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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종말론 연재를 마치며 / 암과의 전쟁, 지금 몇시인가?
스포츠칸은 2007년 9월11일자 지면을 통해 '암종말론' 첫 회를 게재했다. 프롤로그 제목은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치료약'. 이렇게 시작된 암종말론이 최근 100회 연재(2009년 11월23일자)를 마쳤다.필자는 당시 국가중앙병원인 국립암센터 원장을 맡고 있던 유근영 박사(사진)다. 유 박사는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이며 암 등 질병역학·예방의학 분야의 권위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기도 하다.(http://blog.naver.com/bkkyyoo)암종말론은 1~50회는 지면에, 51~100회는 스포츠칸 사이트와 경향닷컴을 통해 연재됐다. 1회부터 100회까지 전체를 두 사이트를 비롯해 네이버 등 주요 포털뉴스에서 검색해 볼 수 있다.유근영 교수의 암종말론은 내용이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했다는 점이 큰 족적을 만든 원동력이다. 개인 차원의 암예방뿐 아니라 국가적 암관리 사업에 중요한 참고가 될 만하다.유 교수는 칼럼을 처음 시작하며 "... -
(100) 에필로그-미래를 여는 암 진단기술
미래를 여는 암 진단기술로는 의학과 공학을 접목한 인체 영상진단법과 더불어 인간게놈프로젝트 이후 새롭게 발전되고 있는 '오믹스' 기법을 통해서 종양표지자를 검사하는 암의 조기검진을 들 수 있다.현재에도 인체 장기를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는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술이 암 조기진단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유방촬영술이나 초음파검사, 위장관촬영술이나 대장촬영술, 그리고 대장용종을 직접 제거까지 가능한 내시경도 개발되어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암의 조기진단에 사용되고 있는 종양표지자는 간암 조기검진에 AFP, 전립선암의 PSA 만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다.미래를 여는 암 진단기술의 대표적 예로는 캡슐내시경과 가상내시경을 들 수 있는데, 먼 미래가 아닌 현재에도 개발되어 임상에서 사용되는 진단기술이다. 캡슐내시경은 아직 방향을 조절할 수 없어 위나 대장보다는 내시경이 불가능한 소장의 탐색에 사용되며, 암이 의심되는 부위가 있어도 조직검사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광학의 발달로 ... -
(99) 멜로드라마 단골 메뉴 : 백혈병
백혈병은 우리 몸에서 혈액을 생산하는 골수의 정상 혈액세포가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암세포로 변환된 것을 말하는데, 백혈병 세포는 계속 증식하여 정상 혈액세포가 자라날 공간을 차지하게 되고 혈관을 따라 전신에 퍼지게 되며, 결국에는 간이나 비장, 림프선, 그리고 중추신경계도 침범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1967년에 개봉된 홍콩영화로 가수 진추하의 원서머나이트(one summer night)란 주제곡으로 더 유명한 '사랑의 스잔나', 1971년 에릭 시갈의 소설을 영화한 작품으로 멜로영화의 대명사가 된 '러브스토리' 같은 영화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당시에는 불치병으로 알려진 백혈병에 걸린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고, 애틋한 사랑이 오고 가고, 결국은 여주인공이 사랑하는 연인을 홀로 두고 사별하는 애절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백혈병을 주제로 한 애틋한 사랑의 영화나 소재거리는 '내 사랑 내 곁에', '너는 내 운명' '짝' 등 수없이 많다.그런데... -
(98) 김치는 암을 일으키는가? 암 예방에 좋은가?
우리나라의 김치는 섬유질이 풍부한 저지방 다이어트 음식이어서 일본의 콩, 인도의 렌틸 콩, 스페인의 올리브 오일, 그리스의 요구르트와 더불어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되었다고 해서 화제다. 김치에는 비타민 A, B, C 등 비타민과 유산균도 많고, 이것들이 암세포 증식도 막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치 속에 들어 있는 마늘, 식이섬유, 고추 성분 등이 각각 항암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물론 반갑고 즐거운 소식이다. 그러나 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김치가 건강에 좋고 특히 암을 예방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이다. 김치에 항산화작용을 하는 비타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고 유산균도 있지만 암발생을 억제할 수도 있다는 동물실험, 혹은 실험실적 연구결과만이 있을 뿐이지 정말 인간에서 암을 예방한다는 증거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유독 많이 먹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반대로 김치는 암, 특히 위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치에는 항산화... -
(97) 몽고의 간암
2007년 3월 일본 국립암센터 초청으로 아시아 각국의 암센터 소장들의 모임이 일본 동경에서 개최되었는데, 그 자리에 참석한 몽고 암센터 소장이 한국의 국립암센터 원장(당신)인 필자에게 환자 한명을 부탁했다. "몽고에서 전직 장관을 지낸 인물로 차기 국무총리 정도의 높은 고위직 물망에 오르는 차강이란 분이 간암에 걸렸는데, 혹시 한국의 국립암센터에서 치료해 줄 수 없겠느냐"는 질문에 연락을 주면 최선을 다해서 치료하겠노라 응한 적이 있다. 이 분은 결국 2008년 2월 국립암센터에 내원, 그 때 막 국립암센터에 간이식의 새로운 인력을 보강해 구성된 간 이식 전문진료팀에 의해 이식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퇴원한 적이 있다.1990년대 초반부터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학회를 가면 가끔 몽고의 연구자를 만나 몽고의 암 현황에 관한 정보를 듣게 되는데, 놀라운 사실은 몽고 남자의 사망순위 1위의 암은 항상 간암이었다. 원인은 주로 B형간염이라고 한다. 건조한 사막이 국... -
(96) 물담배는 과연 안전한가?
터키뿐 아니라 이집트나 이란,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길거리나 시장 골목에 위치한 다방 같은데서 서너명이 둘러 앉아 홍차 같은 것을 마시면서 물병에 꽂아둔 긴 대롱을 통해 무엇인가를 열심히 빨아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중동지역 아랍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물담배 피우는 습관이다.보통 시샤라고 불리는데, 인도 혹은 이집트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항아리처럼 생긴 물을 통해 담배 연기를 거른 후 긴 대롱으로 연기를 빨아들이는 방법으로, 물이 필터 역할을 하고 여기에 향료를 사용한다.이 물담배는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것에 비해 흡연의 해독이 적을까? 그렇지 않다.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더 해가 많을 수도 있다. 보고에 의하면 물담배를 1시간 정도 피우면 일반적인 담배를 100개비 혹은 200개비를 피우는 것과 같은 정도의 해가 된다고 한다.물은 필터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사실은 물이 하는 역할은 담배를 ... -
(95) 이슬람 국가에서 높은 유방암 : 음식? 관습?
아시아 국가 중에서 유방암은 서구인과 체형이나 생활습관이 크게 다르지 않는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식이를 포함한 생활습관이 서구화되기 시작한 한국, 일본, 중국, 홍콩, 필리핀, 태국은 물론이려니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이란, 말레이시아 등 회교국가의 여성에서도 사망원인 혹은 발생빈도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특징은 특히 그 발생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은 여성암 중 유방암이 발생율도 1위이며 유방암에 의한 사망률 또한 높다.파키스탄은 연령 표준화 유방암 발생률이 50명 정도로 아시아에서 여성 유방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의 하나이다. 유방암은 전체 여성암의 3분지 1을 차지하고 있고 전체 유방암 환자의 65%가 54세 이하의 젊은 여성이다. 유방암 환자의 대부분은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어 사망하는 확률이 우리나라 등에 비해 높다. 젊은 유방암 환자가 역시 많고 그 예후도 나쁘다.이란이나 파키스탄은 잘 알려... -
(94) 아시아 여성 유방암은 예후가 나쁘다
아시아 각국의 건강문제 중 암이 사망원인 1위로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국제암연구소(IARC) 통계에 의하면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과 같이 이미 서구화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국가의 여성에서 유방암의 발생이 인구 10만명 당 60~80명 수준으로 특히 높다. 그 다음으로 높은 나라가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터키 등이다. 그리고 한국이나 중국은 발생률이 20명 내외의 비교적 낮은 수준에 속한다.우리나라의 통계에 의하면 여성 유방암의 발생률은 급격히 증가하여 여성 암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암의 치료율을 의미하는 5년 생존률(암으로 진단받고 치료한 후 5년간 생존할 확률)은 83%에 달하고 있어 그 치료성적은 매우 양호하다. 이 결과는 미국이나 일본의 85% 내외 성적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유리나라 유방암의 치료 수준이 세계적임을 나타내는 지표이다.그 이유는 첫째, 우리나라 여성의 교... -
(93) 아시아 젊은 여성 유방암 급증
유방암은 지금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여성암 중 가장 흔한 암이 되어 버렸으며, 아직 미국이나 유럽 서구국가처럼 유방암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70명 내지 90명 수준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서 유방암 발생률이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는 국가는 아시아 여성들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 및 중국의 유방암 사망률은 지난 10년간 증가속도가 세계에서 제일 빠른 1~3위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 여성들의 유방암 증가 양상은 위험수준에 이르렀다.지난 15년간 국내에서, 그리고 한·중·일 공동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동양인에서도 서구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유방암 발생에는 모든 여성 호르몬 관련요인이 작용하지만, 그 중에서 동양인에게 특이하게 작용하는 위험요인은 이른 초경연령, 모유 수유 기피현상, 늦은 만삭분만, 그리고 폐경이 이후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논의된 바 있다.그러나 필자는 금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유방암학회에서 아시아 여성 유방암 발생에 관한 방대한 자료... -
(92) 아시아 각국 젊은 여성 유방암 급증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세계유방암학회에서 필자는 '아시아 여성 유방암의 급증 원인과 향후 예측'이란 주제의 초청 강연을 통해 "아시아 젊은 여성의 유방암이 급증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급속히 확대된 서구화된 식이습관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이 발표가 주목을 끈 이유는 암에 관한 상식을 벗어난 일이 한국 등 아시아 젊은 여성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암이란 나이가 들어갈수록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소아암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암은 동양인이건 서양인이건 50대 혹은 60대 이후에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게 마련인데, 유방암 특히 최근 동양 여성에서 증가하고 있는 유방암은 그렇지가 않다.통계를 보면 확실히 이들 아시아 국가에서 특히 50세 미만 젊은 여성의 유방암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 유방암 환자 중 50세 미만이 차지하는 정도가 50%를 넘고 있고, 한국이나 파키스탄, 필리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