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낯 걱정 ‘풀메이크업’ 한국야구가 간절한 건 구창모 왼어깨가 아니다
올초 KBO리그 실행위원회에서 10개구단 단장은 대표팀 관련 의제를 다뤘다. 2026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모든 구단이 적극 협조하자는 내용이었다. 현존하는 최고의 야구국제대회 WBC에선 대표팀 구성 단계에서부터 ‘대의’를 보고 움직이자는 제안이 있었고, 모두의 공감은 하나의 불문율이 됐다. 너무도 당연한 듯 들리는 주제를 10개구단 단장 협의체에서 다룬 것은 그간 행태는 일면 그렇지 못했던 것을 자인했기 때문이다.WBC는 각 구단에는 ‘남의 일’일 수 있다. WBC 한국야구 대표팀이 1라운드 전패를 하고 돌아온다고 해서 KBO리그 구단 단장이나 감독이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을 일은 없다. WBC는 또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처럼 병역혜택이라는 부가적 보상을 통해 각 구단이 선수 운용의 상수를 늘릴 수 있는 무대도 아니다.그러나 ‘남의 일’도 나쁜 것들이 쌓이고 또 쌓이면 그 여파로 자기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장, 프런트 가릴 것이 없... -
김성욱의 풀스윙과 후라도의 패스트볼···올가을은 ‘실책’보다 ‘실투’
초구는 보더라인 먼쪽 하단 모서리에 걸리는 127㎞짜리 커브였다. SSG 김성욱 방망이 밑둥에 닿으며 파울이 됐다. 김성욱은 도전적으로 방망이를 돌렸다. 압박감에 ‘컨택’부터 하려는 스윙이 전혀 아니었다. 그럴 만도 했다. 3-3이던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통산 타율 0.236로 애버러지 히터와 거리가 먼 김성욱은 벤치에서 본인을 기용한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타석에 선 듯했다. 김성욱은 NC에서 뛴 지난해에도 타율은 0.204에 그쳤지만 홈런을 17개나 때렸다.삼성 투수 후라도가 던진 다음 공이 김성욱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들었다. 한복판에서 살짝 몸쪽으로 치우친 149㎞짜리 패스트볼.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춰놨던 김성욱은 이미지 속 가상의 장면 그대로 방망이 중심에 공을 맞혔다.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짜리 솔로홈런. 11일 준플레이오프 문학 2차전의 엔딩 장면으로 홈런에 관한 최고 수식어인 ‘끝내기’를 붙였다.가을야구는 ‘울렁... -
챔피언 KIA가 SK-삼성-두산 바통 받을 ‘21세기 왕조의 조건’
2007년 SK 와이번스 지휘봉을 잡고 4년간 3차례 통합우승을 이룬 김성근 최강야구 몬스터스 감독이 당시 ‘KBO 왕조’ 하나를 세운 동력을 묻는 질문에 내놓은 대답의 시작은 ‘패배’였다.김성근 감독은 2007년 한국시리즈 우승 뒤 아시아 리그 챔피언이 참가하는 코나미컵 시리즈에서 KBO리그 팀 최초로 일본 챔피언 주니치 드래곤즈를 잡았지만 결승에서 다시 만난 주니치와 대결에서 5-6으로 패하며 우승을 놓쳤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요즘 풍경으로는 상상도 어려운 결정을 한다. 일본 도쿄에서 대회를 마치고 귀국하려던 일정을 현지에서 바꿔 곧바로 마무리캠프지인 일본 고치로 이동한다. 김 감독은 최근 “그때 결승에서 진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그 대회에서 더 채워야 할 것이 보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으로서는 통합우승 뒤 기쁨에 젖어있을 시간에 다시 훈련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든 것일 수도 있었다.KBO리그는 지금 ‘왕조’라는 말 자체가 전설로 돼버린 시간을 지나고 있다. 20... -
두산 복덩이 된 김기연, 비결은 ‘양의지의 꿀팁’
타석에 서 있는 모습이 비슷하다는 질문에 두산 김기연은 슬쩍 웃어 보이기부터 했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예전부터 그렇게 쳤다”며 진짜 방망이라도 쥐고 있는 것처럼 가볍게 말아 쥔 두 손을 흔들었다.두산이 KT와 더블헤더를 벌인 지난 12일이었다. 훈련 말미에 잠실구장 1루 더그아웃에 잠시 들어온 김기연은 기자의 질문에 이미 LG 시절부터 선배 포수 양의지(두산)를 동경하며 타격폼까지 따라했던 얘기를 했다.KBO리그에는 ‘양의지표 타법’이 있다. 방망이를 세우고 건들건들 흔들다 힘들이지 않는 듯 가볍게 헤드를 돌리는 것이다. 그간 여러 포수가 양의지 타격 자세를 모방했는데, 김기연 또한 그중 한 명이었다. 김기연은 마치 수제자가 뒨 듯 기본 원리를 전한다. “가볍게 그립을 쥐고 있다가 히팅 면을 최대로 늘리는 궤적을 만드는 스윙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김기연은 LG 시절 타법과 지난겨울 2차 드래프트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의 타법이 크게 다르지 않... -
류현진 성적표? ‘최원호표 타순’에 물어봐
작년 선발 득점지원 9위한화의 해결책은 ‘데이터’득점력 최대 조합 골몰베이스 변화 주목한 KIA 발빠른 선수 3번까지 배치새타순에 묻어나는 한해 전략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장 뜨거운 이름은 역시 12년 만에 한화로 돌아온 류현진이다. ‘초중량급 투수’인 류현진의 움직임에 따라 올시즌 한화 운명은 물론 전체 판도까지 꿈틀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류현진의 복귀 시즌 승수에 대한 주목도도 커졌다. 그러나 승수는, 선발투수만의 능력으로 오롯이 만들 수 있는 결과는 아니다. 야수진과의 조화가 필요하다. 실제 류현진은 KBO리그 데뷔 시즌인 2006년 평균자책 2.23으로 18승(6패)을 거두기도 했지만, 한화 전력이 리그 바닥권으로 처진 2012년에는 182.2이닝 투구에 평균자책 2.66을 찍고도 9승(9패)에 머물렀다.여러 각도에서 한화 야수 라인업에 대한 주목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최원호 한화 감독이 내놓을 타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 -
류현진 복귀 승수 움직일 ‘최원호표’ 타순…10구단의 최선의 조합 찾기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장 뜨거운 이름은 역시 12년만에 한화로 돌아온 류현진이다. ‘초중량급 투수’인 류현진의 움직임에 따라 올시즌 한화 운명은 물론 전체 판도까지 꿈틀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류현진의 복귀 시즌 승수에 대한 주목도도 커졌다. 그러나 승수는, 선발투수만의 능력으로 오롯이 만들 수 있는 결과는 아니다. 야수진과의 조화가 필요하다. 실제 류현진은 KBO리그 데뷔 시즌인 2006년 평균자책 2.23으로 18승(6패)을 거두기도 했지만, 한화 전력이 리그 바닥권으로 처진 2012년에는 182.2이닝 투구에 평균자책 2.66을 찍고도 9승(9패)에 머물렀다.여러 각도에서 한화 야수 라인업에 대한 주목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최원호 한화 감독이 내놓을 타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 감독은 새 한화 타순 골격을 전하며 ‘세이버메트릭스’를 화두로 꺼냈다. “여러 데이터를 기반으로 득점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합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
눈에 띄는 팀? 올해 두산은···차명석 단장이 다시 본 ‘옆집 느낌’
프로야구 두산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를 할 때만 하더라도 올시즌 ‘우승 후보’로는 주목받지 못했다. 여러 구단이 ‘세이버매트릭스’를 활용해 10구단 전력을 서열화한 결과에 따르면 두산은 대체로 5~6위권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시범경기 돌입 이후로 경쟁 구단의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다른 평가가 나오고 있다.이숭용 SSG 감독이 가장 먼저 “두산이 좋아 보인다. 우승 후보로 보고 있다”고 했는데, 이숭용 감독만이 두산을 새롭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두산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이웃 구단’인 LG 차명석 단장도 3월 시범경기 시즌을 보내면서는 두산에 대한 다른 느낌을 전하고 있다.‘디펜딩 챔프’ LG 프런트를 이끄는 차 단장은 앞서 염경엽 감독과 올시즌 통합 2연패 적수로 KIA를 꼽은 바 있다. 그런데 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이던 두산이 점차 달리 보이는 모양이다. 차 단장은 시범경기 반환점을 돌면서 전반적인 흐름을 스케치하는 과정에서 “두산이 꽤 괜찮아 보인다. 또... -
류현진도 왔는데···무엇이 한화의 ‘기대 순위’를 헷갈리게 할까
지난해 KBO리그에서 선발승이 가장 많았던 팀은 KT였다. KT는 선발승으로만 57승을 거뒀다. KT는 올시즌도 선발 최다승을 노려볼 전력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치른 선발 전력을 유지하면서 6월에는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소형준의 합류로 업그레이드도 기대된다. 올해 KT와 함께 선발진 힘겨루기가 가능할 팀으로는 한화도 꼽히고 있다.한화는 미국 잔류를 고민하던 류현진의 전격 복귀로 선발 뎁스에 극적인 변화를 이룬 데다 지난 한 시즌을 거치며 국가대표 에이스로 빠르게 성장한 문동주 카드를 쥐고 있다. 검증된 두 외국인투수과는 재계약했다. 또 기본 국내 1선발 자원이던 김민우부터 신인 황준서까지 5선발 경쟁 그룹은 10개구단에서 톱을 다툴 만하다.그럼에도 한화의 올시즌 기대 순위는 아직 상위권까지 닿지 않고 있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 류지현 KBSN스포츠 해설위원 등 프로아구 간판 전문가들도 ‘류현진 효과’를 계산에 넣고도 한화를 5강 싸움 유력 후보 정... -
한동희가 너무 좋아서···이순철 위원의 ‘롯데 캠프’ 관찰기 하나
프로야구 스프링캠프가 마무리되는 3월초. 일본 오키나와를 비롯한 주요 캠프지를 거친 각 구단의 움직임도 구체화되는 시점이다. 이즈음이면 기존 선수와 신인 선수 가릴 것 없이 새 시즌 주목할 만한 얼굴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지난 2월 이후 오키나와 캠프를 취재해온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롯데 한동희가 도드라지게 눈에 들어온 모양이다. 이순철 위원은 지난 주중 전화 통화에서 오키나와 캠프에서 실전 모드로 기어를 올린 롯데를 화두로 꺼내자 한동희 얘기로 받았다.이 위원은 “몸이 아주 가벼워 보인다. 체중을 많이 뺀 것이 시각적으로 바로 나타난다”며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에서 동작도 날렵해졌다”고 말했다.‘수비’는 롯데의 전통적인 취약 부문이다. 새 시즌 롯데의 최대 변수로도 통한다. 롯데는 최근까지도 주요 수비 지표에서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일례로 지난 3년 누적 수비효율(DER)에서 0.663으로 10개구단 최하위였다. DER은 인플레이타구의 아웃 비율이다... -
류현진-김광현이 맞붙는다면···김성근 감독이 본 ‘명승부 조건’
그날 대전구장에 떨어진 빗물은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만한 빅매치까지 쓸어갔다. 2010년 5월23일 일요일 낮경기였다. 한화 류현진과 SK 김광현은 1회 등판을 준비하며 불펜피칭까지 마쳤지만, 끝내 비가 그치지 않아 다음을 기약했다.류현진은 23세, 김광현은 22세로 힘이 넘치던 시절이다. 그 뒤로 선발로 맞대결할 기회가 이토록 희박해질 것으로는 그때는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11년 생활을 마치고 한화로 돌아와 이번 시즌 SSG 김광현과 선발로 처음 맞붙을 가능성이 부활하면서 14년 전 그날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당시 SK 독주 시대를 이끌던 김성근 현 최강야구 몬스터즈 감독은 관련 물음에 그날 기억을 바로 떠올렸다. 김 감독은 사령탑으로서는 첫 맞대결 불발 아쉬움 같은 감정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에이스 맞대결은 리스크가 따른다. 그래서 그때 만큼은 그날의 우천 불발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로테이션으로 붙는 일이지만, 그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