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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사비’ 신화의 비결? 명장들 장점만 배웠다

창단 첫 우승부터 무패우승?

레버쿠젠 새역사 쓰는 알론소

레버쿠젠의 사비 알론소 감독이 지난 15일 베르더 브레멘을 꺾고 팀의 창단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주먹을 쥐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레버쿠젠의 사비 알론소 감독이 지난 15일 베르더 브레멘을 꺾고 팀의 창단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주먹을 쥐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안첼로티의 리더십
모리뉴의 열정·과르디올라의 전술
UCL 우승 감독들의 자질 본받아
유럽 최다 무패 기록·트레블 도전

선수 시절 리버풀(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유럽 명문 구단을 거치며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사비 알론소는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감독으로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구단 120년 역사상 최초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끈 데 이어 리그 첫 무패 우승도 노린다. 알론소 감독을 향해 레버쿠젠 팬들은 ‘킹 사비’라고 부르며 경배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레버쿠젠은 22일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며 무패 우승의 불씨를 살렸다. 90분 정규시간이 끝날 때까지 0-1로 뒤지고 있던 레버쿠젠은 후반 추가시간 터진 윙백 요시프 스타니시치의 극장골로 무승부를 거뒀다.

22일 도르트문트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는 레버쿠젠 선수들. EPA연합뉴스

22일 도르트문트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는 레버쿠젠 선수들. EPA연합뉴스

공식전으로 범위를 넓히면 레버쿠젠의 무패 기록은 45경기째까지 늘어났다. 벤피카(포르투갈)가 보유한 유럽 클럽 최다 무패 기록(48경기)에도 한발 다가섰다.

무패 신화를 써 내려 가는 알론소 감독의 비결은 뭘까. 알론소는 자신을 지도한 조제 모리뉴, 카를로 안첼로티, 페프 과르디올라 등 감독들로부터 리더십과 열정, 전술 등 모든 것을 배웠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알론소가 언급한 감독들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최소 두 번 이상 우승한 명장들이다.

안첼로티 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부터는 리더로서 갖춰야 할 성격적인 자질을 본받았다. 알론소 감독은 “안첼로티는 팀 관리 분야에서 최고의 감독이다. 그에게서 좋은 순간이든 어려운 상황이든 침착함을 유지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안첼로티 감독은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여러 번 말했다”고 밝혔다.

모리뉴 감독으로부터는 열정을 배웠다. 알론소 감독은 “나는 모리뉴 감독으로부터 같은 목표를 향해 싸우도록 팀원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100% 경쟁자의 자세를 보였고 그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이기는 것이다”고 말했다. 모리뉴는 지난 1월 AS로마(이탈리아)에서 경질되기 전까지 FC포르투(포르투갈), 인터 밀란(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등을 이끌며 두 차례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알론소는 모리뉴 사령탑 체제의 레알 마드리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많은 역할과 활동량을 요구받았다. 뛰어난 패스 능력과 몸싸움을 바탕으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처럼 뛰었는데 팬들은 노예처럼 뛴다고 걱정했지만, 모리뉴의 리더십에 불평하는 법이 없었다. 모리뉴의 지도로 2010~2011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과 2011~2012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영광을 누렸다. 이 외에도 리버풀, 뮌헨, 스페인 국가대표팀으로 뛰면서 2010년 월드컵 우승을 비롯해 각국 리그 우승 등 18개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에게도 모리뉴의 우승 DNA가 새겨져 있다.

뮌헨 선수 시절 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페프 과르디올라 현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감독과는 전술적인 철학을 공유했다. 알론소 감독은 “페프는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다. 그와 내 생각은 같다. 우리는 경기에 통제권을 갖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과르디올라는 그라운드를 15개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에서 선수들이 포지션에 상관없이 약속된 움직임에 따라 유리한 공간을 차지해 수적·질적 우위를 점하기를 바란다. 현대 축구의 핵심 흐름인 포지션 플레이다. 센터백 사이 공간으로 내려와 백스리를 형성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뜻하는 라볼피아나,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중원 지역 수 싸움에 가담하는 풀백인 인버티드 풀백 등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알론소 감독도 과르디올라 감독 못지않게 포지션 플레이를 잘 펼치고 전략적 유연성을 갖춘 지도자란 평가를 받는다. 알론소 감독은 기본적으로 백스리를 선호하지만, 뮌헨과의 경기에서는 백포를 들고나와 상대 허를 찌르며 승리를 가져가기도 했다.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버쿠젠은 리그 무패 우승에 유럽 대회 트레블(3관왕)까지 노린다. 레버쿠젠은 다음 달 3일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에서 AS로마와 맞붙는다. 다음 달 26일 2부 카이저슬라우테른과 독일축구협회컵인 DFB-포칼 결승전에서 이기고, 유로파리그 정상까지 오른다면 3관왕에 오른다.