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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기획] 떠난 FA는 잊으라…넝쿨째 굴러왔던 보상선수 톱5

삼성 이원석과 KIA 임기영. 스포츠경향DB

삼성 이원석과 KIA 임기영. 스포츠경향DB

FA를 내준 팀의 속은 쓰리다. 연봉이 높은 대형 FA일수록 통증의 강도는 높다. 쓰린 속을 달래며 보상금과 함께 보상선수를 최대한 고민해보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까지는 행운도 따라야 한다.

보상선수의 운명도 때로는 기구하다. 보호선수에서 제외됐다는 아쉬움 속에 트레이드와는 또다른 감정을 품고 새 출발을 각오해야 한다. 누구의 보상선수라는 그림자를 실력으로 벗어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FA 보상선수는 총 45명이었다. FA 반대급부로 뽑혀 팀을 옮긴 뒤 알찬 활약으로 자신과 새 팀의 운명을 바꾼 보상선수들이 FA 역사에 여럿 있다.

■보상선수 성공의 시조새, 문동환

두산은 2004년 롯데로 이적한 FA 외야수 정수근의 보상선수로 투수 문동환을 지명했다. 롯데에서 1999년 17승을 거뒀지만 이후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던 30대 초반의 투수였다. 두산은 문동환을 지명한 뒤 하루 만에 다시 트레이드 했다. 포수들의 부상이 고민이던 두산은 한화 포수 채상병과 문동환을 맞트레이드 했다. 이틀 사이 세번째 팀에 가게 된 문동환은 한화에서 기적처럼 부활했다. 그해 4승15패 평균자책 5.37로 두들겨 맞았으나 5년 만에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하며 시즌을 지킨 문동환은 2005년 10승(9패) 평균자책 3.47을 거둔 뒤 2006년에는 16승(9패) 평균자책 3.05로 어린 에이스 류현진(당시 18승)과 원투펀치를 이뤄 한화를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보상선수 출신 1호 FA, 이원석

이원석은 롯데 입단 4년차 시즌을 마친 뒤 2009년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FA 계약을 맺고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지명됐다. 좋은 야수가 끊임없이 나와 ‘화수분’으로 불리던 두산에서 내야 백업으로 버티기도 쉽지 않았지만 이원석은 두산에서 첫 4년 동안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군 복무까지 마치고 2016년까지 8년을 버텼다. 2016년 시즌을 마친 뒤 이원석은 FA 자격을 얻었다. 2005년 2차 2라운드로 롯데에 지명돼 데뷔한 뒤 12년 만이었다. 4년 총액 27억원에 삼성과 계약하고 당당히 FA 이적 선수가 되면서 성공신화를 쓴 이원석은 지난 3년간 별 탈 없이 삼성의 3루를 지켜내고 있다.

■두 번이나 지명, 김승회

투수 김승회는 2013년 롯데에서 두산으로 다시 FA 계약을 맺고 돌아온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롯데에 지명됐다. 2003년 입단해 10년 동안 두산 불펜을 지켰던 김승회는 그 뒤 3년간 롯데 불펜을 책임졌다. 2014년에는 54경기에서 평균자책 3.05로 20세이브 4홀드를 거두기도 했다. 2016년 김승회의 운명은 다시 바뀌었다. 롯데가 불펜 투수인 FA 윤길현을 영입하면서 SK에 보상선수로 지명됐다. 그해 SK에서 1년을 뛴 뒤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김승회는 이를 포기했지만 SK에서 방출됐고, 손을 내민 친정 팀 두산으로 돌아갔다. 오뚝이처럼 일어선 김승회는 여전히 두산의 필승계투조로 뛰고 있다.

■보상선수에서 KS 승리 투수로, 임기영

임기영은 2015년 KIA에서 한화로 FA 이적한 송은범의 보상 선수로 지명됐다. 당시 고졸 입단 투수로 한화에서 3년을 뛴 임기영은 상무 입대를 며칠 앞두고 있었다. KIA가 미래를 보고 지명한 임기영은 군 복무를 마친 뒤 2017년 처음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로 낙점받아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임기영은 전반기에만 두 번의 완봉승을 거두는 등 23경기에서 8승6패 평균자책 3.65로 당당히 KIA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졌다. 그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승리투수가 되며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어 2010년대 최고의 보상선수로 꼽혔다.

■내가 우승팀 마무리다, 이형범

이형범은 가장 최근의 보상선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FA 포수 양의지를 NC에 내준 두산이 보상선수로 지명한 이형범은 NC에서 3시즌 동안 39경기에 등판한 것이 전부였지만 두산에 오자마자 불펜의 핵심으로 변신했다. 시즌 내내 핵심 투수들이 부진하고 다친 두산의 불펜에서 꿋꿋이 풀타임을 버틴 끝에 마무리까지 맡았다. 지난해 67경기에서 61이닝을 던져 6승3패 1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 2.66으로 최고의 불펜 투수로 거듭나면서 현재 두산 불펜의 가장 큰 보배가 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