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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 ‘제3의 길’ 한화는 왜 지금 이겨야 하나
미국프로야구 휴스턴은 2011년 리빌딩을 시작해 2017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시카고 컵스는 2012년 리빌딩에 돌입해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맛봤다.KBO리그 NC는 2011년 창단해 10년 만인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품었다. 또 2014년 창단해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오른 KT는 올시즌 첫 우승 기회를 만났다. 올시즌 들어 재창단에 가깝게 변신하고 있는 한화는 그간 리빌딩 성공 사례를 여러 갈래로 검토했다. 그 가운데는 휴스턴과 컵스는 물론 NC와 KT의 성공 스토리도 곁들여져 있다.그러나 어떤 구단의 사례도 한화와 통하지는 않는다. 한화는 ‘제3의 길’을 택했고, 그 끝을 향해 가고 있다.NC와 KT는 클럽하우스의 리더를 세워두고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방법을 택했다. NC에선 이호준을 중심으로 손시헌·이종욱 등 외부 영입 베테랑들이 초창기 그런 역할을 했고, KT에서는 유한준·박경수 등이 창단 이후 같은 역할을 했다.... -
LG는 왜 그때 차우찬을 말리지 못했을까
추신수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지명타자로만 뛴다’는 조건으로 한국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시 추신수의 소속팀 클리블랜드에서 팔꿈치 보호를 이유로 ‘수비 불가’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대표팀에서 클리블랜드의 요구를 거부할 명분은 없었다. 더구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도하는 WBC는 MLB 구단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한다.지난 6월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차우찬이 포함됐을 때 그의 소속구단인 LG 내부 관계자들은 전전긍긍이었다. 어깨 부상 뒤 재활만 1년. 그제서야 일주일 1회 선발 등판이 가능해진 선수를 단기전 중 단기전인 올림픽 무대로 데려간다니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막아서고 싶었지만 두 팔 벌려 막지 못했다. 올림픽 같은 ‘신성한’ 무대. KBO리그에서는 구단이 소속팀 선수의 국제대회 차출을 거부하는 건 일종의 ‘불경죄’로 비춰질 수 있는 게 이쪽 정서이기 때문이다. 사실, 선수가 먼저 움직여주길 바랐지만 선수... -
수빈이와 경민이 그리고 건우…두산의 ‘세 친구’
한화는 4년 총액 40억원을 제시했다. 장점이라면 40억원이 모두 보장된다는 점이었다. 빈약한 선수 구성을 감안하면 본인의 영역이 굉장히 넓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했다. 단점은 역시 일터와 집을 모두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과 부담이었다.두산은 6년 총액 56억원의 조건을 내걸었다. 장점이라면 역시 익숙한 곳에서 계속 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총액 중 4억원을 성적에 따라 받지 못할 수 있는 조항은 단점이었다.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정수빈이 친정 두산에 잔류한 것이 통념을 벗어난 결정은 아니었다. 1년 평균 보장액 등을 감안하면 한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볼 만했지만, 모험을 감행할 만큼 조건 차이가 큰 것은 또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 전해진 당시의 협상 과정에 관한 얘기는 이례적이었다. 한화는 4년 40억원을 보장해놓은 이상, 반드시 잡아야겠다는 판단이 선다면 ‘플러스 옵션’이라도 만들어 선수 설득에 나설 수 있었지만 더 나가지 못한 정서적 ... -
‘롯데 캐슬’ 가는 길…그 길이 맞나요
지난주 한화 내야수 오선진과 삼성 외야수 이성곤이 유니폼을 맞바꿔입는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처음부터 계획대로 척척 진행돼 결과에 이른 트레이드는 아니었다. 한화와 삼성 모두 출발점에서는 생각지 않았던 거래를, 생각지 않았던 구단과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툭 던져본 제안에 트레이드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카드를 맞춰보는 구단은 많다. 그중 특정 포지션의 선수 층이 두꺼운 구단이라면 다른 구단의 구애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지난 몇 년간은 야수진이 두꺼웠던 두산이 그랬고, 올해는 개막 이후 선수 층이 두꺼워진 LG가 그런 편으로 알려졌다. 물론 ‘눈높이’ 차이로 성사는 늘 어렵다.최근에는 롯데의 젊은 투수들도 관심 대상 중 하나로 전해진다. 롯데 투수진이 주목받고 있다고 하면, 고개부터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롯데는 28일 현재 팀 평균자책 5.48로 9위에 올라 있다. 물밑 시장에서 인기 있는 롯데 투수들은 지금 퓨처스리그에 ... -
오지환이 오승환을 꿈꿨다면
2008년 말 LG의 마무리캠프가 끝난 뒤 신인선수 한명을 놓고 구단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졌다.LG가 차세대 주전 유격수로 점찍고 2009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영입한 오지환을 두고 당시 사령탑 김재박 감독과 정진호 수석코치가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 것이 논쟁의 불씨가 됐다.김재박 감독은 1900년대초 필립 질레트 선교사가 이 땅에 야구를 전파한 뒤 나온 대한민국 역대 최고 유격수였다. 정진호 수석코치 또한 앞서 김 감독과 함께 현대 유니콘스의 황금기를 이끈 수비 전문으로 이 두 지도자의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지 않을 수 없었다.구단에서는 현장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리그 유격수 계보를 잇는 류지현 은퇴 뒤 일종의 과도기에 권용관으로 바통을 잇게 한 뒤 간판 유격수를 만들기 위해 과감히 1차 지명 카드를 써 잡아낸 신인이 바로 오지환이었기 때문이다. 팽팽하던 틈을, 당시 일본인 다카하시 미치다케 투수코치와 함께 투수진을 맡고 있던 차명석 불펜코... -
KT 데스파이네의 ‘생활의 발견’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한 뒤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선수 생활의 말미에 가장 힘들었던 점을 ‘일상생활’에서 찾았다. 밖에서는 나이 마흔 줄에 접어든 타자의 기본 체력과 스윙 스피드를 주목했지만, 박 위원이 보다 크게 느낀 어려움은 다른 곳에 있었다.박 위원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제 경우는 심적으로 조금 지치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누구라도 20년 가까이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는 건 그 기간만큼 일상에서 자기 관리를 엄하게 하고 살았다는 것을 설명한다”며 “나 또한 그런 부분이 살짝 힘들어진 시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지난겨울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점심 식사 중 반주로 마시는 맥주 한잔이 이렇게 즐거운지 또 몰랐다고 했다. 매일 저녁 6시30분 경기를 위해 거의 같은 루틴(일련의 과정)으로 하루를 보내던 박 위원에게는 꿈꾸기 어려웠던 ‘파격의 점심 시간’이었기 때문이다.지난 4일 KT 외국인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 -
LG 켈리도 백승현 같은 ‘유격수’였다
그는 중학교 3학년까지 꽤 소질 있는 유격수였다. 본인의 추억담을 여과 없이 가미하면, 그는 만 15세 가운데선 전국 원톱 유격수로 통했다. 그러나 그는 고교 진학 후 대학 입학을 앞둔 선배들의 포지션 안배 문제로 유격수보다는 투수 출전 빈도가 늘어나면서 이후 선수 생활을 마운드에 ‘말뚝박게’ 되었다. 그는 말한다. “내가 유격수를 계속 했다면,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대변혁이 있지 않았겠냐”고. 그는 또 말한다 “내가 유격수를 계속 했다면 적어도 90년대 LG 유격수 류지현은 나오기 힘들지 않았겠냐”고. 그는 1992년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에 LG에 지명돼 90년대 황금기의 LG 불펜을 지키고 투수코치로 알찬 이력도 쌓은 차명석 LG 단장이다.‘코믹 코드’로 대화에 양념을 자주 치는 차 단장은 무협 ‘웹툰’을 그리듯 본인의 과거를 회고했지만, 차 단장이 성남중 시절까지 꽤 잘 하는 유격수였다는 건 왜곡 없는 사실이다.차 단장은 명유격수 출신인 류지현... -
LG 유강남의 이유 있는 ‘화이트 컬렉션’
“어…, 유강남, 장비 다 바꿨네요. 온통 하얀색이에요.”지난 25일 사직 LG-롯데전. 야구 보는 게 직업인 기자도 미처 보지 못한 변화 하나를 주변의 한 LG 열성팬이 먼저 발견했다. TV 중계방송을 보던 LG팬의 얘기에 앞선 경기 장면과 대조한 결과, 유강남의 포수 장비 대부분은 달라져 있었다지난 21일 문학 SSG전에서 ‘죽은 주자’를 쫓아가다 결승점을 내줬던 일명 ‘술래잡기 경기’를 시작으로 ‘악몽의 주말 시리즈’를 마친 뒤 새롭게 주중 시리즈를 시작하는 첫날이었다. 유강남은 지난 주중 사직 롯데전 이후로 몸통을 보호하는 프로텍터는 물론 미트까지 모두 흰색으로 바꾸고 안방을 지키고 있다.역시 짐작을 벗어난 변신은 아닌듯 했다. 김정민 LG 배터리코치는 지난 31일 통화에서 기자의 물음에 “부산 가서 보고 처음엔 조금 놀랐다”면서도 “머리카락 자르고 나면 기분 전환도 되는데 그런 느낌 아니었나 싶다”며 유강남의 그날 이후 변화 배경에 대해 얘기... -
투수인생 최고의 선택…김민우의 ‘슬라이더 혁명’
그때는 몰랐다. 그때의 선택이 그만한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지난 겨울, 한화 우완 김민우(26)는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로부터 구종 변화에 관한 제안 하나를 받았다.김민우는 패스트볼과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등 총 4가지 구종을 던진다. 그 중 슬라이더의 궤적을 바꿔보자는 게 로사도 코치 제안의 핵심이었다.로사도 코치는 전력분석팀에서 지난 시즌을 보낸 이동걸 불펜코치와 김민우의 구종별 궤적을 하나씩 뜯어본 끝에 “옆으로 변하는 구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뽑아냈다. 김민우는 구종 개수 만큼 구종별 궤적은 다양하지 못했다. 특히 리그 선발투수 중 구사율이 가장 높은 포크볼의 궤적이 슬라이더와 비슷하게 형성됐다. 시속 130㎞ 초반대 구속에 종으로 움직이는 궤적까지 닮아있다 보니 비슷한 타이밍에 방망이를 내는 타자들의 스윙에 걸리는 경우가 잦았다.김민우는 ‘트래킹 데이터’를 통해 나온 구체적인 처방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마음을 열었다. ... -
“2군 감독님 다신 안볼겁니다” LG 문보경의 마지막 인사
마치 지독한 수련을 마치고 하산하는 무사처럼. 그날 LG 문보경(21)의 인사가 그랬다.1군행 호출를 받고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 합류하기에 앞서 2군 감독과 면담 자리. 문보경은 황병일 LG 2군 감독이 건넨 1군 관련 조언을 하나씩 챙겨들은 뒤 특유의 덤덤한 표정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네, 감독님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 이제 여기(2군) 다시는 안올겁니다. 감독님 다시 안뵐겁니다.”혹여라도 “(1군에)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기다리는 2군 감독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다시는 2군 감독 얼굴 안볼 것”이라는 당돌한 인사에는 경력 30년의 초베테랑 지도자조차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황병일 2군 감독은 문보경을 두고 “그냥 보면 능글능글한 4차원이나 만만디 같지만, 타석에서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면 어떤 선수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어떤 투수를 만나도 두려움을 보이지 않는 선수”라며 “어린 나이에도 매타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