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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엉성하게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편파적인 한줄평 : 탈나잖아.괜히 엉성하게 덤벼들었다간 탈나기 쉽상이다.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감독 김민수)도 그렇다.‘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수사는 본업, 뒷돈은 부업인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킹메이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각본을 쓴 김민수 감독의 첫 상업장편 영화 데뷔작이며, 정우, 김대명, 박병은, 조현철 등이 뭉쳐 러닝타임 100분을 완성한다.오래 묵힌 필름 탓이라고 하기엔 편집부터가 엉성하다. 보는 이의 이해를 고려하지 않은 편집점들 탓에 내용이 뚝뚝 끊기고, 이 때문에 오히려 장르의 클리셰들이 더욱 더 부각된다. 식상할 수밖에 없다.캐릭터들의 감정선 쌓기도 불친절하다. 알량한 비리 형사 ‘명득’(정우)과 ‘동혁’(김대명)이 중국 조직의 더러운 돈을 건든 이후 목숨을 걸고 목적에 달려가기까지 그 감정선 변화가... -
넷플 끊지 마요! ‘전, 란’이 왔어요(29th BIFF)
■편파적인 한줄평 : ‘강동원 인생작’ 간만에, 만나보셔야죠.이것이 영화적 쾌감이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구독을 연장할 이유가 생겼다. 새 영화 ‘전, 란’(감독 김상만)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그 값은 충분하다.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한 ‘전, 란’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영화다. 김상만 감독의 연출작으로 박찬욱 감독이 제작, 각본을 담당하고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정성일, 진선규 등 명배우들이 합류해 육각형 126분을 완성한다.각본, 연출, 연기의 합이 착착 맞는다. 오랜만에 보는 웰메이드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의 섬세한 대사와 전개를 바탕삼아 김상만 감독의 아름다운 그림이 더해져 보는 이마저도 만족할만한 시간을 선물한다. 큰 화면으로... -
당신은 ‘보통의 가족’입니까
■편파적인 한 줄 평 :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자, 유죄.당신은 ‘보통의 가족’입니까. 두 시간 내내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단연코 자신 있게 ‘나는 보통’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이가 있을까. ‘가족’으로 엮인 이들이 ‘폭행 치사 사건’에 얽히면서 겪는 내적 변화를 촘촘하게 엮어낸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이, 다크초콜릿보다 더 딥(deep)한 화두를 던진다.‘보통의 가족’은 저마다 신념을 갖고 살던 변호사 재완(설경구)과 지수(수현) 부부, 의사 재규(장동건)와 연경(김희애) 부부가 자녀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서스펜스물이다.잘 짜인 올가미 같다. 사회적 가치가 서로 다른 4명의 인물이 자녀들의 폭행 치사 사건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과정을 아주 촘촘하고도 섬세하게 보여주면서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올가미로 휘감아버린다. 유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
친애하는, ‘대도시의 사랑법’에게
■편파적인 한줄평 : 네가 너라서 더 좋다.친애하는, ‘대도시의 사랑법’에게. 네가 너라서, 네가 ‘너’다워서 더 좋다.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은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세상과 거리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미씽: 사라진 여자’ ‘탐정: 리턴즈’ 이언희 감독의 차기작으로, 김고은, 노상현이 사회적 이방인으로 낙인찍힌 두 남녀의 우정 이야기를 여운 강하게 선사한다.서서히 스며든다. 강렬하고 큰 사건은 없지만, 아기자기한 에피소드 구성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그리고 세련된 연출력으로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처음엔 슴슴해도 에피소드가 켜켜이 쌓이면 감정이 깊어지고, 재미와 여운이 짙어진다. 둘의 진한 우정 서사에 보는 이마저 위안을 얻게 된다. 마치 평양냉면 같은 매력이다.초반 ‘재희’와 ‘흥수’ 사이 벌어지는 소동들은 효과적으로 배치된다. 게이 혹은 ... -
‘무도실무관’ 애는 착해
■편파적인 한줄평 : 조금 얕아서 그렇지.애는 착하다. 공익 캠페인 영상처럼 직설적이고 단순하다. 하지만 문제 해결 방식은 너무나 쉽고, 메시지를 다루는 깊이감은 다소 얕다. 화려한 액션에도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영화 ‘무도실무관’(감독 김주환)이다.‘무도실무관’은 ‘무도실무관’은 태권도, 검도, 유도 도합 9단 무도 유단자 이정도(김우빈)가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의 제안으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24시간 밀착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으로 함께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쉬운 이야기다. 머리 쓰지 않고 볼 수 있게 짜여있다. 선과 악이 아주 분명한 구조라 어느 순간 놓쳐도 따라가기 어렵지 않다. 김주환 감독이 자부한 것처럼 액션신 역시 공들인 티가 난다. 여러 디자인의 액션 시퀀스가 107분이란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후루룩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스르륵 잊혀진다는... -
기력 다운, ‘베테랑2’
■편파적인 한줄평 : 고자극을 줘도, 왜 안 터지죠.기력이 다운됐다. 강한 주제의식 때문일까. 우리가 바란 건 팔딱팔딱 뛰는 ‘베테랑’인데, 돌아온 건 아쉽게도 기가 조금 쇠한 필름이다.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다.‘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전편인 ‘베테랑’(2015) 속 황정민, 장윤주, 오달수 등 기존 출연진에 ‘뉴페이스’ 정해인을 합류시켜 새로운 페이지를 열고자 한다.애매하다. 형사물이란 장르 안에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형사물로서 ‘베테랑2’의 차별성을 ‘현실에 맞닿은 화두’로 삼았지만, 그 무게가 무거워서 단순히 오락영화로 즐기기가 어렵다. ‘법망 안에서 해결되지 않는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사적 제재를 가하는 것이 정의인가, 범죄인가’란 질문을 던지고 달려가는... -
박훈정 표 복제품, ‘폭군’
■편파적인 한줄평 : 엔딩포인트마저 ‘맹맛’.이번에도 박훈정 감독 표 복제품이다. 전작인 ‘마녀’ 세계관에 ‘귀공자’에서나 봤음직한 캐릭터들을 섞어놔 퓨전 요리를 내놓으려하지만, 실패다. ‘인간병기’인 소녀가 주인공이라는 점도 식상하다. 이야기사 시작되자마자 결말이 예측되는 정도다. 엔딩포인트마저 ‘맹맛’인 OTT플랫폼 디즈니+ 새 시리즈 ‘폭군’(감독 박훈정)이다.‘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귀공자’에서 함께했던 김강우, 김선호, ‘낙원의 밤’ 차승원, 그리고 신예 조윤수가 판을 꾸려 4부작을 완성한다.세상 아래 가장 새로운 이야기가 어디있겠느냐마는, 박훈정 감독 특유의 클리셰 강한 이야기들을 4부로 쪼개 놓으니 달리지도 서지도 못한 어정쩡한 속도감이다. 특히 1부는 영화 오프닝처럼 느껴질 정도로 세계관 소개에... -
딱 한 번 웃었다, ‘크로스’
■편파적인 한줄평 : 조나단, 그대가 그걸 해낼 줄이야.딱 한 번 웃었다. 한국의 ‘브란젤리나’를 꿈꿨지만 막상 열어보면 성긴 소동극일 뿐이다. 게다가 이야기 소스를 여러군데서 가져온 듯 기시감도 짙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영화 ‘크로스’(감독 이명훈)다.‘크로스’는 아내에게 과거를 숨긴 채 베테랑 주부로 살아가는 전직 요원 ‘강무’(황정민)와 남편의 비밀을 오해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염정아)이 거대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명훈 감독의 장편데뷔작으로 황정민, 염정아, 전혜진 등이 출연했다.처음부터 끝까지 클리셰 덩어리다. 아내가 형사로, 남편이 전업주부로 직업군만 다르게 했을 뿐, 그들이 지닌 캐릭터성은 2000년대 초반 코믹 형사극에서나 본 듯 진부하다. 특히 형사 에이스 ‘미선’의 초반 설정은 비호감이다. 쿨하고 터프한 형사가 아니라 교양 없고 과격하게 비친다. 불쾌감을 주는 언행도 종종 보인다. 그러다보니 남편인 ‘강무’... -
무궁화호 타고, ‘행복의 나라’로
■편파적인 한줄평 : 언제 도착해….오래된 이야기일수록 템포가 중요하다. 알려진 이야기일수록 균형잡힌 각색이 중요하다. 하지만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는 낡은 정공법을 택한다. 켜켜이 쌓고 감정을 극한대까지 끌어올리려 한다. 누군가에겐 통할 수 있지만, 또 다른 이에겐 무궁화호 타고 느릿느릿 이동하는 기분일 수 있다. 당신의 취향은?‘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광해, 왕이 된 남자’ ‘7년의 밤’ 추창민 감독의 신작으로 조정석, 고 이선균, 유재명, 우현, 전배수 등이 출연한다. ‘10.26’ 사건을 배경으로 실존인물인 박흥주 대령의 이야기를 ‘팩션’으로 다룬다.단골소재를 택한 건 양날의 검이다. 실화 바탕인 이야기의 힘은 있지만, 비교군이 너무 많아 밑져야 본전이... -
‘리볼버’ 마지막에 겨우 탕!
■편파적인 한줄평 : 심심할 뻔 했잖아요.‘탕’하고 날린 마지막 한 발이야말로 유효사격이었다. 아니었다면 심심하게 끝날 뻔 했다. 슴슴하다 막판에 ‘킥’ 한 번 부어준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다.‘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무뢰한’ 오승욱 감독의 신작으로 전도연, 임지연, 지창욱, 김준한, 김종수, 정만식, 그리고 이정재, 전혜진이 뭉쳐 114분 러닝타임을 채운다.전후반 느낌이 전혀 다른다. 초반은 저속으로 달린다. ‘범죄 뒤편의 진실을 파헤친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그 밑에 깔린 수많은 정보를 관객에게 전달해야하지만, 메가폰은 충실하고도 친절하게 미끼를 깔려고 중반까지 시간을 할애한다. 또한 캐릭터 대사에 너무나도 많은 양의 정보가 있어, 하나를 놓치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다. 그런 탓에 전도연의 흡인력 있는 연기력에도 중반까진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