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기둥인 이상화(29·사진 오른쪽)와 이승훈(30), 그들의 라이벌이자 한국 팬들의 사랑을 받은 고다이라 나오(32·일본·왼쪽)와 스벤 크라머르(32·네덜란드)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다.

올림픽에서 이룬 것도 많고 더 이룰 것도 남았지만 이미 30대가 돼 4년 뒤를 묻는 질문에 확답을 하지는 않고 있다.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에서 여자 500m 금메달을 따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빙속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는 평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쏟았다. 대회 전에는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몇 차례나 말했지만 막상 대회를 마치자 진로에 대해 답하지 못하고 있다. “능력이 있다면 올림픽까지는 아니더라도 1~2년은 더 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분간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만 그 기간이 4년 뒤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이상화의 올림픽 3연패를 막은 고다이라도 마찬가지다. 서른 넘어 선수 인생 절정기를 맞은 고다이라는 2022년에 만 36세가 된다. 도전에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단거리 종목의 특성상 30대 후반에 올림픽 출전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고다이라는 밴쿠버와 소치에서 모두 메달을 놓친 한을 평창에서 500m 금메달로 풀고 일본에 여자 빙속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고다이라 역시 다음 올림픽에 대해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4개 종목에 출전해 2주 동안 3만7400m를 달리며 강철체력을 과시한 이승훈은 이번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내 초대 챔피언이 됐다. 이승훈은 “이제 베이징 올림픽을 목표로 하겠다. 과정에서 앞서지 못한다면 가지 않겠지만 그때까지 가장 앞에서 달리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매스스타트 2연패 도전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그러나 이승훈의 8년 라이벌인 ‘빙속 황제’를 함께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크라머르는 남자 5000m 금메달로 남자 빙속 선수 최초로 올림픽 3연패 위업을 이뤘지만 1만m에서는 또 금메달 꿈을 이루지 못했다. 팀추월에서도 동메달로 아쉬움을 남긴 크라머르는 베이징 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 “4년 뒤가 그렇게 먼 것은 아닌데 지금은 굉장히 멀게 들린다. 좀 더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