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개 구단이 유럽 슈퍼리그(ESL) 탈퇴를 선언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제재 움직임과 수많은 전세계 축구인들의 비판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심차게 출발하려던 ESL이 좌초 위기에 몰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1일 “ESL 창립 멤버였던 EPL 6개 클럽 모두가 ESL에서 탈퇴한다”고 속보로 전했다. 이에 앞서 맨체스터 시티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탈퇴를 공식 발표했고, 첼시도 탈퇴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는 중이었다.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토트넘 리버풀도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ESL 탈퇴를 발표했다.

맨시티의 결정이 나오자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맨시티가 유럽 축구의 일원으로 다시 돌아온 것을 환영하며, 기쁘게 생각한다. 그들은 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면서 훌륭한 지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체페린 회장은 이어 “나는 맨시티가 탈퇴 결정을 내릴 능력과 상식이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유럽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맨시티와 다시 함께 일하게 되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의 빅클럽 12개 팀은 지난 19일 ESL 창설을 선언했다. EPL의 6개팀(리버풀, 맨시티, 맨유, 아스날, 토트넘, 첼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개팀(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탈리아 세리에A 3개팀(유벤투스, 인터밀란, AC밀란) 등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UEFA뿐 아니라 각국 협회와 리그 사무국은 ESL 참가 선수와 구단에 대한 제재를 경고했다. 여기에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 칼 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뮌헨 CEO 등 축구계 인사들은 물론 각 구단의 레전드, 정치권까지 나서 비난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현지 축구 팬들도 경기장 주변에서 단체 시위를 벌이면서 ESL 중단을 촉구했다.

이처럼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결국 프리미어리그 6개 클럽 모두 ESL에서 탈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