생활(변우석)을 이어가며 단단해지는 시간을 거쳤다. 현장에서 분초를 감사해하는 이들의 열정과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모두에게로 퍼졌다.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한 장면. 사진 tvN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한 장면. 사진 tvN

■ 과연 시청률은 지표로서 기능하나?

‘선업튀’를 분석하며 무엇보다 이례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그 시청률 지표에 관한 부분이었다. 각종 화제성 지표를 석권하며 뜨거웠던 ‘바닥 민심’을 시청률 지표가 온전하게 받아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으로 ‘선업튀’ 1회는 전국 약 3.1%, 수도권 약 3.2%로 출발했다. 화제성은 신드롬을 방불케 했지만, 실제 시청률 수치는 27일 집계에서 동일기준으로 전국 5.3%, 수도권 6.2%에 그쳤다.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한 장면. 사진 tvN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한 장면. 사진 tvN

오히려 이전 2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린 ‘눈물의 여왕’에 못지않은 화제성이었지만 시청률에 있어서는 3분의 1도 안 되는 수치를 받은 것이다. 결국 ‘시청률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한편에서는 그만큼 ‘수상기를 쓰지 않고 모바일이나 OTT 플랫폼을 통해 시청하는 세대를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석진 교수는 “특별한 구조가 보이지 않는 작품이지만 신드롬까지 나온다는 부분에서는 계속 원인을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라며 “콘텐츠적인 부분 못지않게 소재와 관계를 다루는 감각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