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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타자 ‘참고서’가 된 남자…2017년 4월, 러프 관찰기
프로야구 역대 외국인타자 가운데 최고의 거포를 논하자면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두산에서 뛴 타이론 우즈가 우선 소환된다. 우즈는 홈런타자들의 ‘무덤’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5년간 174홈런을 뿜어냈다. 단일 시즌 가장 이상적인 활약을 한 외국인타자로는 2015년 NC 에릭 테임즈가 거론된다. 테임즈는 그해 타율 0.381 140타점을 올리고 40(47홈런)-40(4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매시즌 초반을 보내며 부진한 외인타자가 나올 때면 자석처럼 따라붙는 이름이 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 4번타자로 뛴 뒤 미국 무대로 폼나게 돌아가 현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고 있는 다린 러프다.러프의 발자취는 매시즌 초반 적응 문제를 드러내는 외인타자들에게는 하나의 ‘참고서’가 돼있다. 툭하면 러프 이름이 나온다. 그런데 러프가 극도의 초반 부진을 통괘하게 극복한 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얘기가 남아있지 않다. 삼성 라이온즈 역사와 함께 하... -
SSG의 기이한 수비지표, 뿌리는 마운드에 있었다
SSG는 개막 10연승으로 KBO리그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8위(4.82)이던 팀 평균자책을 단숨에 1위(2.68)로 올리면서도 리그를 놀라게 했다. 그 중 지난해 10위(5.29)이던 선발 평균자책이 1위(2.62)가 된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올시즌 SSG 야구 안에서는 놀라움을 넘어 기이한 기록 하나가 이어지고 있다. 바로 ‘인플레이 타구의 아웃 비율’을 말하는 DER(수비 효율) 수치가 비상식적으로 좋다.DER에는 야수들의 수비 능력과 팀 차원의 수비 시프트 효과 등이 전반적으로 녹아 있다. 25일 현재 SSG는 DER 0.741를 기록하며 2위 LG(0.721)를 따돌리고 있다. LG는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한 팀이다. 지난해에도 0.701로 1위에 올랐다. 수비 폭이 넓은 중견수 박해민의 보강과 수비력이 좋은 내야수 리오 루이즈의 합류로 DER 상승이 예견되기도 했다.SSG는 지난해 DER 순위가 5위(0.687)에 불과했다. 오프시즌을 거치며 수... -
10-2+2=12…LG 야구의 달라진 ‘숫자게임’
프로야구에 옐로 카드는 없다. 레드 카드도 없다. 누군가 퇴장을 당하면 10 대 11로 경기를 해야 하는 축구처럼 수적 싸움을 할 일도 없다. 선수 누군가 퇴장을 당하면 다른 선수로 대체하면 된다.그러나 프로야구는 시즌 내내 집요한 수적 싸움을 해야한다. 프로야구에서 베스트10은 ‘상수’여야 한다. ‘상수’가 하나 둘씩 ‘변수’로 바뀌기 시작하면 축구의 10 대 11 싸움처럼 결국에는 수적 열세로 이어진다. 체력이든 전력이든 또 무엇이든 대미지로 나타난다.지난해 LG 야구는 ‘상수’ 둘이 빠졌다. 시즌 내내 외국인타자가 있는듯 없는듯 부실했다. 로베르토 라모스와 저스틴 보어로 이어진 외국인타자들은 시즌 내내 기대값과는 동떨어진 성적을 냈다. 둘은 1군에서는 버티기 힘든 경기력을 보였지만, 외국인타자라는 타이틀로 생명 연장을 하면서 ‘상수’ 하나를 잡아먹었다. 베스트10의 마이너스 ‘1’이었다.개막을 4번타자로 맞은 이형종의 부진도 컸다. 베테랑 이형종은 ... -
지난 가을, 두산이 경험한 안우진에 대하여
두산은 지난 가을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총 11경기를 치렀다. 그 기간, 두산 야수들은 올시즌 KBO리그를 끌어간 정상급 투수들을 줄이어 상대했다.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지난달 15일 고척스카이돔이었다. 두산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나누는 대화 한 토막이 뒷얘기로 잔잔하게 전해졌다. 두산 야수들은 가을야구 들어 LG 외국인투수 앤드류 수아레즈와 케이시 켈리, 삼성 외국인투스 데이비드 뷰캐넌과 국내파 원태인, 백정현 등을 줄줄이 상대하고 있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KT의 외국인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와도 맞붙었다.당시 두산 선수들이 입을 모은, 가을야구 최고 투수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만났던 키움의 안우진이었다. 두산의 한 선수는 “슬라이더 각이 꺾이는 게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선수는 “최근 정말 좋다는 쿠에바스까지 상대봤지만, 안우진 만큼은 아니었다. 안우진 공이 가장 까다로웠다”고 말했다.안우진은 앞서 열린 와일드카드 1... -
꼭 기억해야 할, 12월3일 10구단의 약속
9월은 프로야구 순위싸움이 정점에 오르는 시간이다. 내년 9월은 변수가 많아진다. 순위싸움 한복판에서 각팀 주축선수들이 갑자기 팀전력에서 이탈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키움 이정후(23)가 보름 이상 팀 중심타선을 비울 수 있고, LG 마무리 고우석(23)이 뒷문을 다른 선수에게 맡기고 팀을 떠나있을 수 있다. 또 삼성 우완 원태인(21)이 팀 전력에서 빠져 선발로테이션을 3~4차례 걸러야할지 모른다.지난 3일 10개구단 단장들의 회의기구인 실행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10개구단 단장들은 내년 9월10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항저우 아시아게임에 적용될 새로운 대표팀 차출 규정을 따르기로 다시 한번 약속했다.지난 7월 KBO 실행위원회는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에도 중단 없이 정규리그를 이어가기로 했다. 또 8월 도쿄올림픽 이후 회의에서는 대표 선수 선발 대상을 만 24세 이하로 제한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실행위원회에는 앞서 정리한 대표팀 관련 ... -
LG의 ‘2021시즌 기억법’
프로야구 올드팬들에게 투수 이선희는 눈물로 기억된다.1982년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삼성 이선희는 연장 10회 MBC 청룡 이종도에게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았다. 또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9회 OB 베어스 김유동에 다시 만루홈런으로 결정타를 맞았다. 불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이선희의 모습은 프로야구 역사의 잔상이 됐다. 어느 구단이든 아픈 잔상이 있다. 그 중 LG는 1995년 롯데와 플레이오프와 2002년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잊기 어렵다. 95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3점을 앞서던 7회 1사 만루에서 3루수 송구홍의 홈송구가 3루주자 김민재의 등으로 향해 경기 흐름과 시리즈 판도가 바뀌었고,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선 9회말 9-6에서 이상훈이 이승엽에게 3점홈런을 맞고 최원호가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는 ‘새드 엔딩’을 남겼다.LG는 올해도 생각하자면 잔상 많은 시즌을 보냈다.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1이던 3회 임찬규가... -
누군가 물었다 “KT 라인업으로 어떻게 1위야?”
비슷한 질문을 두어번 받았다. 지난 여름 그리고 또 초가을 어느 날….프로야구 KT가 정규시즌 선두를 내달릴 때다. 현장의 지도자 A는 “라인업 보면 이만큼 하기는 힘들어 보이는데 어디서 힘이 나오는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B는 “솔직히 전광판에 뜨는 라인업만 보면 1위 팀 같지는 않다”고 했다.그런 대화가 이어질 때마다 꼭 거론된 이름은 강백호였다. 시즌 중반까지 4할타율 ‘괴물 모드’로 달린 강백호가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도 타순 위·아래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였다. 다른 팀 현장 지도자들의 시각이 틀린 건 아니었다. 지난 9월 이후 강백호가 내림세를 타자 KT 타선도 주저앉았다. 지난 8월까지 타율 0.380에 OPS 1.060을 찍던 강백호는 9월 이후 타율 0.285에 OPS 0.805로 평범한 타자가 됐고, KT 팀 타선의 각종 지표도 함께 따라 내려왔다. KT 타선은 앞서 정규시즌을 리드하던 팀들과는 많이 달랐다. 무엇보다 ‘대체자원’이 ... -
문학구장 1루 뒤에는 추신수의 ‘배팅 케이지’가 있다
SSG 추신수의 말 한마디가 매번 묵직한 울림이 되고 있는 것은 그가 지구촌 프로야구 리그의 최고봉인 미국 무대를 바닥부터 천정까지 두루 경험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야구 문화의 전도사’이자 ‘야구 인프라의 전파자’가 되고 있다. 이달 초에는 KBO리그 각 구장 시설 가운데 아쉬움 하나로 양쪽 더그아웃 뒷편에 ‘배팅 케이지’가 없는 점을 일갈했다.메이저리그에는 각 구장 더그아웃 뒷편에 머신 볼을 칠 수 있는 ‘배팅 케이지’가 마련돼 있다. 대타 찬스를 기다리는 타자들이 실전과 가까운 속도감을 눈에 익히며 준비할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 국내 구장에는 없는 시설로, 없는 문화이기도 하다.추신수의 외침이 너울처럼 KBO리그 관계자들의 눈과 귀로 전해진 뒤 다시 보인 SSG의 안방 문학구장의 시설 하나가 있다.문학구장 1루 더그아웃 바로 뒤에는 ‘배팅 케이지’(사진)가 있다. 몇해 전 마련된 이 시설은 아직은 열악한 편이지만, 추신수가 가세한 올해 들어서는 ... -
파격? 안정?…지금 KBO는 ‘기술위원장’으로 뜨겁다
새 야구대표팀 감독 후보로 몇몇 인사들이 최근 하마평에 올랐다. 그 가운데는 KBO리그 최고의 레전드인 이승엽 SBS 해설위원도 거론됐다. 실상부터 얘기하자면, 새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은 지금 ‘백지 상태’다.지금 KBO(한국야구위원회) 내부의 화두는 다른 자리에 있다. 오는 11월 선임 예정인 새 기술위원장의 자격을 놓고 관련 인사들의 실질적인 조언과 실명 추천 등 심도 깊은 대화들이 오가고 있다.최종 인사권자는 KBO 총재다. 이번 인사에서 KBO가 내세우고 있는 타이틀은 ‘새로움’이다. 선수 선정과 대회 성적까지 두루 좋은 평점을 받지 못한 도쿄올림픽 이후 변화를 기술위원장의 얼굴을 통해 우선 알리겠다는 취지다.지난주에는 각 구단 단장들이 참여하는 실행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A단장은 “아예 비선수 출신으로 기술위원장을 뽑자”고 했다. 김인식·김용희·김시진 등 역대 기술위원장은 프로야구 사령탑 출신의 경험 많은 야구인이었다. 이같은 전례를 감안하면... -
트윈스 차차차…LG에도 ‘홍반장’이 있다
심성이 착하다. 신체 건강하다. 오지랖이 넓다. 이타적이다. 친화적이다. 알고 보면 똑똑하다. 그러나 똑똑한 척은 안한다. 이상은 요즘 TV 인기 드라마 중 하나인 ‘갯마을 차차차(tvn)’의 홍반장 캐릭터다. 평범한 마을의 히어로 같은 그의 역할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모양이다. 시청률 고공 행진이란 뉴스가 주마다 나오고 있다.프로야구에도 ‘홍반장’이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소속팀 핵심 야수인 그의 이미지를 짧게 정의해달라는 부탁에 “아주 착하다”고 답했다. ‘착하면 야구 잘 못한다’는 통설이 있다. 그러나 그는 야구도 잘 한다. 게다가 틈만 나면 앞서 익힌 것을 후배들에게 알려주려는 ‘이타적 생활’도 습관화돼 있다.지난해 한 커뮤니티에 소개된 그의 SNS 대화 내용 하나.외야수로 첫발 스타트에 어려움을 겪는 한 학생선수가 그에게 질문을 남겼다. 그의 답에는 정성이 듬뿍 담겨있다.“음, 내야수는 투수가 공을 던질 때부터 움직이잖아. 무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