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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오’가 끌리오
■편파적인 한줄평 : 마음까지 촉촉해진다오.픽사(Pixar)는 배신하지 않는다. 또 한 번 마음을 촉촉하게 건든다. ‘외로움’에 대해 따뜻하게 논하는, 애니메이션 ‘엘리오’(감독 매들린 샤라피안, 도미 시, 아드리안 몰리나)에 끌릴 수밖에 없다.‘엘리오’는 지구별에서 나 혼자라 느끼던 외톨이 엘리오가 어느 날 갑자기 우주로 소환돼 특별한 친구를 만나며 펼쳐지는 감성 어드벤처물이다. ‘인사이드 아웃’, ‘엘리멘탈’에 참여한 도미 시 감독과, ‘코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의 스토리를 만든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 ‘코코’의 공동 연출 및 각본을 맡은 아드리안 몰리나 감독이 함께 뭉쳐 이야기를 완성한다.감수성을 톡, 건드는 기술이 남다르다. 부모를 한꺼번에 잃고 고모와 살게 된 엘리오가 학교에도 속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자신을 사랑해줄 집단을 찾아가려는 일련의 과정들이 보는 이에게 감동과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고모와 조카라는 관계 설정도 재미를 배가한다. 얼떨결... -
‘노이즈’가 장난 아니예요
■편파적인 한줄평 : 옹골찬 호러물에, 눈을 질끈 감았다고요.옹골차게 잘 빚었다.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귀를 괴롭히고 호러 요소를 적당히 배치하며 보는 이의 등골이 서늘해지게 한다. 이선빈의 열연으로 몰입도를 한층 더 올린, 공포영화 ‘노이즈’(감독 김수진)다.‘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다. 김수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이선빈, 김민석, 한수아, 류경수, 전익령, 백주희 등이 출연해 93분을 채운다.‘층간소음’이란 소재를 공포물에 섞어 아주 영리하게 활용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소리가 연속적으로 들릴 때 공포감은 얼마나 높이 치솟는가. 게다가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들리는 소리라면 견디기 더 어렵다. 그런 불편하고 공포스러운 순간을 이 작품은 93분 내내 정성스레 세팅해놓는다. 덕분에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는 이는 몇번이고 눈을 질끈 감게 되... -
난제로다, ‘태양의 노래’
■편파적인 한줄평 : 착한데 매력은 없고.난제로다. 착한데 매력은 없으니 도통 눈길이 가지 않는다. 클리셰 투성인 건 동명의 일본영화(2006) 리메이크작이라는 걸 감안해서 넘어가더라도, 일본 특유의 몽글몽글한 감성이 한국판 정서로 옮겨졌을 때 느껴지는 오글거리는 이질감을 이번에도 피하지 못한다. 영화 ‘태양의 노래’(감독 조영준)다.‘태양의 노래’는 한밤중에만 데이트할 수 있는 미솔(정지소)과 민준(차학연)이 음악을 통해 서로 사랑에 빠지며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해 나가는 뮤직 로맨스다. ‘까만 밤에만 만날 수 있는 사랑’이란 로그라인을 살려 한국판으로 재해석했다.스무살 ‘모쏠’ 여성의 첫 연애를 그리고 있지만, 지나치게 순수하고 해맑게 그려지는 바람에 딴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10대 소년 소녀의 풋풋한 감정을 20대 청춘들의 이야기로 변화를 주니, 벌어지는 상황과 감정 사이 간극이 벌어지기 때문이다.예쁘고 아기자기한 대사나 상황 설정... -
‘소주전쟁’ 1차는 언제 끝나요?
■편파적인 한줄평 : 2차가 메인인데, 빨리 넘어가면 안 돼요?2차가 메인인데, 1차가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말이 너무 많아 집중력이 흐려질 것만 같다. 후반 20분 재미를 위해 초중반 1시간20여분을 견뎌야 하는, 영화 ‘소주전쟁’(제작 더 램프)이다.‘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유해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택시운전사’ ‘탈주’ 등을 제작한 제작사 더 램프 작품으로, 이제훈, 유해진, 손현주, 바이런 만 등이 출연한다. 애초 ‘감독’ 크레딧으로 현장을 지휘하려던 최윤진은 시나리오 저작권 분쟁 때문에 ‘현장연출’로 강등된 바 있다. 그러나 논란과 별개로 작품 자체만으로 분석하겠다.초중반 이야기엔 기세가 없다. 누가 먹고 먹히는지 주요인물의 수싸움이 이 작품 속 가장 큰 관전포인트인데, 그걸 놓친다. 전개는... -
‘이 별에 필요한’ 건 1.5배속
■편파적인 한줄평 : 어색하고, 오글오글.어색하고 지루하다. 러닝타임 96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감성적인 척하는 대사를 듣고 있자니 몸이 배배 꼬이는데, 정작 인물의 감정선은 착실히 쌓이질 않는다. 1.5배속 플레이 혹은 과감한 스킵이 필요한,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감독 한지원)이다.‘이 별에 필요한’은 2050년 서울, 화성 탐사를 꿈꾸는 우주인 난영(김태리)과 뮤지션의 꿈을 접어둔 제이(홍경)가 만나 꿈과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로맨스다. 단편 애니메이션 ‘코피루왁’으로 서울 인디애니페스트 대상을 받은 한지원 감독의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배우 김태리와 홍경이 목소리 연기에 나선다.여자주인공이 우주인인 ‘우주 로맨스’를 표방하지만 정작 이야깃거리는 풍성하지 않다. 로맨스물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물들의 감정선 쌓기에 초반부터 실패하기 때문이다. ‘난영은 왜 제이에게 빠지는가’ ‘제이는 왜 난영을 사랑하게 되는가’란 기초적... -
잘했어, ‘하이파이브’!
■편파적인 한줄평 : 저항없이 터졌다니까.저항없이 터진다. 강형철 감독은 역시나, 코미디 능력자다. 팔짱끼고 보다가 박수치며 웃게 되는, 영화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래도 참 잘했어, 하이파이브!‘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으로, ‘써니’ ‘과속스캔들’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박진영, 그리고 유아인 등 연기력으로 평가하긴 입 아픈 배우들이 한데 뭉쳐 웃음과 재미, 카타르시스까지 객석에 안긴다.잘 만든 작품은 언제 봐도 반짝거린다. 개봉시기를 놓쳤음에도 철지난 느낌 하나 없이 오히려 더 감각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 말맛 제대로 살린 강형철 표 ‘티키타카’ 대사와 매력적인 캐릭터 구성, 가볍고 쉬운 이야기 덕분이다. 어딘가 5% 부족한 다섯명의 사람들이 우연히 초능력을 얻어... -
지질하다, 지질해 ‘기타맨’
■편파적인 한줄평 : 중2병도 이 정도면, 중증이라고.지질하다. 2000년대 초반 난무하던 아마추어 웹소설도 이 정도의 퀄리티는 아니었으리라. 록음악과 밴드에 대한 고민은 차치하고서라도, 아이돌 음악 폄하, 개연성 실종, 발연기 등 모이면 안될 ‘험한’ 것들이 모여들었다. ‘중2병’도 이 정도면 중증이라 할 수 있는 영화 ‘기타맨’(감독 김종면, 이선정)이다.‘기타맨’은 고된 현실 속에서도 음악과 인연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천재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의 상실과 사랑, 여정을 그린 음악 영화라고 한다. 고 김새론의 유작으로, (주)성원제약 이선정 대표가 제작, 제공, 시나리오, 연출, 음악, 그리고 주연까지 맡아 107분을 채운다.이상하다. 뚜껑을 연 완성본에는 ‘기타맨’의 로그라인 내용이 거의 없다. 작위적으로 설정된 ‘고된 현실’만 있을 뿐 음악과 인연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것도, 상실과 사랑, 여정도 없다. 하물며 천재 기타리스트도 찾아볼 수 없다. 자... -
‘미션 임파서블8’ 살살 좀 해줘, 톰 아저씨
■편파적인 한줄평 : 언제쯤 안 재밌을 건데?이번에도 화끈하다. ‘이 정도면 노인학대’란 우스개소리가 나돌 정도의 액션이다. 나이를 감안해서 살살 좀 해도 될텐데, 배우 톰 크루즈는 끝까지 몰아붙인다. 언제쯤 안 재밌어질지가 오히려 궁금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이하 ‘미션 임파서블8’)이다.‘미션 임파서블8’은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내몰린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 팀원들이 목숨을 걸고 모든 선택이 향하는 단 하나의 미션에 뛰어드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히어로 톰 크루즈가 이번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로 객석을 압도한다.극장에서 봐야 한다. 특히 중반 이후 쏟아져 나오는 각종 액션 시퀀스들은 ‘액션 매니아’라면 두 손 들고 환영할 만큼 황홀하게 펼쳐진다. 맨손 액션은 물론이거니와 항공과 수중을 오가며 정교하게 디자인한 액션신은 이 작품을 극장에서 봐야하는 킬링... -
같은 값이면 난 ‘파과’를 사겠어
■편파적인 한줄평 : 지독하게 매력적이니까.지독하게 스타일리시하다. 지독하게 매력적이다. 지독하게 달콤한 향을 지녔다. 같은 값이면, 난 ‘파과’(감독 민규동)를 사겠다.‘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허스토리’ 민규동 감독의 신작으로, 이혜영, 김성철, 김강우, 연우진, 김무열, 신시아 등이 의기투합해 완성도를 높인다.재미와 메시지, 그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모두 잡아낸다. ‘쓸모’에 관한 철학적인 화두를 핏빛 액션에 녹여내니 무방비로 빠져든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도 워낙 탄탄하게 쌓아올려 122분 긴 러닝타임이 후딱 지나가는 기분이다. 대사는 곱씹어봐도, 맛있다.이토록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캐릭터들이 있었을까. 캐릭터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생생하다. ... -
‘마동석라이팅’에 속지 않겠다
■편파적인 한줄평 : 김치찌개도, 매번 주면 물린다고요.이쯤되면 ‘마동석라이팅’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김치찌개도 한두번이지, 매번 주면 물릴 수밖에. 똑같은 패턴의 유머, 전개, 캐릭터에 매번 즐거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비싼 티켓값을 생각하면, 더 이상 ‘마동석라이팅’에 속고 싶지 않다. 영화 ‘거룩한 밤 : 데몬 헌터스’(감독 임대희)다.‘거룩한 밤 : 데몬 헌터스’는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 영화로, 마동석 특기인 ‘원펀치 쓰리 강냉이’ 액션에 오컬트 장르를 섞은 신작이다.‘마동석 장르’라는 수식어가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겠다. 이미 ‘범죄도시’ 시리즈부터 ‘압꾸정’ ‘성난황소’ ‘동네사람들’ 넷플릭스 영화 ‘황야’ 등 여러 작품으로 접해온 마동석 표 ‘티키타카’와 캐릭터성이 이번에도 오프닝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